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Lucy의 내시경 판독기

박지은展 / PARKJEEUN / 朴芝恩 / drawing.video   2019_1011 ▶︎ 2020_0122 / 일,월요일 휴관

박지은_혈관 드로잉과 핏방울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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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그 외의 시간은 예약관람 가능

스페이스 깨 Space Ccae 서울 종로구 체부동 134번지 1층 www.facebook.com/spaceccae

병원으로 오는 환자들은 모두 아팠고 다 다르게 아팠다. ● 증상이 다른 이유는 나이나 성별같이 일반적인 원인도 있지만, 그들이 보낸 시간과 현재의 감정 등 지극히 개인적인 원인도 있었다. 그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다 달랐다. 같은 병명을 가진 용종도 모양과 크기가 같은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 모두가 다른 이유로 병원에 왔느데도 그들을 몇 개의 병명의 카테고리 안에서 동일화 시키는 일은 안타까웠다.

박지은_내시경 드로잉_종이에 펜_38×38cm_2019
박지은_Dr.Lucy의 병원_단채널 영상_00:06:09_2011
박지은_혈관드로잉_종이에 펜_342×154cm_2019
박지은_핏방울_합성수지에 우레탄 도색_가변설치_2019

현대 의학기술이 만들어낸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각종 검사 기구를 통해 그들의 몸을 들여다본다. 선홍빛 장벽에는 생과 사 사이에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이 화석처럼 새겨진 경우가 다반사였다. 놀랍도록 몸 안은 부지런하고 진실되게 개인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부모로부터 혹은 그 윗세대로부터 기억된 시간의 역사가 반영되고 거기에 개인적인 경험까지 기록된 몸속 풍경은 신비로웠지만 슬프고, 장엄했지만 쓸쓸했다.

박지은_심장수술전문의와의 인터뷰_단채널 영상_00:15:00_2019 재편집
박지은_내시경 드로잉_종이에 펜_38×38cm_2019
박지은_내시경 드로잉_종이에 펜_38×38cm_2019

사멸해가는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의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그 지점으로 가는 길이 무한대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위로가 되었다. 각자의 길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통증의 일부를 덜어주는 일은 보람된 경우도 많았지만 시간 자체가 통증인 경우도 많았다. ● 진료실에 앉아 붉고 하얗고 구불구불하고 어두운 내시경 화면을 바라보며 개개인의 시간의 역사가 이미지로 기록되는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사라지는 모든 것을 한 장의 이미지로 남기는 건 나를 치료하는 방법이 되기도 했다. ■ Dr. Lucy

Vol.20191011e | 박지은展 / PARKJEEUN / 朴芝恩 / draw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