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카운터 웨이브 - 내재된 힘

제여란_이민혁_샌정_이탈_이경호展   2019_1023 ▶︎ 2019_12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일반(만19세 이상)_4,000원 학생(초, 중, 고), 군인_2,000원 / 어린이(미취학 아동)_1,000원 면제 대상_ 만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무료 관람으로 지정된 사람과 그 배우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자 등

관람시간 / 11:00am~07:30pm / 매표 종료_06:30pm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SEJONG CENTER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75(세종로 81-3번지) 2관 Tel. +82.(0)2.399.1110 www.sejongpac.or.kr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어지고 있는 중견 작가 대상 전시는 그 지원 규모나 종류 측면에서 청년작가지원 프로그램의 1/4 정도 수준에 불과한 현실이다. 물론,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망한 청년 작가를 지원하는 제도나 정책의 필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으나 지원 제도가 청년 작가들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은 현재 한국 미술계의 맹점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이 준비한 『세종 카운터 웨이브(sejong counter wave)』- 내재된 힘(Implicit Power) - 전시는 대학 졸업 후 20년 이상 화업을 지속해오면서 치열한 창작열을 보이고 있고 그 예술 세계를 집중해서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류에 속하지는 않지만 주류에 충분히 상당할 수 있는 내재된 힘과 영향력을 지닌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전시에 참여하는 40~50대 후반의 작가들은 한국 미술계에 중추에 해당되는 작가들로서 수십 년 동안 독특한 창작 세계 구축을 위해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작가들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은 이러한 작가들의 심도 있는 작품 분석을 위해서 작가별로 평론가를 1:1 매칭시키는 방식으로 전시를 구성함로써 작가들의 창작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하였다. 아울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은 매년 40대 중후반에서 50대 후반의 꾸준하게 창작 활동을 해온 중견 작가들의 치열하고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재조명함으로써 그간 이룩해온 창작 세계를 정리해보고 재평가함으로써 그 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진중한 예술 세계의 표본을 제시하고자 한다.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제여란_usquam nusquam_캔버스에 유채_227×182cm_2016

제여란 ● '추상회화와 구상회화의 구분은 그 의미를 잃었고, 완전한 추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제여란은 말한다. 화가의 머릿속 이미지를 개념화하여 캔버스에 담는 행위 자체가 추상의 영역에 있다는 생각이다. 제여란의 그림은 스퀴지의 움직임이 멈출 때 끝나지 않는다. 그의 그림 앞에서 관객은 자신의 심상 안에 있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형체로 재현된 오브제는 등장하지 않지만, 관객은 끊임없이 추상회화에서 오브제를 발견한다. 이렇게 제여란은 관객에게 회화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새로운 참여 방식을 요청한다. 그림의 완성은 형상을 기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 앞에서 관객들이 떠올리는 각기 다른 이미지에 있다. 모종의 형상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제여란의 그림은 존재한다. 자유로운 색과 형태는 생생하게 관객 안에서 되살아난다. ■ 양지윤

이민혁_Banana Garden1,2,3_캔버스에 유채_각 390.9×268.2cm_2013~4

이민혁 ● 이민혁은 자신이 살고 있는 특정한 도시 공간을 소재로 해서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주로 그려왔다. 아마도 2000년대 중반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지금과 같은 작업의 소재 내지 주제, 그리고 그것을 그려내는 독특한 방법론이 거의 일관되게 유지되어 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분명 보기 드문 모종의 힘이 느껴진다. 그 힘은 미술을 자신의 구체적인 삶에서 부단히 길어 올리는 데서 우러나오는 힘이자 그것과 함께 여전히 자신의 회화적 형상화에 대한 깊이를 추구하는 축적에서 오는 또 다른 힘이다. 이는 분명 보기 드문 작가로서의 덕목이다. 도시공간에서 삶을 살아가면서 그 생활의 단면을 섬세하게 느끼고 적절하게 포착하고자 하는 이민혁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쳐가고" 있다면서 그 지쳐가고 있는 이들을 '그림으로' 위로 하고자 한다. ■ 박영택

샌정_untitled_캔버스에 유채_162×260cm_2019

샌정 ● 형상은 물감의 뒤섞임, 붓의 흐름으로 사각의 세계-캔버스에 옮겨지고 화면 위에서 더 이상 의미의 충돌과 갈등, 혼돈이 충동하지 않는, 고요함의 임계점에선 긴장의 순간에 고정된다. 외부의 대상이나 맥락과 결합하여 의미망을 형성하기보다는 감각적인 차원에서 아주 섬세하게 이전과 이후, 이곳과 저곳의 경계 사이에서 균형 잡고 있는 샌정의 회화는 작가의 말처럼 하나의 '세계'에 가깝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것이 '세계'라는 말로 옭아매는 순간 그 세계로부터 이탈한다는 것이며, 관념적 차원의 이상향을 물질적 차원-회화로 옮겨 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간의 소실을 내재하기에 그 자체로 완전한 세계가 될 수는 없지만, 대신 그다음의 세계를 목전에 앞둔, 그곳으로 향하는 길목이 되어주는 '어떤' 세계라고는 것이다. 그렇게 샌정이 그려내는 회화는 모든 것을 무한히 받아들일 세계, 즉 캔버스 위에 감각의 편린을 하나둘 위치 잡아 그로부터 보이지 않았던 다음의 세계를 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 김성우

이탈_인간의 분류는 신을 처형한 이후에 가능하다 : 재활용 로봇_ PLC, 릴레이, 센서, 서포트 프레임_가변설치_2010~9

이탈 ● '당신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지만 알 수는 없다. 우리는 불변의 실체(실재)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실체의 그림자(반영체)나, 상징적인 기호(상징체)를 통해 이해할 뿐이다.' 바로 이것이 자크 라캉(Jacques Lacan)이 말했던 '상상계'(le imaginaire), '상징계'(le symbolique), '실재'(le réel)의 구조이다. 이탈의 작업은 이 맥락에 놓여있다. 작가는 예술을 통해 실재의 그림자(상상계, 이미지)나 실재를 대체한 기호(상징계, 언어) 너머에 있는 '실재'에 닿으려 한다. 그는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현실이 상징으로 가득 차 있음(상징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 안진국

이경호_Somewhere_피그먼트 프린트_740×1050cm_2017

이경호 ● 작가 이경호의 봉다리는 작품 「Somewhere」에서 '자유로운 비행 속 특정 공간을 탈주'하고,「Traveler」에서 '구속된 여행 속 영토를 탈주'하며, 이제는 작품 「흑 백」에서 '이데올로기'를 탈주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봉다리의 탈주 운동은 정형화된 규범과 제도를 벗어나는 비정형화의 운동이다. 그것은 이것과 저것 사이의 정할 수 없는 운동이다. 흑과 백 중 어느 편에 머물지 않고 그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유연한 운동이다. 지구 온난화를 촉발하는 화석 연료, 그것의 상징인 봉다리! 그것은, '이곳, 저곳에 머물지 않는 자유로운 비행'과 '유연한 정체성'으로 인해 감내해야만 했던 양비론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이제 결연하게 탈주한다. 작가 이경호가 이 봉다리를 미술 생태 운동을 이끄는 한 주역으로 재무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 김성호

Vol.20191023a | 세종 카운터 웨이브 - 내재된 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