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사의 정원산책 Mrs. Cho's Walking In The Garden

한상미展 / HANSANGMI / 韓相美 / painting   2019_1015 ▶︎ 2019_1021

한상미_늘 같은 곳을 걸었지만. I always walked in the same place, though._ 캔버스에 유채_97×162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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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사이아트 도큐멘트

관람시간 / 12:00pm~06:0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gallery.com

꿈꾸는 정원, 그리고 여기서 상상하게 되는 것들 ● 한상미 작가의 작업에서는 주택이나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과 더불어 이를 둘러싼 정원의 풍경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작가가 정원의 모습을 그리게 된 것은 이 정원이 홀몸이신 어머니가 아픈 몸을 이끌고 산책을 하셨던 공간이고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치유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을 보면 어머니가 일상 속에서 거닐었던 정원 풍경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작가는 작업에서 이 정원의 풍경을 집중적으로 다루되 풍경 안에 몰입되기 보다는 관조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그 공간에 대한 작가적 상상과 느낌들만을 캔버스에 남겨놓으려 하였던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에 대해 어머니의 시선을 따라 그 정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자신의 어머니이지만 상당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사셨던 어머니의 삶과 흔적이 남겨진 정원의 풍경에 자신의 시각을 얹혀서 복기를 하듯 어머니의 자취를 따라가 보는 상상들이 바로 그의 작업이 되었던 것이다.

한상미_4월의 꽃 아래에서 지난 여름을 얘기했다. We talked about last summer under the flowers of April.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9

그래서 한상미 작가가 그려낸 정원 풍경에는 꿈 속에서 보는 것과 같은 초현실적 상상 공간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요소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갑자기 정원에 '사막초'가 등장하는가 하면 여기서 늘어뜨려진 그림자는 점점 커져서 커다란 나무의 형상으로 바뀌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하늘은 분홍빛을 하고 있고 여기에 풀들이 떠다니는가 하면 연못처럼 보이는 곳에는 물이 아니라 하늘의 형상이 담겨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일상의 정원 풍경을 대상으로 하여 그려냈지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 상상의 공간이 되어버린 정원 풍경은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살아왔기에 다른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 어머니와 작가 자신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낯선 공간이 되어 버렸다. 정원의 나무와 풀 그리고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들은 분명 작가가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공간이었고 이미 보아왔던 익숙한 사물들이었지만, 다시금 어머니의 시선을 따라 가면서 새롭게 보게 되었을 때에는 어린 아이가 처음으로 길을 가는 곳에서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생소함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변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상미_2015년 우리는 함께 여름을 걸었다. We walked together in the summer of 2015_ 캔버스에 유채_73×162cm_2019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작가가 그려낸 정원 풍경에는 외형상 어머니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시점으로부터 혹은 그 시점과 중첩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작가의 관조적 시점으로부터 시작된 눈 앞의 풍경을 그려내는 일을 작업에서 시도하고자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은 어머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낯선 시각 경험 위에 작가의 시각 경험이 오버랩되어 있는 이중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작가는 이러한 구조가 자신과 어머니의 경계면일 수도 있다고 하였다. 경계면이라 함은 이질성을 가진 다른 성질의 것이 만나는 한계적 접촉면이자 동시에 소통구가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작가는 이를 정원이라는 풍경으로부터 찾아내면서 자신과는 다른 시각과 삶을 사셨던 어머니를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하고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완충지대이며 통로가 되는 장소를 그의 회화 작업 내에 구축해 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상미_저녁 해 지고 기다리는 그 시간. The sun sets and there is the time when I wait_ 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8

그렇기에 작가가 그려낸 이미지들은 퍼즐을 맞춰 놓은 것처럼 각기 분리되어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잘 짜여진 구조물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오고 있다. 나무와 건축물, 하늘과 땅, 그리고 물웅덩이나 얼룩말, 사막초 등의 이미지는 마치 꼴라주 해 놓은 것처럼 모두 경계가 선명한 독립적 이미지들로 보이지만 이들이 모여 하나의 화면을 이루게 된 공간은 또 다른 어울림의 공간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공간들이 현실의 공간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각각 명확한 경계면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를 분리해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과 함께 사물의 그림자가 없거나, 그림자가 있는 경우에도 과장된 크기나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사물들의 관계를 비현실적인 방식으로 이어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조합된 공간은 물론 현실의 공간과는 다른 곳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적 공간보다는 이렇게 꿈과 같은 공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어머니의 시선과 그로부터 유추되는 삶의 궤적을 함께 꿈꿔보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상미_걷다가 10동 구석에서 나무를 만났지. I came up to a tree at the corner of apartment 10dong while walking._캔버스에 유채_50×62.5cm_2018

