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의 인간 #3

동작들展   2019_1022 ▶︎ 2019_1115

아티스트 토크 / 2019_1102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 / 송성진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기획 / 이은화_김태수_이야호

관람시간 / 지하보도 개방시간에 한해 자유롭게 관람 가능

스페이스 mm SPACE MM 서울 중구 을지로 12 시청지하상가 시티스타몰 새특 4-1호 Tel. +82.(0)10.7107.2244 www.facebook.com/spacemm1 www.instagram.com/space_mm

『제7의 인간』 #3 "동작들" ● 안산에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살고 있다. 그곳을 지나가다 보면 간혹 내게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들은 나를 한국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에게 나는 외국인이었다. 그들이 우리에게 외국인인 것처럼 우리도 그들에게 외국인이다. 그들 사이도 외국인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서로 구별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구별은 나와 그리고 나 아닌 것으로 구별될 뿐이다.

누가 누구인가? 민족 자의식 고취를 위해 형성된 자국 중심적 가치관은 쉽게 반 이주민 정서와 결합했다. 이것은 항상 정치적, 경제적 논리에 의해 가공되고, 변형되어  서로를 구분하고 사이를 벌려 놓는 것으로 쓰여 진다. ● 우리의 요청과 필요에 의해 들여왔던 많은 것들이 있다. 식물, 동물 그리고 이주민 등이다. 생태교란 종으로 인식되어진 식물, 동물들은 필요에 의해 들여와 문제가 되어 버려진 것들이다, 마치 물건처럼.   이주노동자들 또한 한국 사회와 사람과 분리시켜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로 만들고 그것을 벗어나면 추방시켜 버린다. 철저한 노동의 행위만을 가져다 쓰고 쓸모를 다하면 폐기하는 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쓰여 진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은 이미 이웃이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지만 잊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용인과 동의를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니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들과의 만남의 대한 기록이다. 국적과 이름 그리고 기타 정보를 지우고 순수하게 하는 일에 대한 질문을 한다.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귀국해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나는 노동의 행위를 아무런 도구 없이 그 자리에서 표현해 주기를 부탁했다. 우리는 이주민을 이주 노동자로서만 인식하고 있다. 이웃으로 인식되지 않고 기능화 된 도구로서 인식되고 있고, 그것은 우리들의 상상과 실제를 통해 몸을 쓰는 노동자로만 각인된다. 도구 없이 노동자의 행위만을 담음으로써 그러한 우리의 시각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 송성진

이 사회는, 기업은, 농장은, 당신은, 나는 끊임없이 노동자를 요청한다. 이에 따라 바깥으로부터 들어오는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노동자’라는, 미리 설명된 정의definition와 규정이다. 이미 이루어진 분류와 규명에 따라 이름이 주어지고, 장소는 구획되며, 동작은 제한되고, 언어는 박탈 당한다. 이런 처지는 물론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언어를 침탈당한 채 어떤 동작의 반복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어떤 존재도 그에게 주어진 이름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지정된 이름은 어쩌면 도리어 이름이 나타내지 못하는 미규정의 것들을 감추면서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 그래서 실제의 삶은 부과된 이름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무언의 작동이 아니라, 그 바깥을 향해 서서 주어진 이름을 뭉그러뜨리려는 움직임에 있을 것이다. 삶의 고통과 쾌락의 함수 관계가 어떻든 간에, 나와 당신과 그들도 제각기 자신으로서 자신의 언어로서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미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이 어떤 변별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 차별은 이분법적 대립이 아니어서, 서로가 서로를 어떤 노동의 행위자로 지목하는 가운데 계속하여 잘게 나누어지고 뻗어져 나와 증식한다. 이렇게 무한히 분열하는 차별의 기획을 우리는 문제삼을 것이다. 여기서 이 작업은 출발한다. 이주노동자들의 커뮤니티를 찾아가, 그들에게 자신의 현재 노동 행위를 말 없이 재현해달라고 부탁했다. 누군가의 시선, 어떤 메마르고 무지한 시선을 빌리고 비틀어 프레임을 삼았다. 동작만을 도려낸 이 영상에서 당신이 훈련된 노동 도구로서의 몸,혹은 그 몸에 각인된 반복된 노동의 지독함을 벗어나는 무엇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그것들에, 각각의 몸짓들의 가장자리에 현시되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작가의 몫은 아니다. ■ 나원

『제7의 인간』 space mm 릴레이 전시 ● 존 버거는 그의 책 『제 7의 인간』에서 이민노동자의 경험을 사진과 함께 묘사한다. 노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인, 그리고 역사적인 상황과 관련시켜 보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세계의 정치적 현실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하는 일이라고 한다. 단순히 이민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떠나온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그들의 생존과 투쟁, 자유와 부자유 그리고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 2018년 4월 '제주 예멘 난민' 사건은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난민이 '보이는 존재'로 처음 공론의 장에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난민 이라는 '낯섦'에 대한 불안은 혐오와 공포가 되어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들을 향한 오해와 차별, 편견의 시선. 난민을 둘러싼 물리적인 환경을 확장하면 이주노동자들의 모습과 우리 속에 사회적 소수자들의 상황과 겹쳐진다. 지금, 우리 사회의 난민문제를 다루는 의미는 그들을 향한 편견의 시각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소수자들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작가 4인의 다양한 시선으로 '제 7의 인간'을 해석해 보고자 함이다. ● 4명의 작가들과 3명의 큐레이터는 우리들 속 '제7의 인간'의 존재와 그들의 절망과 희망을 예술작업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 전시를 시청 지하상가에 위치한 쇼윈도 갤러리에서 진행하게 된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유리'라는 투명한 벽을 통해 오픈된 전시장은 이동하는 관람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 속내를 드러내 보인다. 하루에도 수천의 익명이 부유하는 그 곳에서 문제를 던지고자 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려면, 어떤 세계의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 세계의 모습을 해체하여 자기 시각으로 재조립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무수한 선택들의 결핍 상태를 상상 속에서 직시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주할 결핍들은 어떠한지 4명의 작가들이 8월27일부터 12월13일까지 각각 개인전 형식으로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참여작가 : 최제헌, 조현익, 송성진, 이우성)

제 7의 인간 ● 네가 이 세상에 나서려거든 / 일곱 번 태어나는 것이 나으리라. / 한번은, 불타는 집 안에서, / 한번은, 얼어붙는 홍수 속에서, / 한번은, 거칠은 미치광이 수용소에서, / 한번은, 무르익은 밀밭에서, / 한번은, 텅 빈 수도원에서, / 그리고 한번은 돼지우리 속에서. / 여섯 아기들이 울어도 충분치 않아 : /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한다. (아틸라 요제프의 시 일부) ■ 송성진_김태수

Vol.20191022f | 제 7의 인간 #3-동작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