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무엇 (nothing that is something)

설원기展 / SULWONGI / 薛源基 / drawing.painting   2019_1106 ▶︎ 2019_1130 / 일,공휴일 휴관

설원기_2019-34_폴리스터 필름에 혼합재료_61×46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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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11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이유진갤러리 LEE EUGEAN GALLERY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17(청담동 116-7번지) Tel. +82.(0)2.542.4964 www.leeeugeangallery.com

w의 연습/실험 매뉴얼1. w의 눈은 바깥을 향한다. S의 말처럼, 외부의 원인들에 무한히 압도되는 인간에게 바깥에 있는 실재들을 그들의 필요에 맞게 일치시킬 수 있는 절대적 권능은 없지만, 인간이 자연 전체의 일부이며 그 질서를 따른다는 점을 의식한다면,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볼 수는 있겠다. w는 중심화 경향이 강한 인간의 눈을 수용하면서도 몸에 정박되지 않는 이미지를 상상해보기는 할 것이다. 눈으로 만지는 공간이 광학적 공간과 경쟁할 때, 문득, 안도 바깥도 없다.

2. 전통들은 반복적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며 성역을 파괴당하는 공포를 경험했다. 이내 새로움에 매달리던 한때도 있었으나 모든 지식은 단지 회상에 불과했다는 P의 말을 받아, S는 모든 새로운 것은 망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과거는 그것이 무엇이었던가를 알려주기 위해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그 무엇이 아니다." w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영향 받지 않겠다. ● 추상이야말로 대상세계의 본질을 붙잡아두는 가장 좋은 방법이던 시절, 시각의 본질에 닿고자 했던 시도가 캔버스 위의 물감덩어리 상태에 멈추고 말았을 때, 선형적인 흐름에 기대 생멸해온 독창성은 의심받았다. '감각을 지적인 작용에 귀속시키고 이론화시키려는' 속성의 '추상'은 기존의 진부함에 대한 공격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자체가 휘두르는 개념에 고정된 채 진부해져버리는 위험에 빠졌다. 관념적인 이미지, 그 순수한 형태들이 침묵하자 출구는 세상으로 향했다. 문화적 언어에 의존하는 재현의 모든 형태들을 뒤로 하고, 시대에 발맞춰 의미와 가치들이 창조되는 방식을 영민하고 신속하게 탐구한 '선구자'들이 열어젖힌 문으로 다음의 시간들이 빨려 들어갔다.

3. "역사 안에서, 존재 방식과 인간 사회의 지각 방식이 동시에 커다란 간격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전혀 다른 미학적 경험의 세계와 예술의 세계에 진입했음을 시인해야 할 때를 맞았다." ● 80년 전 B의 말은 왜/어떻게 지금도 유효한가. "동시대미술은 우리가 믿고 있는 것보다 놀랍지 않고, 심지어 훨씬 더 진부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예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처방전을 받아들었다. ● 잃어버린 환상의 저편으로 고개를 돌려봐야 어떠한 회귀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으며, 이미 '눈'은 과거의 '눈'이 아니지만, 고개 돌린 자들의 눈은 바뀌지 않았다. '성장과 쇠퇴라는 차원에서 정리 가능한 역사', 근대가 발명한 세계 안에 아직 머리를 담그고 있다. w의 의심은 여기서 출발한다. "모든 화가는 각자의 방식대로 회화의 역사를 요약한다"지만, 미술의 연대기로부터 튕겨져 나오는 움직임을 놓치지는 않는다.

설원기_2019-12_폴리스터 필름에 혼합재료_22×28cm_2019
설원기_2019-16_폴리스터 필름에 혼합재료_22×28cm_2019

4. "우리 같은 드로잉을 하는 사람들은, 관찰된 무언가를 다른 이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계산할 수 없는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그것과 동행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B의 말을 받아보자. 누군가는 그 지점 어딘가에서 w를 발견할 것이다. ● 임의적인 모든 것들은, 하나의 대상을 그 대상으로만 보도록 하는 고정된 경계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경계선이라는 것은 영원하지 않고, 선명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음을 w가 못 보았을 리 없다. 지금 눈앞의 것들이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한 관계들에 주목한다.

