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looking for the box, And

강물결展 / GHANGMULGYUL / 姜물결 / painting   2019_1016 ▶︎ 2019_1022

강물결_38˚C-P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1×53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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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결 홈페이지_goshil14.egloos.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마롱 GALLERY MARRON 서울 종로구 북촌로 143-6 Tel. +82.(0)2.720.4540 www.gallerymarron.com facebook.com/marron1436 blog.naver.com/marron-1436

Cat looking for the box ● 살면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내 삶에 반려동물이 없던 순간은 없었다. 사실 '반려동물'이라는 표현도 스치듯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가족 구성원을 간단히 설명하기 위한 '생물학적 특징'을 묘사하는 단어일 뿐, 나에게는 그저 네 발로 걷는 언니, 동생일 뿐이다. 거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하다 보니 형제 자매간의 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너그러운 내가 그들의 개별적인 성격은 물론 생물학적 성향까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는데, 그 안에서 나와 그들의 수많은 같고 다름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그들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는 곧 우리 가족의 문제였고, 나아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장벽을 뛰어넘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다가왔다. 글을 배우기 훨씬 전부터 내 생각을 표현해내는 수단이었던 그림으로 이러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것이 내 작업의 큰 틀이다. ● 항상 개 언니, 개 동생만 있었는데 7년 전 처음으로 고양이 동생을 맞이하게 되었다. 수만 년 동안 인간에게 길들여진 개에게, 역시 20년 이상 길들여진 나로서는 고양이라는 동물이 네 발로 걷는다는 것 외에는 낯선 것투성이였는데, 특히 작든 크든 종이상자만 보면 어떻게든 몸을 구겨 넣으려 애쓰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작은 상자에 어떻게든 발 하나라도 더 넣어보려 애쓰는 고양이 모습에서 어리석음과 동시에 끝없는 투지를 보았고, 마침내 완벽하게 성공해내는 모습에서는 환상미와 경이로움을, 성공은 했으나 다소 애매한 모습으로 상자와 합체되어 있는 모습에서는 해학과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고양이가 결코 내 눈치를 살피고 내가 원하는 결과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자는 고양이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며 그것을 탐구하는 모든 순간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으로, 상자를 가진 고양이에게는 보통의 고양이나 개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내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상자를 머리에 뒤집어 쓴 고양이들'은 이러한 점을 나타낸다). 내 스스로의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과 남의 시선을 중시하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진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 지난 2016년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적었던 작가노트 중에 이러한 문장이 있다. [부디 내 그림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종이상자를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내 작업은 더 많은 상자와 다양한 상자 이용 방법을 제시하면서 아직도 나만의 상자를 찾지 못한 사람들을 돕는 방향으로 한동안 이어질 계획이다.

강물결_Barricade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9
강물결_Box 11_캔버스에 유채_34.8×21.2cm_2018
강물결_Box 17, 18, 19_캔버스에 유채_53×33.4cm_2019

And ● 하루 종일 작업실에서 (내가 그린) 수많은 고양이와 상자들에 둘러싸여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내 '개' 동생 강실이가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며 반겨준다. 사실 작업실이 집과 붙어있는 형태라 하루에도 몇 번씩 강실이가 찾아와서 놀다 가곤 하는데, 매번 내가 어디 먼 곳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것처럼 반겨주는 강실이를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렇게 한바탕 환영식이 지나가고 내 곁에 찰싹 붙어 누워있는 강실이를 살살 쓰다듬으며 생각한다. "강실이한테는 내가 '상자'와 같은 존재인 걸까?" ● 사방이 고양이 그림과 박스로 가득한 작업실에 여느 때처럼 놀러 온 강실이와 가만히 눈을 맞추고 있자니 문득 궁금해졌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고양이와 상자' 작업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데 거의 모든 고양이가 절대적인 확률로 좋아하는 것이 상자라면, 개들에게는 그러한 대상이 무엇일까? 공? 간식? 산책? 어떤 것을 대입해도 영 석연치가 않다. 우리 개, 남의 개, 심지어 모르는 개까지 총동원하여 떠올려 봤지만 그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따르는 무언가는 없어 보였다. 결국 최근에 와서야 반려동물로 각광받기 시작한 고양이와 달리, 이미 수만 년 전부터 인간에게 필요에 의해 길들여지고 개량되어져 온 개에게는 종의 특성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개가 잃어버린 것은」, 2016년 作). 그렇게 개는 본능을 잃어버리고 대신 인간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문'이라고 하는 엄청난 힘을 가진 대상과 마주하게 된다. 문이란 대개 얇은 판자에 경첩이 결합된 단순한 장치로, 열고 닫는 행위로 안과 밖을 이어주는 동시에 안과 밖을 나누기도 한다. 우리에게 문은 그저 열고 지나가야 할 시설물에 지나지 않지만, 때로는 답답한 현 상황에서의 돌파구나 새로운 기회로도 상징된다. 그러나 개에게는 반려인을 앗아가 버리는 잔인하고도 최악인 구조물이자 세상 전부와도 같은 반려인을 다시 개에게 돌려주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인간은 너무 바쁘고 생각이 많으며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하루에도 수없이 문을 여닫으며 들어갔다 나오고 개의 눈앞에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지만, 그동안 개에게 펼쳐질 지옥과 천국의 순간에 대해, 찰나의 기쁨만을 꿈꾸며 삶의 대부분을 문 앞에서의 기다림으로 채워가는 시간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 나는 지금 당장 사람들이 하는 일과 약속들을 모두 내팽개치고 집에서 개만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제는 인간이 없으면 스스로 삶을 이어갈 수 없는 그 존재들에 대해, 우리가 세상 전부인 그 기다림의 시간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작업실과 집 사이에 문을 약간 열어둔 채 작업실로 간다. 강실이가 언제든지 스스로 문을 밀고 들어와 나를 만날 수 있도록. ■ 강물결

