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복음 gospel of chopsticks

송수영展 / SONGSOOYOUNG / 宋秀英 / sculpture.installation   2019_1030 ▶︎ 2019_1117 / 월,화요일 휴관

송수영_젓가락 - 복음_일회용 나무 젓가락_5×14×3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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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주말 01:00pm~06:00pm / 월,화요일 휴관

상업화랑 Sahngup gallery 서울 중구 을지로 143(을지로3가 240-3) Tel. +82.(0)10.9430.3585 www.facebook.com/sahngupgallery

어제와 같은 시각에 같은 건물에 들어선다. 아주머니가 걸레질을 하고 있다. 걸레가 지나간 자리에 물이 마르기도 전에 발자국이 찍힌다. 모니터를 바라보며 앉아있다가 시계를 본다. 초침은 바쁘게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그렇게 빙글빙글 수백 번 돌고, 창 밖이 어둑어둑해질 때 건물을 나온다. 길에는 질긴 생명력 덕분에 가로수가 된 플라타너스 낙엽이 뒹굴고, 넥타이를 맨 아저씨들이 담배를 피우며 지나간다. 분식집에 들러서 김밥을 사서 나온다.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서 김밥과 일회용 젓가락을 꺼낸다. 젓가락에 "행복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나는 이렇게 평범한 성인의 일과와 그 속에 자리한 사물들에 관심이 있다. 시계 바늘이 돌 듯 비슷비슷하게 무한히 반복되는 일들과 일회용 젓가락처럼 흔한 사물 말이다. 벤야민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우라'와 무관한 것들이다. ● 벤야민에 따르면, 아우라는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지금 여기"에서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원본의 "일회적 현존성"에서 온다. "어느 한 순간"의 "일회적" 경험에서도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별똥별을 보는 것과 같이 특별한 상황 말이다. 즉 아우라란 "특별한, 유일무이한, 생생한 것 vs 흔한, 대체 가능한, 무미건조한 것"의 대립 구조에서 전자에 해당한다. 벤야민은 오늘날을 "기계복제시대"라고 부르며, 이 시대의 경험이 전자에서 후자로 대체되었다고 말한다. ● 내가 관심 있는 평범한 일과와 사물은 이렇게 아우라가 없어진 시대의 전형적인 경험과 사물이다. 이들은 벤야민의 아우라 개념과 조목조목 반대되는 성격을 지닌다. 일회용 젓가락은 태생적으로 원본이 없고 유일하지도 않으며, 아무 때나 계속 만나고,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대체 가능하다. 우리의 일과는 지속되고 반복되는 경험으로 채워진다. ● 벤야민은 아우라의 붕괴를 반겼지만, 아우라의 경험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다.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자연적 대상의 아우라를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것의 일회적인 현상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어느 여름 날 오후에 휴식을 취하면서 지평선 너머의 산의 능선 또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위로 그늘을 드리우는 어느 나뭇가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이 순간 이 산, 이 나뭇가지가 숨을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산과 나뭇가지가 숨을 쉬고 있다는 느낌, 이 순간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 바로 아우라인 것이다. ● 나는 우리 삶을 이루고 있는 평범한 것들을 특별하고 유일무이한 것으로, 생생하게 경험하고 싶다. 이번 전시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 송수영

송수영_수염 난 낙엽_플라타너스 낙엽, 턱수염_20×25×20cm_2019
송수영_지구 - 약_알약이 들어있던 패키지, 색점토_14×9×2cm_2019
송수영_웨딩 - 시계_단채널 영상_무한반복재생_2019
송수영_진주 - 밥_담수진주, 사기그릇_9×11×11cm_2019

A lucid experience of repeated moments ● Entering the same building at the same time as yesterday. Inside, a lady is mopping the floor. Leaving a track on the wet floor. Sitting in front on a monitor, glancing at the clock. The needle is busily returning to the same position after each revolution. Several hundred revolutions later, getting dark outside the window, exiting the building. On the street, dead leaves of plane trees (chosen for its hardiness) tumble, and men wearing ties walk by, smoking cigarettes. Stop at the snack shop to buy some gimbap. Grab the gimbap and disposable chopsticks out of the black plastic bag. On the disposable chopsticks a phrase is printed: "be happy". ● I am interested in the routines of ordinary adults, and the objects encountered within. Activities repeated ad infinitum like needles turning in a clock and commonplace objects like disposable chopsticks. In other words, the former in this dichotomy of "commonplace, replaceable, bland vs. extraordinary, one-of-a-kind, lucid". ● This distinction is inspired by Benjamin's concept of the 'aura'. According to Benjamin, the aura is derived from the "momentary presentness" of a unique original that exists "here and now", like in Da Vinci's Mona Lisa. An "ephemeral", "one-time" experience can radiate an aura as well. For example, special situations like witnessing a shooting star. Benjamin called our time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and claims that the aura has been destroyed in our time. ● The ordinary routines and objects that interest me are the typical experiences and objects of our time, devoid of the aura. These objects embody qualities that are antithetical to Benjamin's concept of the aura. Disposable chopsticks are copies, ubiquitous, encountered often at random, and easily replaceable. Our routines are made up of sustained and repeated experiences. ● While Benjamin welcomed the dissolution of the aura, he did not view the experience of the aura itself to be something negative. Benjamin explains the experience of the aura using the natural landscape as an example in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We define the aura of the latter as the unique phenomenon of a distance, however close it may be. If, while resting on a summer afternoon, you follow with your eyes a mountain range on the horizon or a branch which casts its shadow over you, you experience the aura of those mountains, of the branch." Here, the aura is a phenomenon that makes one feel the mountain and the branch to be lucid and living. ● I would like to experience, lucidly, most ordinary things that make up our lives as special and unique. This exhibition is about trying to figure out how I might be able to do this. ■ Sooyoung, Song

Vol.20191030b | 송수영展 / SONGSOOYOUNG / 宋秀英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