5. 그래서 이것은 회화를 향한 w의 질문을 담은 일종의 작업 매뉴얼이다. "잘" 그리지 않고 행위와 과정에 충실하기. "무엇을 그렸구나" 라는 말이 안 나오게 그리기. 그러니까, 쉽게 그린 것처럼 하기. w는 나누고, 채우고, 찍고, 선을 긋는 것만 선택했다. 개별 행위들은 그 자체로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모든 행위를 숨기지 않고 드러나도록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계가 끊어지는 것이 좋겠다. 앞의 것이 뒤의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좋겠다. 다음의 행위와 만나겠지만 조형적 균형은 배신하겠다. 화폭에 이미지들을 일정하게 배치하면서 '관계'가 나타난다면 그것으로부터 내러티브가 출현할 위험이 있다. 철저한 계산을 통해 그 위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에 대한 내러티브나 언어적 해석이 나올 수 없도록 할 것이다. 흔들리는 경계선을 가진 각각의 행위들은, 시간의 지지대 위에서, 스며들어 뭉치지 않고 고스란히 떠 있을 것이다. ● 그 과정 안에서 그의 행위들은 "아직 ~이 아니고, 이미 ~ 아닌 것."으로 있을 것이며, ~인 듯한 이미지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품의 성격은 리듬, 속도, 흐름에 기댈 것이다. '눈'은 그 위에서 미끄러지며 머물 것이다. 결국, w는 "사소함이나 일상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무엇이기를 바란다."

6. 진실이 항상 허구의 반대라는 법은 없다는 S의 말을 지표삼아, '불규칙'이라는 조화가 이루는 변화에 주의를 기울인다. 생명체는 종종 주변 환경과 화학적 평형 상태를 깨뜨린다. 사소함은 종종 두려움의 씨앗이 된다. 다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역동성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누군가에게는 공포가 될 것이다.

설원기_2019-13_폴리스터 필름에 혼합재료_22×28cm_2019
설원기_2019-30_폴리스터 필름에 혼합재료_61×46cm_2019

7. "감각, 리듬, 미소는 쉬운 것이 아니며 사소하거나 진부한 것들도 아니다." ● D가 언급하는 무한히 작은 어떤 것들의 미세한 움직임으로서의 리듬은 운동감의 재현이 아니다. 운동으로 발생하지만, 운동 그 자체로서는 사라져버리는 종류의 움직임이다. 미세하게 떨리지만 결코 장소의 이동을 수행하지는 않는 경련. 감각들의 순환과 흐름을 느끼게 하지만 특정한 방향성을 지시하지 않는 움직임은 시각, 청각, 촉각 등의 여러 감각들을 관통하고 있는 어떤 것이 저 아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리듬은 그림을 주파한다. w는 수축하거나 팽창하는 그 움직임, 그 리듬에 기대고 있다.

8. 색채에는 감정이 없다. 형태나 이미지 역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감정은 오롯이 이를 보는 사람들의 것이다. 나누고, 채우고, 찍고, 선을 긋는 것만 하더라도, 이 움직임은 패턴과 형태를 만드는 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요소의 배치는 배치에 그치지 않고, 운동을 나타낸다. 원인을 결과로, 결과를 원인으로 간주하는 시간이 흐른다. ● S는 말했다. "어떤 이미지가 더 많은 다른 이미지들과 결합될수록, 그 이미지는 더 자주 생생해진다. 왜냐하면 어떤 이미지가 더 많은 다른 이미지들과 결합될수록, 그것을 촉발할 수 있는 더 많은 원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는 방식은 문화적으로 중요하다고 전제된 몇몇 관념들의 영향을 받는다. ● 시야 안에 들어온 것들을 훑어보며, 세계 속에 우리가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습관을 잠시 뒤로 하자. 이 평면들 앞에 머물면서 천천히 읽어나가는 시간이, 믿고 있는 것에 영향 받는 보는 세계에 제동을 걸 수 있다.

9. 예술을 위한 예술로 움츠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 김지연

설원기_2019-42_우드에 유채_48×60cm_2019
설원기_2019-54_우드에 유채_74×121cm_2019

w's Practice / Experiment Manual1. w's eyes look outward. As S says, humans, who are infinitely overwhelmed by external causes, have no absolute power to accord external realities with their needs, but if they are aware that humans are part of nature and follow its order, at least they can watch what happens to them. w will imagine an image that is not anchored to the human body while accepting the human eye that tends to centralize things. When the space touched by the eye competes with the optical space, there is no inside or outside, all of a sudden.

