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속으로 IN THE CROWD

장양희展 / CHANGYANGHEE / 張樣熙 / mixed media   2019_1108 ▶ 2019_1129

장양희_CROWD#35_ LED, 아크릴판에 레이저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21×61×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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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00pm

갤러리 치유 Gallery CHI-YOU 서울 종로구 대학로 101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2층 Tel. +82.(0)2.2072.1367 www.snudh.org

인그레이빙 군상 ●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 겹쳐지고 지워진 실루엣의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는 자가 '나'가 될 수 도, 그들 안에 속한 자가 '나'일 수 도 있다. 장양희 작가의 관심사는 '나'를 포함한 '사람'일 거라 추측된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이들인지 알 수 없다. 누구나 이미지를 생산하고 조작하며 변조할 수 있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장양희 작가의 이런 실루엣 혹은 흔적으로 표현되는 '사람'들을 어떤 의미로 이해하고 작업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을까. 사실 장양희 작가는 극사실화를 그릴 수 있는 탄탄한 회화적 테크닉을 가진, 사람들을 정확하게 그려 낼 수 있 능력을 가진 작가이다. 이러한 작가가 의도적으로 화려한 테크닉을 감추고 익명의 군중을 만들어 내었다. 익명의 군중. 흐릿하여 익명성이 보장되는 군상을 표현하는 장양희 작업의 진정한 의미는 그 표현 매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장양희_CROWD#36_ LED, 아크릴판에 레이저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21×41×5cm_2019
장양희_CROWD#30, 31, 32, 33_혼합재료_각 45×90cm_2019
장양희_CROWD#29_혼합재료_45×79cm_2019 장양희_CROWD#28, 27_혼합재료_각 45×90cm_2019

작가 작업의 주요 매체는 「Laser engraving」이다. 레이저 조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업 방식은 레이저 광선을 조각에서의 도구라고 비유하자면, 금속의 여백을 레이저 광선으로 채우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작업 방식은 다소 생소하다. 결과물인 작업에서는 이 매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필자가 이 작업 방식을 주요하게 살펴 본 데 에는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익명성과 인체를 표현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초점에 주요하게 작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업 과정은 원본의 이미지를 그림자화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드로잉한 이미지를 다시 디지털화하면서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만들거나 복사를 반복하기도 한다. 이것은 드로잉-스캔-레이저 머신-출력-잉킹 과정을 거치며 이미지는 점점 더 흐릿해지고 구체적 형상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일련의 과정들은 이미지 위에 다른 이미지를 또 다시 새김으로써 지우는 효과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인물을 은폐하고자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장양희_CROWD##26_혼합재료_45×90cm_2019
장양희_CROWD#37,38_아크릴판에 레이저인그레이빙_각 25×100cm_2019
장양희_CROWD#34_아크릴판에 레이저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28.7×28cm_2019 장양희_CROWD#24_아크릴판에 레이저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28.7×61cm_2018

새김과 지움이라는 극명히 다른 방향의 작업이 함께 이루어지는 작가의 작업은 사람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와 실재론적 사유로 이어진다. 최근 개봉한 영화 『기생충』의 포스터에는 한 가족의 얼굴 중 눈 부분에 검은 선이 그어져 있다. 이로 인해 캐릭터는 사라지고 한 무리의 사람만이 남는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살펴보자면, 이전에 작가는 어린이들의 얼굴을 주제로 전시를 한 적이 있다. 이 전시를 본 해당 아이들 중 한 명은 흐릿하게 또는 알 수 없게 남겨진 얼굴의 흔적을 보고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고 뛰쳐나갔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장양희 작가의 작업이 눈으로 보이는 것 이외의 것들을 통찰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재하는 얼굴을 보고 작업한 작가는 그 실재를 거부한다. 허공을 떠다니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작가는 존재하는 것, 실재하는 것을 거꾸로 생각하게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얼굴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희미하고 흐릿하게 또는 강렬하게 진짜의 모습을 가리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가상의 공간을 떠돌고 있는 우리의 모습, 혹은 숨겨진 우리 내면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정희라

장양희_CROWD#15_1, 15_12_ 아크릴판에 레이저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각 60×90cm_2016

Engraving Crowd ● The image passing by. Overlaid and erased silhouettes of people. Upon viewing, the careful observer may recognize that the silhouettes may represent either the internal or external self. It is speculated that Yang-hee Chang's interest is "people" including the self. The silhouettes are not clear, we do not know what they are. In our modern society where anyone can produce, manipulate, and alter images, how can the understanding "people" be expressed by such a silhouette? Yang-hee Chang's approach to the meaning of the work is open to interpretation. In fact, Yang-hee Chang has the ability to draw people accurately, with a solid technique for drawing hyper-realistically. They intentionally concealed brilliant techniques and created an anonymous crowd. An anonymous crowd. The true meaning of Yang-hee Chang's work, expressing a blurry and anonymized group begins with understanding the medium of expression. ● The main medium of their work is laser engraving. This method engraves the metal with a laser instead of the traditional engraving tools. This method is rather new and not common in exhibited work. However, the focus on this work is that it is mainly focused on understanding the anonymity and the self that penetrates the artist's work and the way of expressing the human body. The artist's process is another way of shadowing the original image, intentionally creating noise or repeating copies while digitizing the drawn image. It went through the drawing-scan-laser machine-output-ink process, and the images became more and more distorted and the specific shapes became unrecognizable. This process could be seen as an act of concealing a specific person, as well as having the effect of erasing by re-engraving another image over the image ● The piece, with engraving and erasing combined, work in different directions, leads to ontological and realistic thinking about humanity. In the recently released film "Parasite" from the director Joon-ho Bong, a black line is drawn on the eyes of a family's face. This causes the individual character to disappear, leaving only a group of people. Similarly, the artist has previously exhibited themes of children's faces. One of the children who saw the exhibition reportedly ran out of his face after seeing a trace of a face that was blurry or indistinct. This indicates that Yang-hee Chang's work gives us insight into something other than what is visible. The artist who works with a real face rejects reality. The artist who creates a fictional character floating in the air makes us ponder existentialism. What does our true face look like? In this exhibition, the artist's works that obscure the real world will be an opportunity to reflect on the image of us wandering through the virtual space or what lurks inside of us. ■ JUNG, HEE RA

Vol.20191110d | 장양희展 / CHANGYANGHEE / 張樣熙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