Flowing My Soul

이경훈展 / LEEKYUNGHOON / 李京勳 / painting   2019_1002 ▶︎ 2019_1015 / 7일 휴관

이경훈_a short break_리넨에 유채_116.8×91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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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홈페이지_www.hellohoon.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 / 인영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7일 휴관

인영갤러리 INYOUNG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3-4 (경운동 66-3번지) 인영아트센터 2,3층 Tel. +82.(0)2.722.8877 www.inyoungart.co.kr www.facebook.com/InyoungGallery

물 위와 물 속의 이야기, 그 경계의 어디쯤. ● 이경훈 작가는 그림 그리는 작업에 대해 거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체계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일상의 순간을 캐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이전에 숲에 대한 소재를 다룬 적이 있었는데, 숲에서는 서로의 경계를 넘지 않는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경계를 뚫고 내려가는 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 물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음을 상상하는 재미를 보여준다. 물 위와 물 속의 이야기, 그 경계의 어디쯤에서 우리는 머물러 있는 것일까. ● 「The Sound of Mine」에서 작가는 물에 떠 있거나 물을 뚫고 내려오는 경계 지점에서 마이크를 내밀고 있다. 작품 속 인물은 물 속에 들어가서 예전에 꿈틀댔던 에너지 넘치는 나의 소리를 다시 찾게 되고, 그것을 날아가는 물고기를 통해 공감각적인 소리로 표현하고자 했다. 「Catch Me」에서는 예민하고 빠른 기질의 생선인 고등어가 작가의 일상을 대변한다고 했다. 인물과 만나는 급박한 순간에 가만히 좀 있어, 쉬어라는 느낌으로 아이컨택을 하고 있다. 「A Short Break」는 예기치 않은 누군가로 인해 짓눌린 상황 속에서 오히려 또 다른 휴식을 찾게 되면서 갖게 되는 반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 작가는 작품 속에 유머러스한 코드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이번에는 보라색의 꽃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유일하게 경계를 넘나드는, 뭍과 물 속을 유유히 다니는, 작가에게 있어 꽃게는 나보다 훨씬 떳떳하고 내 감정과 상관없이 잘난 그런 존재라 했다. 갈매기 역시 물 위에 떠있으면서 경계를 불편함 없이 지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경훈_catch me #1_리넨에 유채_116.8×91cm_2019
이경훈_catch me #2_리넨에 유채_116.8×91cm_2019
이경훈_flowing memory#1_리넨에 유채_60×90cm_2019

이전 작품들에서 SNS상의 이모티콘들을 작품 속에 삽입하면서 감정이 없지만 오히려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인 이모티콘을 통해, 오히려 의미를 더 상상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감정선을 읽으려는 노력들을 보면서 작가는 이런 모티브로 경계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Flowing Memory」에서 작가는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처럼 물 위에 오브제들을 배치하고 있다. 내가 좋았던 것,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 나만이 알고 있는 기억들을 시차를 두고 물살 안에 지나가도록 물 위에 흐르는 정물로 감정을 담아냈다. 내 삶에서 어느 순간 작은 기억으로 툭 튀어나오는 존재들이 있다. 어떨 때는 기억 속에서 빠르게 지나가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그런 기억의 파편들을 자연스레 흘려보내고 있다. 라디오는 내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유년 시절의 오브제들은 기억 속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형태를 재현하려는 고민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경훈_flowing memory#2_리넨에 유채_60×90cm_2019
이경훈_going to me_리넨에 유채_90×60cm 2019
이경훈_help me_리넨에 유채_90×60cm_2019

이경훈 작가의 작품에는 특정 인물이 없다. 언뜻 보면 인물화처럼 보이는데, 이 시대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미장센으로 연출하는 연출가처럼 하나의 장면을 구성해낸다. 물 안과 밖에서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며, 나와 부딪히지 않는 다른 경계를 드러내며, 스쳐 지나가기도 머무르기도 하는 시공간을 오브제가 부유하는 느낌으로 표현해냈다. 물 위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들로 구성하고, 인물의 표정은 잠시 나를 멈추게 하는 모습으로 순간의 긴장감, 달콤함, 잠시나마 세상살이를 잊게 하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일상에서 쉬어가는 순간들,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순간들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고전적 유화 방식의 어두운 색을 쌓아올리는 방법보다는 가볍고 화사하게 색을 담아낸다. 레이어가 대여섯 번 쌓이는 동안 채색하고 긁고 밀어내고, 다시 채색하고 밀어내고 긁는 과정을 통해 그 두께감이 더해간다. 이번 전시에는 이전에 했던 작업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 초기 작업에서 형식과 내용, 장치들을 넣으려는 압박감 속에서 변화되어 온 작가의 변화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경훈_sweet moment_리넨에 유채_116.8×91cm_2019
이경훈_The sound of mine_리넨에 유채_116.8×182cm_2019

물에 떠있거나 흐르는 것들에는 시간성이 담겨있다. 물은 작가가 살고 있는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가만히 있으면 파도에 휩쓸려 어디론가 흘러가고, 헤엄을 열심히 쳐도 끝이 보이지 않으며, 잠시 헤엄을 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상황이 우리의 삶처럼 느껴진다. 이제 헤엄치는 방법을 알고 나니 그곳에서 머무는 방법을 찾게 된다. 이번 작품들은 삶 속에서 작가가 본인을 마주 하는 상황이나 순간의 감정에 머무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삶을 물이 대변해준다. 이경훈 작가가 말하는 물 위와 물 속의 경계 어디쯤에서 우리 또한 함께 떠다니고 있지 않을까, 이 전시를 통해 작가의 일상 속 경계를 함께 넘나들어 보기를 희망한다. ■ 문구

Vol.20191006h | 이경훈展 / LEEKYUNGHOON / 李京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