2. Traditions repeatedly reached critical turning points, experiencing the horror that their sanctuaries were destroyed. P said w once clung to novelty, but all knowledge was merely recollection. In response, S added that all new things are just oblivion. That is to say, "the past is not something that waits to be found in order to tell what it was." w will not be affected by what w already knows. ● In the days when abstraction was the best way to capture the essence of the objective world, when the attempt to reach the essence of sight stopped at the state of lumps of paints on the canvas, originality, which had been relying on linear flows, was questioned. The 'abstract' of the attribute 'that tried to relegate the senses to intellectual operation and theorize them' fell into danger of becoming a cliché, fixed on the concept that the abstract itself wielded in the course of undertaking attacks on the existing cliché. As the conceptual images, the pure forms, fall into silence, the exit turned toward the world. Leaving behind all forms of representation that depended on cultural language, the following times were sucked into the doors opened by the 'pioneers', who were smart and quick enough to keep pace with the times in exploring how the meanings and values were created.

3. "Within history, both the way of being as well as the way of perceiving human society are changing simultaneously at great intervals. Now is the time for us to admit that we have entered a world of completely different aesthetic experiences and art." ● Why / how is B's remark made 80 years ago still valid? Sometimes it turns out that "contemporary art is not as amazing as we believe it is, or even much more banal." Thus, we were given a prescription that we have to accept art from a new angle and standpoint. ● You may turn your head to the other side of the lost illusion, but there is no regression to occur. The world has crossed the river of no return, and the 'eyes' are no longer the 'eyes' of the past, yet the eyes of those who turned their heads have not changed. They are still immersing themselves in 'the history that can be summarized in terms of growth and decline', in a world invented by modern times. The doubt of w starts here. "Every painter sums up the history of painting in his own way", but he never misses any movement that springs out of the chronicle of art.

4. Let's accept B's words: "People like us who draw, draw not to show something observed to others, but to accompany something invisible until it reaches its incalculable destination." Some may find w somewhere around that spot. ● Everything arbitrary has a fixed boundary that allows an object to be viewed only as that object. But it is unlikely that w missed the fact that the boundary is not eternal, nor clear, but constantly moving. He now pays attention to the relationships that made things in front w's look as they are now.

5. Hence, this is a kind of working manual containing w's questions to painting. To be faithful to the act and process, instead of painting "well". To paint a picture so that no one would say, "Oh, there's a painting of something." In other words, to pretend to have painted easily. w chose only to divide, fill, mark and draw lines. Individual acts in themselves should not be lacking at all. I will never hide any act but make everything visible. In order to do that, it will be better to divide the process. The former should not affect the latter. I will meet the following act, but I will betray the formative balance. If there appears a 'relationship' as I place images regularly on the canvas, there is a risk of narratives appearing from it. Through thorough calculation, I won't allow any narrative or linguistic interpretation about the actions taking place on it to come up. Individual acts that have swaying borders will be floating on the support of time, without permeating into it to become a lump. ● In that process, his acts will remain "not yet something, not already something", and will not create an image that seems to be something. Then the characteristics of the work will rely on rhythm, speed, and flow. The 'eye' will slide on it and stay there. After all, w "wants to be something that is not trivial nor quotidian."

6. Using S's remarks as a pointer that truth is not always the opposite of fiction, I pay attention to the change that is caused by harmony called 'irregularity'. Living organisms often break the chemical equilibrium with their surroundings. Triviality often becomes the seed of fear. Multi-directional dynamics will be a hope for someone, and a fear for someone else.

7. "Senses, rhythm and smile are not easy, nor are they trivial or banal." ● The rhythm as the fine movement of something infinitely small that D refers to is not a representation of the sense of motion. It is a kind of movement that occurs due to motion but disappears as motion itself. Convulsion of minute trembling but never moving the place. It is said that a movement that makes one feel the circulation and flow of the senses but does not dictate a specific direction is because something that penetrates the senses of sight, hearing, and touch is situated down there. Rhythm runs the whole stretch of painting. W leans on the movement and rhythm that contract or expand.

8. There is no emotion in color. Forms and images have no emotions, too. Emotions belong only to those who see them. As for dividing, filling, marking, and drawing lines, the movement is hard to escape from creating patterns and shapes. The placement of elements is not confined to placement, but represents movement. Time passes that regards the cause as the result and the result as the cause. ● S said: "The more an image is combined with many other images, the more frequently the image gets vivid. This is because the more an image is combined with many other images, there are more principles that can trigger it." The way of seeing is influenced by a few ideas that are presupposed to be culturally important. ● Scrutinizing that which came into sight, let's forget for a moment about the habit of weighing how we are in the world. The time of staying in front of these planes and reading them slowly can put the brakes on the world of seeing that is affected by what we believe.

9. w will not shrink to art for art's sake. ■ Kim Jiyon

Vol.20191106h | 설원기展 / SULWONGI / 薛源基 / drawing.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