이처럼 작가가 어머니와 공유했던 공간인 정원에 대해 현실을 넘어선 공간 즉 꿈꾸는 것과 같은 초현실적 공간이 되도록 그리게 되었던 것은 결국 그의 작업이 어머니에게서, 그리고 자식인 작가 자신에게서 잃어버렸던 것들을 찾게 되는 상상 공간이 되기를 희망하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어머니가 산책하며 화초를 돌아보는 일이 치유가 되었듯이 작가 자신도 그의 회화 공간 안에서 같은 길을 그려가는 가운데 걸어보면서 자신 역시 삶의 주변에 있는 존재들과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꿈을 꾸고 싶었고 작업을 해나가는 가운데 스스로 치유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쩌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아오셨던 어머니와 작가 자신이 함께 꿈꿀 수 있는 이상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작가는 늘 작업을 해나가는 가운데 그러한 꿈을 꾸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상미 작가의 작업에는 이처럼 꿈의 공간이 그려져 있다. 그것은 어머니의 시선과 삶을 유추해 본 작가의 시각이거나 어머니를 향한 희망사항들이 모인 구성물일 수 있지만 어머니와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선 작가의 시도이기에 그의 꿈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관객들에게도 한상미 작가의 작업에 빗대어 각기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승훈

한상미_어디, 어디로? Where, to where?_캔버스에 유채_80.3×116.7cm_2019

엄마는 정원을 가꾸고 나는 정원을 그린다. 엄마의 느릿한 걸음은 30년의길을 산책하고 그 뒤에서 나는 나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엄마와 나의 마음을 본다. ■ 한상미

한상미_7동을 돌아 내려가는 길에 문득ᆢ. On my way down going round apartment 7dong, all of a sudden.._캔버스에 유채_72.7×116.7cm_2018

A dreaming garden, and something that can be imagined here ● In artist Han Sang Mi's works, we are impressed by the garden's scenery surrounding structures such as houses and apartments. The artist drew the garden because her sick mother used to take a walk there and she recovered her body and mind while doing it. The works of art in this exhibition mostly show the scenery of the garden where her mother strolled in her daily life. However, the artist does not immerse herself in the scenery but contemplates the space. She just wanted her imagination and mind on the canvas. The artist said this was the process that she entered the garden following her mother. She was following her mother's trail in her imagination. ● Therefore, in the garden, we can see many unique elements that might be seen in a surrealistic world. For example, we can see desert plants in the garden, and their shadows turn into the shapes of big trees. Also, the sky is pink and grass is floating in the sky. We can see the sky in the pond, too. The artist drew a garden in our everyday life, but it was changed into an imaginary, unfamiliar space. It's like the gap between the artist and her mother of different views. The garden with trees and grass, and the apartments are the places where the artist and her mother have lived together, but she felt strange going there following her mother. She felt like she was a little girl who went somewhere for the first time. ● Interestingly, we cannot see her mother's silhouette in her works. This is because she wanted to show her view by drawing scenery. So, her works show both her mother's sight and her sight. The artist said this might be the boundary of them. For her, the boundary is the place where two different things meet and is a space of communication. Maybe she wants to make a channel in her works, and wants to understand her mother there. ● So, the images in her works look not only separate but connected like puzzles. Trees and structures, the sky and the ground, puddles, zebras, and desert plants look like independent images in a collage work. However, they gather and make a harmonious space. Despite that, this space doesn't look real because each has a clear boundary and doesn't have shadows. If they have shadows, they are greatly exaggerated, so they look connected unrealistically. The artist maybe wants to make a dreamy space and dream of a life with her mother. ● The artist drew the garden as a dreamy space because she wanted to make the garden an imaginary space where she can find lost things. She also wanted to have the time to recover while working, just like her mother recovered her body and mind in the garden. Maybe this can be the utopia of the artist and her mother who lived a different life from her. Like this, Han's works have dreamy spaces. It can be her view or her wish toward her mother, but it also be very meaningful for visitors to listen to her stories. She will remind each of you of your mother. ■ Lee, Seunghoon

Mother is doing some gardening. I'm drawing the garden. Mother is taking a walk slowly for 30 years. Behind her, I'm reading mother's and my mind in my garden ■ Han, SangMi

Vol.20191015b | 한상미展 / HANSANGMI / 韓相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