강물결_Welcome to my world_캔버스에 유채_65.1×53cm_2019
강물결_개가 잃어버린 것은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6
강물결_고양잇과 03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9

Cat looking for the box ● There has never been a moment without companion animal in my life. 'Companion animal', in fact, is just the terminology for describing the biological characteristic of the family member. Sometimes it is necessary to explain to he people we pass on the street that they are my siblings who walk on the four legs. In order to minimize the competition among the siblings because we spend almost every daily life together, it is important for me, who is more generous, to understand not only their individual characteristics but also biological ones. I was able to find countless similarity & differentiation. The social issues for them have been our family matters. Furthermore, it was approached as our own matter to overcome the barrier between the human & animals. It is the framework of my task to put those stories in the paintings as the my method to expressing my thoughts long before I leaned how to write. ● Seven years ago, I had a kitty sister for the first time since previously I only had puppy siblings. Except for walking on four legs, to having a cat was very strange for me who has been tamed by dog for more than two decades which has been tamed by human for tens of thousands years. Most impressive that she trying to put herself into a paper box, size does not matter, of course. I saw the stupidity & the endless fight with her trying to put her foot which would not fit into a small box. I saw the fantastic beauty & the wonder when she succeeded perfectly. I could feel the humor & the fresh approach when combined with the box to make a peculiar shape. The most important point of this whole process is, she never trying to put herself in it for me or for my intention. The box, as the support method to enjoy the every single moment when kitty focuses her attention on something. The kitty with box has another beauty which compare with a normal kitty or puppy.( 'The kitty with box hat' which often to appear in my paintings expresses this point.) I think this is the most necessary beauty to the human who regards other people's thought & sight more than themselves. ● There is a certain phrase in the Artist's statement when I had prepared for my first solo exhibition in 2016. "Through my paintings I wish people will be able to find the paper box which fit them." My work shall be continued in the direction which suggests more boxes and various usages of the box to help the people who have yet to find their own box yet.

강물결_구멍 03_캔버스에 유채, 콩테, 파스텔_17.9×25.8cm_2019
강물결_토끼_캔버스에 유채_90×45cm_2018

And ● After a long day at the studio surrounded by cats and boxes (that I drew), I come home to my little brother Gang-shil wagging his tail like crazy, excited to see me. Gang-shil comes to visit me several times a day since my studio is literally right next to where I live, but he never fails to put a smile on my face because he always greets me like I'm coming back from a long trip. He decides to lie down close next to me after another huge welcoming. While petting Gang-shil, I thought to myself, "Am I like a 'box' to Gang-shil?" ● Staring in to his eyes in a workplace surrounded by pictures of cats and boxes started to make me wonder. I had started the 'Cat and Box' series by chance and had been continuing to pursue it. If all cats were absolutely likely to like boxes, what could be the one thing that all dogs would definitely like? Balls? Treats? Maybe walks? Nothing would quite fit into the equation. I thought of all of the dogs I could think of: my dog, someone else's dog, dogs that I don't know... but I couldn't think of anything that would work as a common favorite for them. In the end, my conclusion was that unlike cats, who have only recently been spotlighted as pets, the species characteristics of dogs had almost disappeared with tens of thousands of years of domestication and breeding by humans(「What did the dog lose」, work in 2016). Thus, dogs lose their natural instincts and share space with humans, where they encounter an obstacle with great power: the 'door'. A door is simply a device that is made of a thin board of wood and hinges. By opening and closing the door, it simultaneously connects the outside and inside. For us, a door is nothing but an installation to open and pass by, and it sometimes symbolizes a new opportunity of a breakthrough in a frustrating situation. For dogs, a door could be the worst, most merciless structure in the world that takes away the dog's companion. However, a door is also the only road for a dog to find its way back to its companion again. Humans are busy, have much to think about, and have many things they want to and have to do. We go in and out through the door many times a day, disappearing and reappearing in front of the dog. We do not think about how dogs go back and forth between heaven and hell many times a day, how they pass their time in front of the door patiently waiting, dreaming of that small moment of happiness. ● I'm not saying that everyone should just throw away their work and appointments to go home and be with their dogs. However, I started this project with the idea of taking some time to think of these beings that can no longer live without humans, and the time spent waiting for us, their whole world. And so I keep the door between the studio and my home slightly ajar as I go to work again, so that Gang-shil can push through the door to come see me whenever he wants. ■ GHANGMULGYUL

Vol.20191016f | 강물결展 / GHANGMULGYUL / 姜물결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