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 BY ME

강예신展 / KANGYEHSINE / 姜叡伸 / painting   2019_1031 ▶︎ 2019_1210 / 일요일 휴관

강예신_아마도, 이곳은 천국일 거야_나무, 종이, 드로잉_180×280×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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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1031_목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아뜰리에 아키 atelier aki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 포레 1층 Tel. +82.(0)2.464.7710 www.atelieraki.com

2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 「TO ME BY ME」는 그간 해외 유수 아트페어와 전시를 통해 끊임없이 달려온 작가에게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 동시에 작품 속에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유희를 찾기 위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회화의 새로운 형식을 모색하는 시도도 작업에 대한 열망이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34개의 판이 연결된 책장시리즈, 원형의 책장시리즈, 드로잉 박스 등 작가는 하고 싶었던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작가는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는 행위를 자신만의 놀이 이자 유희, 즐거움 이라고 표현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과감 없이 드러낸다. 그리고 현대미술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꾸미지 않은 담담한 자신만의 이야기는 곧 현대인들의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담아내는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대중들과 좀 더 깊은 대화를 시도한다.

강예신_아마도, 이곳은 천국일 거야_나무, 종이, 드로잉_180×280×5cm_2019_부분

독창적인 작업방식으로 주목 받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또 다른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회화의 발전을 추구하며, 한층 더 다양해진 형태의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책장의 형태에서부터 새로운 변화를 준 280×180cm의 초대형 사이즈의 책장시리즈가 처음으로 선보인다. 신작 「아마도, 이곳은 천국일 거야」에서는 하나의 커다란 책장에 자신이 좋아하는 책들을 하나하나 직접 제작하며, 책장에 차곡차곡 꽂아 놓았던 작품에서 나아가 각기 다른 모양의 34개의 판들이 연결하여 하나의 판으로 만들었으며, 흰색, 노란색, 녹색, 빨간색의 조합은 마치 레고블록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각각 다른 색깔의 모양과 높이의 책장들을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하나의 형태로 쌓아 하나의 판으로 만들었다. 서로 다른 형태의 책장들이 섞여 하나의 책장이 형성하는 것은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 더욱더 크고 단단한 세계가 형성되는 것이며, 책장이 넓어짐에 따라 그녀의 세계도 확장되어 간다.

강예신_가끔 나를 찾아봐 주세요_나무, 종이, 드로잉_지름 160cm_2019

이번 신작에서도 토끼는 변함없이 등장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토끼는 주요한 소재이다. 토끼는 누군가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오기도 하며, 재치 있고 지혜롭기도 하나, 또한 어리석기도 한 동물로 많은 상징과 은유들로 고전동화와 미술 속에서 등장하였다. 이러한 토끼는 작가에게 있어 자신의 동일시한 동물이자, 현대인들을 대변하고 있는 동물로 토끼의 은유와 상징을 작품 속에서 함께 유희한다. 그리고 작가는 또 다른 세계의 출구로 나아가는 문 앞에 토끼를 그려 놓음으로써 일상에서 벗어나 꿈과 이상의 화면 밖으로의 탈출을 야기 한다. 작가는 삶에서 마주하는 대상과 관계의 사소한 감정에 주목하며,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 이는 작가의 이야기이자 곧 우리의 이야기 인 것이다. 그녀는 사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문제들을 응시하며, 사회 주제 의식을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며, 어떠한 이즘(~ism)을 이야기하기 보다 진실한 자아의 속내를 함께 공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이번 전시의 부제인 '나를 향한 위로, 그래서 그대를 위한 위로'에서도 알 수 있다.

강예신_소년에게_아무도 널 탓하지 않아_나무, 종이, 드로잉_120×120×5cm_2019

이러한 그의 작품은 작가의 내면과 주관적인 사유의 결과물들은 직접적이며, 감성적인 표현들로 편안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간다. 작가의 교감은 개인적인 기억이지만 누구에게나 친근한 요소들로 각자의 경험과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주관적인 요소들로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이와 같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형태의 변화를 통해 좀더 단단한 자신만의 작업방식을 형성한다. 이러한 형태의 변화는 작가의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상 속에서 느꼈던 사소한 감정을 특별하게 마주보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한다. ■ 아뜰리에 아키

