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가 떨어지는 곳 a place where a rainbow falls

나수민展 / NASUMIN / 羅授民 / painting   2019_1008 ▶︎ 2019_1013 / 월요일 휴관

나수민_곱슬머리 청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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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토크 / 2019_1009_수요일_04:00pm

후원 / 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CHUNGBUK CULTURAL FOUNDATION FOREST GALLERY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122번길 67 Tel. +82.(0)43.223.4100 www.cbcc.or.kr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 새싹이 돋아나 만물이 푸른 봄철, 그것은 청춘(靑春)이다. 보통 청춘으로 일컬어지는 시기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밝게 빛나는 눈부신 순간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렇지만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언급되는 2019년의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청춘'이란 과연 밝은 푸른 빛을 띤 희망의 단어일까. 작가 나수민은 그의 앞에 놓인 청춘의 길이 갖는 의미를 동시대 청년들의 일상을 통해 포착한다.

나수민_무지개가 떨어지는 곳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9
나수민_무지개가 떨어지는 곳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9

나수민의 작업에 등장하는 청춘의 자화상은 묘한 슬픔의 감정을 자아낸다. 그들은 침대가 아닌 소파에 누워 쪽잠을 자거나, 도무지 일어날 생각 없이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며 의미 없는 시간을 흘려 보내거나, 혹은 나무들이 즐비한 숲 속에 마치 못이 박힌 것마냥 움직임 없이 우뚝 서 있을 뿐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일반적으로 '청춘'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명랑하고 활기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이목구비조차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는 이들에게서 읽히는 것은 오히려 무기력, 외로움, 우울과 같은 서글픈 정서에 가깝다.

나수민_자기만의 방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16.8cm_2019
나수민_손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0×30cm_2019
나수민_줄서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16.8cm_2019

화면을 가득 채운 쓸쓸함은 나수민이 식물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빼곡히 숲을 이룬 나무들은 새싹이 돋아나는 봄의 나무도,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여름의 나무도, 울긋불긋 색을 입어 화려한 가을의 나무도 아닌, 이파리가 모두 떨어져버린 외로운 겨울 나무의 전형을 보여준다. 민들레마저도 노란색 꽃을 피우거나 흰 깃털 씨앗을 한가득 품고 있지 않고, 그 모든 것을 떠나 보내 비어 있는 줄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나수민_한 개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9
나수민_젊음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결국 희망일 것이다. 마치 자포자기한 것처럼 보였던 청년들이 소파에서 힘겹게 일어나 바라보고 있는 장소는 바로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이다. 그들이 시선을 던진 무지개의 끝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 유럽의 많은 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무지개가 끝나는 곳에 귀한 보물이 묻혀 있을까. 창세기에 따르면, 무지개는 노아의 방주 이후 다시는 홍수로써 인간 세상을 벌하지 않겠다는 언약의 징표이다. 앞으로 너희들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약속,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보다 더 큰 위로는 없을 것이다.

나수민_내리박힌 못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9

무지개는 온화하고 맑은 날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대지를 집어삼킬 듯 세차게 내린 소나기가 그친 후에야 물방울에 반사된 그 영롱한 태양광선을 마주할 수 있다. 힘겨운 청춘들이 살아낸 오늘은 어쩌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소나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온 몸이 흠뻑 젖어버린 하루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게도 힘들었던 오늘의 끝에, 무지개가 있다고 말한다. 작가가 선택한 또 다른 식물이 도상학적으로 '생명의 나무'이자 '번영의 알레고리'를 의미하는 떡갈나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힘없이 누워 있던 청춘들은 반드시 일어설 것이고, 일어선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여전히 쏟아져 내리는 폭우가 아닌 마치 그들처럼 밝게 빛나는 무지개라는 사실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청년 작가 나수민의 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성혜진

나수민_떡갈나무_한지에 분채_90.9×72.7cm_2019

What's at the end of the rainbow? ● Spring, when new sprouts shoot up and leaves turn fresh green, is like youth. The period of youth, so called the springtime of life, is often described as the most radiant moments in one's life. Yet to today's young adults who are challenged by serious social issues such as the rise of youth unemployment, is youth still a hopeful and rosy season of life? Artist Na Sumin captures everyday lives of the young people today and by doing so he also captures the meaning of life paths laid out before him. ● Portraits in Sumin's works evoke a sense of peculiar sadness. Instead of a proper bed they nap or lethargically lie on a sofa and spend hours and hours looking at smartphones. Or they just stand still as if they were deeply rooted in a forest packed with trees. None of these hint any sense of freshness and liveliness which usually associate with the word youth. Readable emotions from their blurred faces are rather close to sadness - lethargy, loneliness and melancholy. ● A feeling of bleakness that dominates the canvas can also be traced from the way Sumin portrays plants. Trees in the dense forest are neither spring trees with early buds nor summer trees full of life nor bright and colorful autumn trees. Instead they represent typical winter trees with no leaves. Even dandelions are not in full bloom of yellow flower nor with fluffy white seed heads. What remains on the canvas are empty stems. ● Nonetheless the story of youth the artist wants to share with the viewers is hope after all. The portraits of young men who seemingly in despair pull themselves up arduously and stare where 'the rainbow ends'. What is at the end of the rainbow where their eyes turn to? As stories passing down in many European countries say, is there a pot of gold at the end of the rainbow? According to Genesis rainbow is a sign of promise after Noah's Flood that God would never punish the Earth with flood again. To the tired and hopeless young people, there cannot be any better consolation than this solid promise to keep safe from any future struggles. ● The rainbow does not appear on mild and clear days. After the pouring heavy shower, a colorful spectrum of light reflected on droplets shows up. Perhaps what the youth today have to live through is like a day when we are soaky wet under the impossibly unavoidable shower that we cannot see an inch before us. The artist, however, says that there is the rainbow at the end of that long, tough day. It is not a coincidence that another plant which the artist chose to paint is oak tree that signifies 'the tree of life' and 'the allegory of prosperity' in iconography. Those young men who were lethargically lying will definitely get up and will face not a pouring rain but a bright rainbow shimmering just like them. This very truth is evident in the artist's works as the painter himself is one of youth in this era. ■ Seong Hye Jin

Vol.20191008c | 나수민展 / NASUMIN / 羅授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