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eeble lines try to survive between the colors

황정희展 / HWANGJEONGHEE / 黃楨喜 / painting   2019_1016 ▶︎ 2019_1102 / 일,월,공휴일 휴관

황정희_feeble lines & survivals 1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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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1018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2길 37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1. not picturesque surface ● 1998년~ 2012년도까지는 특정한 장소를 그린 회화, 2013년도부터는 선과 컬러만으로 표면을 덮은 화면, 이렇게 크게 구분을 하자면 현재의 작업은 선과 컬러의 진행형이다. ● 이는 수영장, 카페, 거리의 사진과 회화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회화로 나타낼 수 있는 실재(the real)에 대해 이미지를 중심으로 주력했던 과정이었으며, 이미지가 시대의 강력한 소통수단으로 부각되던 시대적 영향도 크게 작용했던 시기였다고 본다. 사진이미지, 장소, 개인적인 공간을 회화적 방법으로 풀어보려고 했던 과정이었는데, 이미지로 드러나는 삶의 실재(the real)의 모습이 그림으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가를 고심했던 그림들이었다. ● 그림으로 결과가 남는 상태는 이미지의 재생산인데, 이러한 과정이 계속되면서 작업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보는 장소가 그림으로 남는 상황은, 내 삶이 그림으로, 다시 말해 그림 속 환영으로 포장되어 남는 상황이다. 그 어떠한 것을 그리더라도 그림으로 남는 상태가 된다는 사실은 현실을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끼게 할 뿐이었다. ● 그림 같은 삶. 그것은 환상이고 그런 환상이 더 이상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았으며, 마침내 그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다. 현실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삶, 캔버스 그대로의 실재를 받아들이는 화면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캔버스, 선, 색 ,흔적 등으로 그림 같지 않은 표면(not picturesque surface), 환영이 사라진 화면을 만들게 되었다.

황정희_feeble lines & survivals 1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9
황정희_not picturesque surface 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1×73cm_2019

2. feeble lines between the colors ● 캔버스가 캔버스임을 강조하는 작업이지만, 개인의 독자성을 유지하고자하는 시도는 사물로서의 오브제가 아닌 개인성의 산물로 남는다. 따라서 노동, 시간, 물질, 개념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표면작업이다. 화면을 구성(composition)하지 않고 구축(construction)한다는 의미는 이상적인 화면분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따라서 표면에는 구성적 요소대신 물질감(materiality), 즉 색과 질감, 물감의 흔적 등이 주로 나타난다. ● 그림 같은 이미지(pictorial image)와 구성(composition)이 사라지고, 물질이 표면위에 부유하는 상태에서는 색과 질감에 주목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그리고 나타나는 징후는 선과 색에 대한 예민함이다. 이 부분부터는 선과 색에 자기감정이 개입되는데, 여기에서 삶의 투영이 생성된다. 그림 같지 않은 화면에서도 삶의 투영이라는 예술의 오랜 관습, 혹은 매력이 다시 발아하는 것이다. ● 색과 색이 마주하는 틈에서 물감과 표면의 미세한 번짐이 발견되고, 색과 색이 덮여지는 경계에서 가느다란 선이 생성되며, 맨 처음 칠해진 붓 자국을 작업이 마무리되는 단계에까지 남겨두고 싶고, 처음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상한 집요함이 계속하여 생긴다. ● 이는 마치 시간과 시간이 연계되면서 이어지는 상황, 어떠한 사건이 덮여지면서 또 다른 사건으로 야기될 때 무엇인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좋은 어떤 것을 잃고 싶지 않은 집착 내지는 애정, 이 모든 것들과 오버랩 되어, 실제의 경험이 화면의 작업으로 필터링되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경험을 환기하고, 상상하는 과정을 물질과 표면으로 이어가는 시간 속에서 처음 칠해진 색은 중첩된 색 사이에서, 가느다란 선(feeble line)으로 남겨지는데, 이는 작품의 처음과 마지막이 공존하는 지점이기도하다.

황정희_feeble lines & survivals 20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9
황정희_feeble lines & survivals 1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116cm_2019
황정희_feeble lines under the colors 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8

3. feeble lines & survivals ● 색 면과 색 면이 충돌하여 제일 처음 그려진 색이 침범 당하고 그 존재가 사라질 것 같지만 가느다란 선으로나마 생존하는 가느다란 선들에 매력을 느낀다. ● 마치 인간 존재의 생존 방식을 보는 듯 하고, 그 모습이 잔잔하고, 조용하며, 보이지 않는 듯 존재를 이어가는 느낌과 닮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평온하고 아무런 어려움도 겪지 않은 듯 보이지만, 현재의 모습은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의 축적과 그 시간의 틈에서 겪은 무수한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헤쳐 나오면서 축적된 에너지를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살아가는 각자의 인간들은 나름대로의 저력과 타인에게 없는 독자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 표면에 행해진 붓질, 색과 흔적, 표면의 질감 등의 작업과정에서 남은 선들 역시 가늘고 여린 선으로 보이지만 덮여진 물질 사이에서 생존하며 시간을 겪은 흔적이다. ● 가느다란 선으로 남으며 시간을 겪어내는 방식은 작품마다 다르다. 작품들은 제각기 다른 시간, 다른 물질, 다른 행위에 의해서 새로운 사건을 겪으며, 작품마다의 차이를 가지고 가느다란 선을 남긴다. 표면의 천, 칠해진 색, 시간마다의 차이가 만드는 붓질의 강약에 따라 사건은 제각기 벌어지지만, 각각의 작품마다 가느다란 선으로 남는다. ● 생존의 방식은 '남아있음'이고, 남아있음의 방식은 지속적인 작업과정에서도 처음의 색 면(color field)이 선으로 남는 것처럼, 시스템에 함몰되지 않고 개인의 독자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생존이다. ● 작업의 전개에서 내용적인 부분을 확장하여 'Rolling stones' 와 'Passing things'작품을 제작하면서 내적 투영(internal reflection)을 시도했다. 특히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순간적인 강렬한 붓질을 강조했는데, '생존'이라는 주제로의 접근에 다다른 지금 매우 의미 있는 작업 단계라고 생각된다. 이는 다음의 단계를 위해 전초가 되는 작업임을 예감한다. ■ 황정희

Vol.20191016a | 황정희展 / HWANGJEONGHEE / 黃楨喜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