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듯한 베일

김창영_박광선_박필교_윤상윤展   2019_1123 ▶︎ 2019_121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1123_토요일_05:00pm

기획 / 아트스페이스 휴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예술경영지원센터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노이드 178 ARTNOID 178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6길 8-5 B1 Tel. +82.(0)2.742.6135 www.facebook.com/artnoid178

아트스페이스 휴는 올해 10월 성북구에 개관한 아트노이드 178에서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 작가인 김창영, 박광선, 박필교, 윤상윤이 참여하는 『베일 듯한 베일』 전시를 기획한다. 『베일 듯한 베일』은 감추고 지움으로써 오히려 명확하게 드러나는 회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 아트스페이스 휴

김창영_Elysium_09_캔버스에 유채_97×194cm_2019
김창영_Secret Serenity_04,05,06_캔버스에 유채_116.5×91cm×3_2019

김창영의 「secret serenity」 시리즈 작업에서 작가는 대립과 조화라는 근원적인 원리를 이전보다 더 전면으로 부각시킨다. 언뜻 보면 거의 텅 빈 캔버스처럼 보이는 화면에서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붉은 색과 푸른색의 색면, 직선과 곡선에도 불구하고 오래되어 바랜듯한 빛의 느낌이 지배적이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모두 걷어낸 작가의 이번 작업들에서 오로지 기본적인 대립의 요소만이 남아 직선과 곡선, 그리고 색의 기본이 되는 빨강과 파랑만이 화면을 채운다. 그나마도 이전에 무엇인가를 형상했다는 것을 드러내던 이미지도 걷어내고 남겨놓은 최소의 색에서 선명함마저 덜어내면서 작가는 더 정적이고 절제된 화면을 관객 앞에 내놓는다. 무엇인가를 상징하는 단계를 넘어서 곡선과 직선, 색은 스스로를 순수하게 드러내고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순수하게 남은 대립된 요소들의 조화는 결국 작가가 보여주고자 한 모든 것이며 이는 더하면서 덜고 감추면서 드러내는 이중의 과정이며 가라앉는 융기이자 침묵하는 소란의 형상이다. ■ 김태은

박광선_2424_합판에 유채_40×40cm×24_2019
박광선_Tomorrow_캔버스에 유채_54×41cm×3_2019

박광선 작가의 작품 「2424」와 「Tomorrow」는 회화의 기본 토대와 개체의 역동적 사건성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을 담고 있다. 「2424」는 작가의 대학졸업 앨범에서 가져온 24장의 이미지들을 회화적으로 재구성하고,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동일한 크기의 합판 24장을 나란히 배치한 작품이다. 개체의 연속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운동감은 이들이 구성하는 한 시대의 가려진 역사성을 환기시킨다. 한때 그 모습을 보이기까지, 개체는 삶의 숫한 고비들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넘어 왔을 것이다. 얼굴에 드러난 표정과 시선, 미세하게 다른 입술의 모양, 이들 한 순간 포착된 개체의 모습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 햇빛과 공기와 꽃과 바람을 겪고, 슬픔과 기쁨과 노여움과 사랑을 느끼며, 무릇 존재의 일렁임 속에서 '살아있음'의 사건 한 복판에 놓여 있었다는 것. 거부할 수 없는 살아있음의 힘이 과거의 어둠을 찢고 나와 무언가가 새롭게 시작될 빈 공간 앞에 선다. ■ 임지연

박필교_강림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19
박필교_천사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9

박필교의 누드화는 일종의 예술이 지닌 품격 또는 존재론적 위상을 밑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을 통해 풍장의 전형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작가 자신의 누드화가 아니라 벌거벗었다는 인상이 느껴지도록 연출한다. 존 버거가 말했듯 미술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누드화는 사실 벌거벗은 그림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의식과 관념, 시각적 관습의 옷을 입은 시선으로 벗은 신체를 본다.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의상화이다. 근대 이전의 '누드'가 신 또는 영웅과 같은 특별한 존재에게 입혀진 의상이라는 관념은 박필교 작가의 누드화도 일종의 작가의 의식과 시각적 관습으로 작가 자신의 자아에 '벌거벗음'이라는 옷을 입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작가는 유머와 풍자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벗은 신체는 거꾸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자신이 우리 시대의 우월한 이데올로기나 우상 또는 관념적인 무언가를 쓴 채 보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다. ■ 김노암

윤상윤_In The Spotlight_나무패널에 유채_21×30cm_2019
윤상윤_The Midnight Duel_나무패널에 유채l_21×30cm_2019

윤상윤의 작품 「In the Spotlight」, 「The Keeper of the Keys」, 「The Midnight Duel」은 우리로 하여금 짐짓 진지하게 상상하게 한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보았을 장면들을 떠올리다가 스스로 깨닫는다. 이런 이야기는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미소를 짓고 있음을. 우리는 내색하지는 않지만, 항상 이러한 존재의 귀환을 꿈꾼다. 그것이 도래할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 작품의 장면들처럼 스펙터클하고 신나는 순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것은 자신의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던 그 알 수 없는 무엇과 마주하는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다시 그림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딘지 모르게 공허하다. 왜일까. 히어로들의 눈이 신경 쓰인다. 그들의 텅 빈 듯 보이는 눈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 박겸숙

Vol.20191123e | 베일 듯한 베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