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ME, I AM THE DRUG. Party pop.

아트놈展 / ARTNOM / painting   2019_1111 ▶︎ 2019_1218 / 일,공휴일 휴관

ARTNOM _TAKE ME, I AM THE DRU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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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놈 블로그_blog.naver.com/artnom

초대일시 / 2019_1115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슈페리어 갤러리 SUPERIOR GALLERY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28 슈페리어타워 B1 Tel. +82.(0)2.2192.3366 superiori.com/gallery

스마트한 자기유희, 아트놈의 ART-POP ● 수염으로 둘러싸인 유머스러운 캐릭터가 너털웃음을 하며 반겨주는 곳, 이곳은 '자기유희의 미학화(Aestheticization of playful self-interpretation)'를 작업 방식으로 삼은 아트놈 작가의 작업실이다. 친근하면서도 사랑스런 캐릭터들이 유명상표 혹은 신화적 모티브들과 어우러졌을 때, 우리는 미술에 대한 가치판단에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작품들은 강렬한 시각적 모티브를 속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해학적이면서도 현상을 파고드는 아트놈 만의 독특한 시대 해석을 녹여낸다. 이질적인 가치가 우연과 필연의 무분별한 뒤섞임 속에 존재하는 '혼성잡종의 시대(The age of various hybrids)', 아트놈은 옳고 그름의 가치 역시 상황과 주제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질적이고 낯선 삶이 우리가 받아들여야할 오늘이라면 차라리 혼성잡종 그 자체를 정체성으로 삼아버린 것이다. "이왕이면 멋지게, 기왕이면 예술적으로!"

아트놈_Rape of Prosepina(This is Americ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9

혼성잡종의 예술학, 루이비통이 슈프림을 만났을 때 ● 아트놈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를 나타내는 기본코드는 강력한 시각적 모티브, 전통 요소(신화 혹은 역사화)의 차용, 자기복제술과 유희(Funnyism), 혼성잡종 시대 속 간결함(평면화), 현실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고정된 의미체계를 해 집고 재해석하여 보기 좋게 만들어버리는 작가의 탁월함은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팝아트의 본질과 맞닿으면서도, 예술적 유희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기존의 팝아트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21세기 혼성주체의 변화된 풍속도를 대변하듯, 아우라(Aura 혹은 권위)를 머금은 전통적인 도상들은 픽토그램(Pictogram)으로 연결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슈프림(SUPREME)의 코드와 결합함으로써 밀레니엄 속 가상플랫폼에 등장하는 코스프레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작가는 고매한 전통미술이 갖는 순수성의 가치를 유머코드로 전환시킴과 동시에 '키치(Kitsch)' 자체를 신자유주의 속 문화그룹 안에 위치시킨다.

아트놈_피에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8

이러한 문화현상의 전략화는 슈프림이 루이비통을 차용한 고발 사건이 시간이 흐른 후 콜라보 대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작가가 직접 목도(目睹)하면서 시작되었다.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차이는 '저작권 있는 브랜드 혹은 작품'들을 상품으로 전락 시키는가 아니면 예술로 만드는가에 있다. 저작권을 예술적으로 활용하자는 작가적 깨달음은 미술대학을 중퇴했던 과거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었다. 본래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캐릭터디자인에 몰입한 이후 본래 전공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는 저작권이 갖는 디자인의 생명력이 '상품성=대중성'이 되는 현실 속에서 한국화가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에서부터 기인했다. 이번 전시에 명품브랜드 콜라보 작업을 한 이유는 하위브랜드인 슈프림과 명품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시대변화 속에서 협업하는 장면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유명 브랜드라도 아티스트가 다룬다면 창의적 가치로 인정받는다는 믿음은 "아트인가 상품인가(Is it art? or Is it a product?)"가 오늘의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다양한 장르와 계층이 융합되는 시대, 아트놈에게 있어 삶과 작품은 분리되지 않는다.

