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양나연 홈페이지로 갑니다.
클로징 리셉션 / 2019_1117_일요일_02:00pm
관람시간 / 주말_12:00pm~05:00pm / 평일_예약방문
미스테이크 뮤지엄 Mythtake Museum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반로 2-71 (청평리 729-3번지) Tel. +82.(0)31.585.7295 www.mythtakemuseum.com
공간을 골똘히 바라본다. 평소에 눈여겨보질 않던 천장의 복잡한 구조물, 여러 번 덧칠한 게 여실한 페인트 자국, 벽과 바닥 사이의 작은 틈새 등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로써 존재하고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내가 사용하지 않음으로 나에겐 존재하지 않게 된 그런 공간의 표면. 나는, 흥미롭고 아름다우나 잘 보지 않게 되는 공간 구석구석에서, 비밀이어선 안 될 것 같은 그 비밀을, 사람을, 존재들을 본다.
나는 비밀이 많은 사람이었다. 원치 않은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이 싫었고, 무엇보다 타인의 비밀이란 처음부터 부담 이상의 것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런 나의 성향과 경험으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비밀 그 자체보다 어떤 일들은 왜 비밀이 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다. 사람이 만들어놓은 공간과 건축 구조는 그 사회의 구조와 여러모로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난 이 두 구조의 피부를 맞대어 시선에서 당연시 멀어진 공존하는 존재를 불러오고자 한다. ● 낯선 나의 천장과 벽에 손 흔들기 전시는 리서치 기반 장기 프로젝트인 동 제목의 작업과 더 나은 비밀을 기록하기 두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내가 이주민으로서, 노동자로서 살아가며 겪고 듣고, 연구한 소재를 바탕으로 반 허구적(semi-fictional)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민자 개인의 경계를 형성하고 또는 한정하는 사회적 통념과 이를 뒷받침 하는 현실적이지 못한 제도, 그리고 이민자의 노동과 신자유주의 경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천장, 벽, 바닥, 건물의 다양한 표면을 가로지르는 프로젝션과 사운드, 냄새는 관객을 둘러싸며, 실시간 비디오를 통해 이를 경험 하는 관객도 보이는 대상으로서 이야기 한켠에 자리하게 된다.
더 나은 비밀을 기록하기는 한국 상황에 초점을 맞춘 작업이다. 전시 공간 구석구석 비밀을 적어간다. 그리고 비밀이 적힌 공간을 다시 사진으로 찍어 기록하고, 이를 확대 인쇄해 그 비밀을 곳곳에 붙여두었다. 여기서 쓰인 비밀들은 이주민/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함께 민간과 국가적 차원에서 이행되는 위법·부당행위를 함께 써서 이를 배치했다. 사진은 다소 무작위로 진열되어 하나의 서사적 비밀 이야기라기보다 읽는 사람의 눈길에 따라 이야기의 관계가 읽힐 수 있다. 관객은 사진 속의 비밀이 쓰인 실제 공간을 찾아 건물의 이곳저곳을 살피게 된다. ● 나에게 이 전시는 사회 안에서 소외당한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소외시키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나는, 그리고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라는 질문을 이 전시를 통해 나누고자 한다. ■ 양나연
Vol.20191027c | 양나연展 / YANGNAYEON / 楊羅姸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