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발자국 원화전

김달 박승예 프로젝트팀展 / mixed media   2019_1104 ▶︎ 2019_1109

박승예_스무 발자국 원화

초대일시 / 2019_1105_화요일_10:00am

주최 / 성남시 기획 / 김달

공감갤러리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대로 997 성남 시청사 2층 Tel. +82.1577.3100

그림책은 자칫 동화책과 동의어로 여겨지지만 두 단어는 서로 다른 문학의, 예술의 장르를 지칭하는 말이다. 동화책은 어린이를 주 독자층으로 볼 수 있으며, 글이 이야기를 주도 해나가고 그림이 도움을 주는(일명: 삽화) 종속적인 역할이다. 그리고 내용은 구전으로 전해지던 민담이 주를 이루며 최근에는 창작동화도 발표되지만 어린이의 성장을 위한 문학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그림책은 그림과 글이 독립적인 작품으로써 존속 할 수 있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더 많이 이끄는 것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이 없는 그림책의 공급과 수요가 글+그림 그림책 다음인 것을 보거나 아무리 많은 양의 글이 있어도 그림 한 장면에 감동과 이해를 선사하는 경우를 보면 글은 그림을 보조적 수단임이 증명 가능하다. 또한 내용은 유아동 외에도 어린이나 성인 등 특정 독자집단을 목적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장르의 접근이 가능하다. 마치 새로 개봉하는 영화처럼 휴머니즘을 담고 있거나 시의성을 담고 있는 그림책도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에는 그림책으로 부족한 마음의 한 켠을 치유하는 테라피법도 발전하고 있다.

김달, 박승예_스무발자국 원화
김달_낮과 수진리의 밤

박승예 작가는 대한민국 위성도시의 시작 '성남시'가 서울과 지방 등에서 (강제)이주해 온 이주민들의 거주지 '광주대단지'라는 사실을 알고 언젠간 이를 그림책 작품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미술관 큐레이터로 글을 써온 김달 작가에게 글을 맡기게 되었고 『스무 발자국』은 두 작가가 콜라보레이션 한 그림책이다. 책은 광주대단지가 형성되기 전 경기도 광주시의 야산이 깎아져 나가던 때의 장면부터 역사에서 많이 감추어져가고 있는 '광주대단지 사건'이후 성남시로의 승격까지를 전개한다. 두 작가는 수만 명의 빈민들의 생존을 위해 싸웠던 역사적인 사건이 불과 약 50년 이후 그 후대에조차 알려지지 않음과 그때 그 장소에 있던 사람들이 지금 이 같은 장소에 살고 있으나 마치 없는 존재처럼 살아가고, 살아가짐을 (아직도) 당하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책을 만들었다. 얇은 두께지만 50여년을 담은 그림책을 덮으며, 이 책 또한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거나 후대는커녕 지인이 모를지라도 누군가는 말을 해야 한다는 두 저자의 동심(同心)을 들을 수 있다. ● 이번 전시에서는 '광주대단지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그림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박승예와 김달의 2년의 여정을 담았다. 『스무 발자국 원화』展에서는 문서자료조사의 흔적부터 발품을 팔아가며 성남을 담은 사진자료 그리고 그림책의 원화까지 그들의 자취를 생생히 볼 수 가 있다. 또한 박승예 작가가 직접 낭독한 '스무 발자국 낭독'영상을 볼 수 있으며, 김달 작가가 성남 구시가지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시 '낮과 수정구의 밤'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 김달

스무 발자국 낭독_영상_00:09:00_스틸컷

정책에 의한 이주민들로 시작되는 국가나 도시는 그 모습에 유사점을 갖는다. 척박한 땅을 일구어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그들. '사람'들이다. 그들의 지난한 역사는 왕왕 희석되거나, 감추어지거나, 왜곡되곤 한다. 성남역시 다르지 않다. 통증의 시간이 흘러 과거가 되는 사이 현재의 또 다른, 새로운 영화로움이 도시의 한 켠을 빛낸다. 그동안 몸으로 부대끼며 남겨진 상처의 흔적은 발전과 개발의 시간을 거쳐 각기의 다양한 이유로 감추어지고 왜곡되고 다양한 해석 하에 핵심을 옮겨 오곤 하였다. ● 성남은 분당과 판교의 영화로운 모습인 현재로서의 장면으로 기억되어지곤 한다. 그러나 신도시로서의 분당, 판교가 생성되기 이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실제적인 최초의 신도시로써의 성남 원도심에서 1973년부터 그 역사를 시작하여 나간다. 본래의 성남은 경기도 광주의 일부로써 서울시의 확장된 인구분산의 정책 하에 무분별하고, 무계획한 이주로 그 토대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그 '선 이주 후 개발' 의 정책의 흔적은 고스란히 현재로 남아 특유의 좁고 가파른 골목과 정형화된 규모, 형태의 가옥 구조들을 가지게 되었다.

스무 발자국 아카이브 세부 장면

성남. 이 도시의 시작점의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고 바꾸어 온 이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역사는 이곳에서 태어나 일생을 살아온 이들에게 조차 알려지거나 가르쳐지지 않았다. 김달, 박승예 작가는 그림책을 통해서 정책의 부당함, 인권의 부재, 이권의 다툼, 전문성의 결여, 등 복잡다단한 상황 하에 정작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주민이 겪었던 고통과 그것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 광주대단지 이주민인 성남 개척민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바로 "그 때, 그 곳. 이 곳에 사람이 있었습니다."라고. ● 혹자는 그 사건을 '광주대단지 "난동"' 이라고도 부른다. 난동, 사건, 혁명, 시위 등 다양한 언어 선택은 그 안에 있던 이들에 정치적, 사회적 명분과 시선 하에 붙여진다. ● 김달과 박승예 작가는 그림책 『스무 발자국』을 통하여 과거 성남의 시작과 현재를 더듬으며 '광주대단지 사건'의 기억을 소환시킨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한 사람들, 그들의 도시, 그리고 지금도 이곳의 시민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삶을 전시에 담으려 한다. 이것이 조금이나마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는, 그리고 현재의 성남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 또한 두 작가의 그림책은 광주 이주민들의 도시빈민투쟁이라는 특정의 도시만의 이야기가 아닌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켠을 그리고 있다. ■ 박승예

Vol.20191104b | 김달 박승예 프로젝트팀展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