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우두커니 Somewhere vacantly

하이경展 / HI,KYOUNG / 河利炅 / painting   2019_1105 ▶︎ 2019_1117 / 월요일 휴관

하이경_옥상(Rooftop)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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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경 블로그_www.hi-kyoung.com

초대일시 / 2019_1108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ARTSPACE H 서울 성북구 성북로 49 운석빌딩 2층 Tel. +82.(0)2.766.5000 www.artspaceh.com

일상의 감정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하이경 작가의 어디선가 우두커니 ● 하이경 작가의 이번 전시 제목은 '어디선가 우두커니'이다. 우두커니는 넋이 나간 듯 가만히 한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모양이라고 한다. 요즘 유행어로 '멍 때리다'는 의미와도 일견 비슷해 보인다. 어디선가는 작가가 산책하며, 우두커니 사유하는 생각들을 담아낸다는 의미로 읽힌다. ● 작품 제목들도 평범한 일상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장소를 의미하는 원서동 길, 원대리 숲, 을왕리 등이나 날씨나 계절을 의미하는 봄밤, 여름 비, 바깥은 가을, 그리고 일상을 의미하는 마을버스, 불 놀이, 학교 가는 길 등. 작가는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무심코 지나치는 주위 풍경에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

하이경_학교 가는 길(Way to school)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9
하이경_기차여행(Train trip)_캔버스에 유채_112.1×145.5cm_2019
하이경_원대리 숲(Wondae-ri forest)_캔버스에 유채_112.1×145.5cm_2018

삶이란 시간이라는 기차에 올라타서 감정이라는 창을 통해 보이는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하다가, 종착역에 내리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감정도 순간순간 변화한다. ● 동일한 공간도 사계절의 변화, 낮과 밤의 변화, 날씨의 변화에 따라서 다르게 다가온다. 작가는 일정한 공간에서 생기는 다양한 감정들을 아련한 색을 담아서 그림으로 완성한다. ● 작가의 소재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풍경이다. 이전의 전시에서는 일상의 풍경을 사실적인 묘사로 세세하게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절제된 풍경에 다양한 감정을 투영시킨다. 사실적 묘사에서 절제와 단순화로 변화한다. 실제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어떤 장소에서 느꼈던 작가의 감정을 상상력과 결합하여 표현한다.

하이경_창(Window)_캔버스에 유채_112.1×145.5cm_2019
하이경_을왕리(Eurwangni Beach)_캔버스에 유채_45×53cm_2019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의 일곱 가지 감정을 다양한 색채와 묘사력을 통해서, 작품 속에 올곧게 담아내는 것이 작가의 의도이다. 작가는 캔버스에 검은색으로 밑바탕 작업을 하고, 다시 흰색을 여러 겹 올려 회색으로 바꾼다. ● 검은색이 주는 우울한 감정에 흰색이 주는 밝은 감정을 더하니, 어느새 잿빛이 주는 아련함으로 바뀐다. 다양한 색들이 주는 느낌은 인간이 갖는 다양한 감정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이경_공평동(Gongpyeong-dong)_캔버스에 유채_45.5×60.6cm_2019
하이경_버스 정류장(Bus stop)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19

작가는 비나 눈 오는 날을 좋아한다. 날씨와 계절의 변화가 작가의 감정을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비는 아련한 감정을 부르고, 눈은 그리움을 부르는 것이 아닐까? 아련함도 그리움도 인간이 갖고 있는 일곱 개의 무지개색 같은 감정의 일부분인 것이다. ● 작업의 방식은 지나치는 일상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 기억을 저장하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풍경을 최소화시켜서, 관람자의 상상력을 유발하기도 한다. 관람자의 감정 선을 건드려서, 보는 이의 감정을 대입시켜 작품을 감상하게 하는 것이다. 이 순간 작가는 관조자가 된다.

하이경_자정(Midnight)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9
하이경_원서동 길(Woseo-dong-gil)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9

'머릿속에 맴도는 숱한 이야기들을 되뇌며, 수고로웠을 나 자신과 나를 겪어내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높이를 갖기 위해서는 깊이가 필요하다고 한다. 깊어지기 위해 나는 어떤 수고를 하며 살고 있는가? ● 비 오는 날의 물기, 여행의 기억, 부딪히는 한 잔의 술, 그리고 어디선가 우두커니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들. 예삿일처럼 일기 쓰듯 나를 그린다.' (작가 노트 중에서) ● 하이경 작가는 날씨, 시간, 장소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색으로 담아내서, 추억으로 만든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간다. 이 순간이 어느새 아련한 기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리움이 된다. ■ 권도균

Vol.20191107g | 하이경展 / HI,KYOUNG / 河利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