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한 감흥

갤러리 그림손 기획展   2019_1030 ▶︎ 2019_11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박지나_신상우_정해진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갤러리그림손에서 『세밀한 감흥』 전시는 김정현 기획자가 박지나, 신상우, 정해진 작가를 모시고 3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각자의 다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작가를 통해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미술 장르를 구성하였다. 세 명의 작가는 불안, 환상, 배반, 그 사이 간극에서 켜켜이 쌓인 세밀한 손끝에서 표현되는 작품을 중심으로 시적 언어로 작업을 풀어놓았다. ● 현대시대의 단순화 되는 과정에서 세 명의 작가는 치밀하고 세세한 노동 집약적인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지나 작가는 '타자와의 관계'를 주제로 사진과 설치작업을 하면서 언어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다. 언어자체가 이미지화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신상우 작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주체인 현대인 즉 `Modern People'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며 작업세계를 연구해오고 있다. 특히 동시대를 같이 호흡하고 있는 일반대중의 일상생활 속에서 생성·소멸되는 내면의 진솔한 욕망(慾望)을 해학적인 형상 왜곡과 공간의 조형적 융합을 통해 재구성함으로써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의 틀에 억눌려 있는 현대인들의 심상 속에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선사하며, 외부와의 충격적인 요인으로 만들어진 페르소나(Persona)로부터 상처받은 그들의 자아가 치유될 수 있게 작품으로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정해진 작가는 통합과 분열은 동시에 일어나듯이 동서양, 인간세계 등의 혼종을 호피와 사과가 만나고 서양30일의 명화에 동양의 재료가 만나는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세명의 작가를 통해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조형적 시각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갤러리 그림손

박지나_Dictation-1_피그먼트 프린트_100×150cm_2018

세밀한 감흥을 준 세 작가가 있다. 박지나! 신상우! 정해진! 우열 없는 예술을 말하기에, 가나다순으로 적어본다. ● 박지나는 언어를 이미지화하고 명확한 읽기의 불가능성을 불러낸다. 언어는 읽어질 듯 미끄러지고, 입가를 뱅뱅 돈다. 불안... ● 신상우는 강렬한 원시성을 현대인들의 일상에 덧입힌다. 원색-원시-유토피아, 그래도 원래-유토피아다. 환상... ● 정해진은 동식물에 대한, 동서양에 대한 혼종을 호피로 집약시킨다. 진채의 세필이 화면을 장악해도 호피는 가질 수 없다. 배반... ● 불안, 환상, 배반... 그 사이 간극에 켜켜이 쌓인 것이 세밀한 손끝이다. 이들 작품에 대한 세레나데를 시적 언어로 여기에 풀어놓는다. ● 손끝의 고집 흔적이 뿌려진다. 계산된 머릿속 구조가 예술의 이름으로 서슴없이 펼쳐진다. 머리로부터 손끝을 타고 내려온 개념의 춤사위, 통제와 우연으로 한 통속이 된다. ● 순순히 다른 세계가 솟아나진 않는다. 세밀한 손끝은 지난한 노동의 집약처다. 너덜해진 사유를 타고 초췌한 개념이 완성되면, 환희의 탄식이 슬그머니 뿜어 나온다. ● 나의 다름을 너의 다름과 견주어 본다. 인종, 환경, 성차, 직업, 나이, 언어, 생김새... 알고 보면, 그 속에 사람이 있다. 타자의 공백이 공허하기 때문이다. ● 눈은 예민하게 허덕인다. 더더 각인될 이미지를 사냥하고, 무장한 지식으로 해체시킨다. 집요하게 이와 대면하는 것들에 대하여, 세밀한 감흥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 김정현

박지나_Dictation Autoportrait_책, 나무, 미러보드 시트지_23×29.5×5cm_2018
박지나_160180 letters_자작나무, 연필_각 45×60cm_2017
박지나_Dictation-2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8