강예신_하나의 마음도 버릴 수가 없었어_나무, 종이, 드로잉_130×150×5cm_2019

나를 향한 위로, 그래서 그대를 위한 위로 ● 아이는 집안의 거의 모든 것을 관찰했다. 그 집에는 언제부턴가 아무도 없었고 아이를 위하지 않은 낡은 살림살이와 잡동사니만이 남아있었다. 처음에 아이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창밖을 내다보거나 문 밖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곤 했지만, 이제는 누구를 기다렸는지 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아이는 익숙하지만 낯선 집안의 물건들을 들어다 보았다. 손때 묻은 가구를 조금씩 옮겨 보기도하고 이가 나간 그릇들을 즐비하게 늘어놓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채웠다. 그림하나 없는 냉정한 책들은 진작 손이 닿지 않는 구석으로 보내졌고, 거의 흑백이 되어버린 사진들로 가득한 잡지 한 권만이 식탁 가운데 아이와 가까이 있었을 뿐이었다. 애석하게도 글을 모르는 아이는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보며 매일 다른 추측을 했다. 그나마 숫자와 약간의 글자를 읽을 수 있었던 건 잊힌 누군가로 부터 배웠던 것 같다. 아이는 잡지의 뒷부분에서 바느질 하는 법을 익혔고 좀 예쁘지 않은 옷가지로 인형을 만들고 베개 솜을 채워 의자에 앉혔다. 한결 집이 따뜻해졌다고 생각한 아이는 좀 더 자세히 잡지를 정독했다. 아이는 특히 회전목마가 나오는 페이지에 관심이 있었다. 뭔가 뱅그르 돌아갈 것 같은 그것에 아이와 같은 또 다른 아이들이 한결같이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하는 것이 아이를 사로잡았다.

강예신_Is it raining_나무, 종이, 바느질_100×50×5cm_2019

창밖으로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 꽃이 피고 지고, 그리고 지나가는 작은 동물들조차 호기심이 아닌 일상이 되어버렸을 때 아이는 결심했다. 매일 보던 그 회전목마를 실제로 찾아가 보리라 마음먹었던 것이다. 아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옷장 구석에 잠들어 있던 배낭을 깨워 짐을 꾸렸다. 별건 아니지만 아이가 특별히 아끼던 정체모를 반짝이는 것들과 간단한 식량과 작은 담요를 넣으니 더 이상 공간이 없었다. 아이는 무엇보다 잡지를 꼭 넣었어야 했다. 그래서 아이가 두 번째로 아끼던 뚜껑달린 유리병이나 색깔 있는 돌멩이는 가져갈 수 없었다. 아이는 그것을 볕 잘 드는 창가에 서운한 얼굴을 담아 놓아두었다. 문을 닫고 집안을 둘러보던 아이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설렘에 놀라 의자에 앉아있는 인형의 불안한 표정을 거의 놓칠 뻔 했다. 아이는 냉큼 인형을 안아들고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집을 나와 뛰기 시작했다.

강예신_그러니까 그게 그렇단 말이지_나무, 종이, 혼합재료_68×90×5cm_2019
강예신_마음에 이르는 법_나무, 종이, 드로잉_30×80×5cm_2019

그곳은 너무 멀리 있었다. 매일 걷고 또 걸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림처럼 외우고 있던 표지판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희망이 되어 아이를 또 걷게 만들었다. 집밖으로 내리던 햇살을 비를 눈을 바람을 아이는 온 몸으로 맞으며 걷고, 그리고 또 걸었다. 어느새 나란히 길을 걷고 있는 아이의 인형을 보며 아이는 좀 더 힘을 냈다. 얼마나 더 걸었을까? 마지막 이정표가 보이고 저 멀리 아이가 사진으로 보았던 그러한 회전목마의 지붕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는 아주 느리게 회전목마로 다가갔다. 사진보다 훨씬 낡고 그 많던 웃는 아이들도 없었지만 심지어 철문으로 둘러싸여 가까이 갈 수 조차 없었지만 아이는 괜찮았다. 주르륵 눈물이 흐르는 아이의 눈은 행복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아이는 알고 있었다. 집을 나오는 그 순간,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때 아이를 무겁게 누르던 그 기다림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아이는 알고 있었다.

강예신_TO ME BY ME展_아뜰리에 아키_2019

그 밤....... 아무도 없는 회전목마 위로 하얗게 머리가 샌 아이와 아이의 인형은 핑크빛 달빛아래 찬란한 별의 연주에 맞춰 무수한 웃음의 호를 그리며 빙그르 돌고 또 돌았다. ■ 강예신

Vol.20191028d | 강예신展 / KANGYEHSINE / 姜叡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