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에 대한 재인식

이건용_이승택_차주만展   2019_1115 ▶︎ 2019_1124

초대일시 / 2019_1115_금요일_05:00pm

그로브 갤러리 개관기념 특별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그로브 갤러리 GROVE GALLERY 서울 마포구 신촌로2안길 42 2층 Tel. +82.(0)70.8846.1177 grovegallery.modoo.at

사색의 공간 Grove Gallery 는 '낮선 새로움의 근원지' 란 모토로 세상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그 첫 시도로 계획되어진 개관기념 특별전은 이미 앞서 진행한 개관전Ⅰ. Blue Wave - 『너는 나의 반영이고 나는 너의 반영이다』 이란 주제전은 비교적 젊고 힘 있는 40~50 대 중심의 15명의 작가들로 장르 구별 없이 다양한 영역에서 유의미하게 활동하는 작가들로서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남기고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기획Ⅱ 전시는 국내외적으로 독보적인 미술세계를 구축하며 한국의 현대미술을 견인하고 있는 두 분의 원로작가와 조각과 설치미술로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드러내고 있는 중견조각가이다. 그르브 갤러리가 추구하는 '낮선 새로움' 에 가장 적절하게 여겨지는 이들은 이승택, 이건용, 차주만 작가이다.

인식에 대한 재인식 ● 미술의 존재방식은 역사 속 시대의 흐름 속에 그 모습을 달리하며 존속되어왔다. 다원화시대에 전통적 방식의 미술뿐 아니라 모든 것이 미술이 될 수 있는, 미술의 영역과 가치는 가히 미술의경계가 어디까지인지라는 의문의 지점까지 확장시켜왔다. 미술에 대한 기존관념을 파괴하는 일련의 작업들은 우리를 더 넓고 깊은 미지의 예술세계로 유영케 한다. 미술의 역사는 기존의 미술 가치를 밟고 탈하는 반복적 과정을 통해 새로운 미술로 진화되어왔으며 이 과정은 현재도 유효하고 미래도 유효할거이라 여겨진다. 작가에게 있어서 어떤 대상을 투영하는 미의식에 대한 인식의 과정과 인식화 된 것에 대한 재인식의 과정은 전위적 행위로 이끄는 전해질 같은 것이다. 인식에 대한 재인식, 그 문제의식의 집요함과 통찰, 일관된 성실함이 더해져 우리 앞에 새로운 예술이 놓여지게 되는 것이다.

이승택_지구 놀이(북경 자금성 앞)_1994 / 작품이미지 갤러리 현대 제공
이승택_분신하는 현대조각_퍼포먼스_1984 / 작품이미지 갤러리 현대 제공
이승택_드로잉_종이 노끈_가변설치_1966 / 작품이미지 갤러리 현대 제공

모험 그리고 모험,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아방가르디스트(Avant-gardist) 이승택 작가를 정의하기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분명한건 그 방대한 예술실험의 저변에는 '안티(Anti) 정신' 이 자리한다. 기성의 형식과 가치에 반하는, 그가 제시한 예술적 결과물들에 대해 우리는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매우 근원적인 질문을 갖게 만든다. 그의 안티정신은 그에게 예술과 삶이 분리될 수 없었고, 주류집단, 주류가치와의 유리된 자의적 삶은, 반 예술에 천착한 그의 일상의 태도로부터 기인한다 하겠다. 기성미술과 일체의 타협과 교류없이 오로시 스스로 존재하며 발하는 이승택의 미술은 '세상을 역행하면 저절로 예술이 보인다' 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에게 친절하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지만,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흥미로운 낮선 미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건용_신체드로잉76-3_갤러리 현대_2016 / 작품이미지 갤러리현대제공
이건용_신체드로잉 76-1_1976 / 작품이미지 갤러리 현대 제공
이건용_신체드로잉 76-3_1976 / 작품이미지 갤러리 현대 제공

누군가에게 있어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이 명언을 순간 의심케 만든 건 '인생은 짧고 예술도 짧다'라는 이건용작가의 도발적인 선언에 있다. 이 특별한 선언은 우리에게 있어 이건용작가의 예술을 보고 읽고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의 주된 일련의 작업들, 설치미술과 행위예술, 신체적 회화 속에 드러나는 일회성, 즉흥성, 우연성, 가변성, 등은 플럭서스의 전위의식과도 상통한다. 한국현대미술에 있어서 1970년대 'ST조형미술회' 'AG' 그룹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참여하며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경향을 이끌어온 그는 한국미술의 생태계의 지평을 넓히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 온건 명약관화 한 사실이다. 미술을 대하는 그의 태도와 그에 따른 획기적인 작업행위들은 우리로 하여금 미술의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제공한다.

차주만_동방명주_불탄나무_2008
차주만_어떤 생명체의 흔적_유리병_2012
차주만_광야_스테인레스 스틸_127×182cm_2018

접하지 않은 조형의 산맥을 타고넘는 탐험가 차주만 작가는 앞에서 언급한 두 작가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 중견작가이지만 『인식에 대한 재인식』 을 되세김질 하는 천연적 체질은 두 분의 대가 못지않다. 그가 구사하여 내 놓은 독특한 조형이 주는 즉흥적 감흥은 우리를 때론 그의 작품 앞에 오랫동안 발걸음을 머물게 하며 깊은 사유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렇듯 깊고 묵직한 사유의 이면에는 면도칼처럼 예리하고 날카로운 독특한 작가만의 예술적 인식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에게 있어 재료는 서술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경계없이 재료를 차용한다. 한편, 그의 작품은 일관성 있게 매우 간결한 방식을 취하는 특징적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그 간결함의 확장성은 그만이 발하는 독특한 매력이며 그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기기도하다. ●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예술이란무엇인가? 라는 질문과 함께 기획된 그르브갤러리 개관기념특별전 『인식에 대한 재인식』 전시에 기꺼이 작품을 제공해주신 이승택, 이건용, 차주만 작가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본 전시가 있기까지 전시디렉팅을 도맡아온 이현정 디렉터님 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박치수

Vol.20191115b | 인식에 대한 재인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