아트놈_Napolé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9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술대학을 다닌 적이 없지만 풍자와 창의적 규칙을 만들며 사회의 논란거리를 예술로 승화시킨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 떠오른다. 재밌고 창의적인 아트놈의 위트는 '나'보다는 '우리', '꿈'보다는 '현실'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제지하지 못할 장난스런 행보들은 가벼운 현상 자체를 직관적으로 드러내기에 더욱 깊이가 있다. 현실적인 감각 속에서도 자신의 이상과 신념을 좇아서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작가의 행보는 "현대미술이 왜 어려운가?"라는 반문을 던지게 한다. 하위문화와 고급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익숙한 가치를 위트 있게 바꾸는 시도는 미술의 무게를 '엘리트인가 아닌가'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일상 미학의 논의 속에서 재인식시키는 21세기적 제스츄어를 보여준다. 강렬한 원색 표현은 전통 대상에 반영된 신화적 구조를 평면화 시키고, 인문학적 텍스트와 브랜드를 결속시켜 대중화된 오늘을 녹여낸다. 이렇듯 아트놈은 아티스트의 역사와 삶의 방식을 작품 속에 녹여냄으로써 팝이 지닌 대중성 앞에 새로운 예술학적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 것이다.

아트놈_Robot Taekwon V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8

동서미감의 정수를 담은, 아트놈의 Art World ● 아트놈의 작품세계는 크게 자기복제술 위주의 캐릭터 드로잉 시리즈와 세밀한 작업을 요하는 노동집약적 채색시리즈로 나눌 수 있다. 전자가 창을 안으로 여는 자기본위의 작업이라면, 후자는 창을 밖으로 내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자신을 캐릭터화시킨 '아트놈_캐릭터'는 가난한 백수아저씨를 모티브로 닉네임이 활성화되던 2003년경부터 사용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작업을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절, 브랜드와 형식에의 고민은 '놈'이 주는 편안함으로까지 이어졌다. '강현하'라는 본명이 여자이름과 같았기 때문에 오히려 남성적 정체성에 관심을 기울인 탓이다. 말썽쟁이 강아지를 상징하는 '모타루'는 "뭣하러 그러니"라는 언어유희에서, '가지'는 어려웠던 시절부터 자신을 지지해준 토끼띠 와이프의 이미지를 가지와 결합하여 만든 캐릭터이다. ● 워홀이 이야기했던 복제적 시선과 퍼니즘의 내러티브를 근간으로, 아트놈의 아트팝은 팝아트 속에서 경험되는 시의적절한 직관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나에게 유머란 생존수단일수도 있고, 어린 시절부터 추구해온 사랑의 표현일 수도 있다. 5남매를 힘들게 키우셨던 어머님을 웃음 짓게 할 수 있다면…" 시종일관 보여주는 아트놈의 웃음코드는 지난 세기를 관통해온 진지한 자기성찰이자 일찍 철들 수밖에 없었던 어덜트베이비(Adult Baby)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아트놈_Bo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9

작가는 강렬한 시각적 모티브를 통해 서양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기법적으로는 한국 채색화가 추구하는 평면성을 고수한다. 디자이너로의 정체성과 한국화가로서의 행보가 더해져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만남 속에서 모든 것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본질가치(Essential value)'를 지향하는 것이다. 최근작들은 대상보다 배경이 먼저 보인다. 대부분의 미대생들이 주제 중심의 그림에 집착할 때, 학창시절의 아트놈은 거꾸로 보는 방식을 지향했다. 부분보다는 전체를 먼저 본다는 그는 타고난 천재기질을 가졌다. 남들이 봤을 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는가 하면, 신화화된 캐릭터나 슈프림의 패턴들을 텍스트와 결합하는 이질적인 실험들을 감행한다. 특히 고리타분한 전통이 아닌 한국적 요소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그려내는 이유는 서양작가가 아닌 한국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아트놈에게 아트란 세상과 가장 재밌게 대화하는 방식이자 온전한 자신으로 살게 해주는 행복한 매개체인 것이다. 오늘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작가의 임무라면, 지금 이 자리에 선 아트놈의 행보는 작품이 만들어진 오늘의 흔적이 아닐까.

아트놈_Twin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지름 100cm_2019

"나는 세상으로부터 한 발 짝 떨어져 있는 현실을 기록한다. 오늘을 외면하는 예술가는 천재소리는 들을지언정 오래갈 수 있는 동력은 탑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트 있는 유머로 세상과 자신을 균형감 있게 직시하고 싶다." - 아트놈 인터뷰 중에서 ■ 안현정

Vol.20191117e | 아트놈展 / ARTNOM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