'타자와의 관계'를 주제로 사진과 설치 작업을 하면서 언어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시를 쓰면서 언어가 온통 이미지가 되는 것을 경험하고, 언어 자체가 이미지일 수 있다는 것을 작업 초반에는 사진 작업으로 다루었다. 2017년에는 타자성이라는 주제를 낱장, 파편의 형태로 제시하였는데, 사진 작업으로 풀어나갔던 작업방식은 낱장의 형태를 드러내기 위해 구조물과 움직임, 사운드 등을 사용하면서 설치 작업의 형식으로 바뀌었다. 2018년에는 타자의 선재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받아쓰기'를 수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언어로 받아 적을 수 없는 것들이 언어 근처를 맴돌고 있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2019년에는 언어의 속성(언어 체계의 타자성)을 삼각의 구조물 조각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온전한 의미를 건질 수 없어 작품 근처를 계속 돌게끔 만드는 구조로 –제시하였다. ● 읽기의 불가능성, 전체의 불가능성. 의미가 사라져도 남아있는 불가능성이라는 타자를 드러내고 증거하려고 시도하는 것, 그리고 타자에 응답하는 것. 여기가 작업하는 데 있어서 내가 마음을 둔 곳이다. ■ 박지나

신상우_Modern People-Dream on_캔버스에 유채_73×91cm_2019
신상우_Modern People-Paradox_캔버스에 유채_131×163cm_2018
신상우_Modern People-Rhythm of Frenzied Night_캔버스에 유채_91×117cm_2019
신상우_Modern People-Secret Space_캔버스에 유채_91×117cm_2018

현대인들은 첨단화된 물질문명과 제도화된 사회적 규범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문명사회는 구성원들을 대체용 소모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소모품은 언제나 쓰임이 다하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며, 그곳에 자유로운 상상의 도피처인 행복한 꿈속의 일탈이 존재할 공간은 없다. 이렇게 욕망은 사회적 관습에 의해 억압받고 무의식이라는 내면의 지층으로 밀려난다. 현대인들에게 행복한 공상은 그저 상상으로만 가능하며, 꿈속에서나 현실원칙으로부터의 일탈을 즐길 수 있다. 현실원칙과 억압된 욕망과의 대립이 현대인들을 더욱 다중적으로 분열시킨다. 몸이 현실의 굴레로부터 통제받고 있는 동안에도 마음은 현실로부터의 일탈을 상상한다. 다시 말해 몸이 현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마음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 이처럼 작품은 무미건조하고 패턴적인 도시생활로부터의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잠재된 욕망을 자유롭게 표출한 것이다. 특히 가면을 쓴 것 같은 지나치게 왜곡된 얼굴형상이나 과장된 표정과 몸짓, 원색의 칼라 등은 인간들의 드러나지 않는 이중적 양면성과 순수성을 아이러니하게 표현한 것임과 동시에 주제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강조화법이고 철들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동심의 세계로 회귀하고 싶은 현대인들 마음속 바램의 흔적들이다. ■ 신상우

정해진_Leopard Apple-Relation_비단에 석채_100×80cm_2017
정해진_Leopard Apple-Desire_비단에 석채_100×80cm_2017
정해진_평화의 여신_비단에 석채_90×58cm_2014
정해진_프리마베라 화원1_비단에 채색_30.5×40cm_2013

통합과 분열은 동시 일어난다. 동양과 서양, 남성과 여성, 세계와 개인 같은 생각의 틀은 통합과 분열의 한가운데에서 계속적으로 변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각변동을 통한 혼종은 늘 발생하고 소멸한다. 이런 혼종은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는 입구다. 나는 현대적 혼종을 전통적 소재로 표현한다. 호피와 사과가 만나고 서양의 명화가 동양의 재료와 만난다. 모든 것은 만나서 어우러져야 하고 섞여야 한다. 그리고 색은 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줄 유일한 실마리이다. ■ 정해진

Vol.20191030f | 세밀한 감흥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