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같이 나는 보았다

허정은展 / HEOJUNGEUN / 許貞殷 / sculpture   2019_1126 ▶︎ 2019_1209

허정은_이와같이 나는 보았다Ⅱ_무명천에 바느질_가변크기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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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19_1130_토요일_06:00pm

수유너머104-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 기획공모展

후원 / 네오룩_포토룩_수유너머104

관람시간 / 11:00am~09:00pm

복합공간 소네마리 SONEMARI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15 1층 수유너머104 Tel. 070.8270.0910 www.nomadist.org/s104

응시(凝視)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바라보는 것, 대상을 바로 향하여 보는 동안 나의 시선과 대상의 마주침이 발생한다. 바라봄, 그것은 대상에 대한 타자의 시선과 대상의 바라봄과의 만남이다. 욕망의 응시로서 나의 시선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나의 시선에는 이미 타자의 욕망이 내재한다. 『이와같이 나는 보았다』는 조각을 하는 허정은 작가의 개인전이다. 그의 이번 전시 제목은 그의 시선을 상상하게 한다.

허정은_이와같이 나는 보았다1_무명천에 바느질_가변설치_2019
허정은_붉은 얼굴_실크에 채색, 바느질_47×36×3cm_2019
허정은_이와같이 나는 보았다Ⅰ_무명천에 바느질_가변크기_2019 허정은_붉은 얼굴_실크에 채색, 바느질_47×36×3cm_2019
허정은_People tree_무명천에 채색, 바느질_47×36×3cm_2019 허정은_black bile_무명천에 채색, 바느질_14×29×20cm_2019
허정은_Human-cells_실크에 채색_30×30cm×2_2019

사람과 사람의 몸을 모티브로 바느질 작업을 하는 그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섬유조각(Fabric Sculpture)으로 세계를 만든다. 그가 선택한 무명천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평범한 재료다. "배냇저고리부터 수의까지"로 상징될 수 있을 만큼의 일상성이 짙게 배어있기도 하다. 그가 다루는 인체는 모든 인간이 태어난 순간부터 짊어지고 온 삶의 조건이다. 그렇기에 인체는 인간의 보편성이 깊게 묻혀 있다. 이것이 세계가 가진 규정성대로 해석한 "무명천"과 "인체"라는 대상이다. 하지만 작가의 손을 거쳐 인체로 바느질된 무명천은 이러한 규정성에 의문을 던진다. 그의 바느질 작업은 한 땀 한 땀의 흔적을 남긴다. 신중하고 성실한 노동은 작가가 포착한 존재에 대한 시선이다. 실이 당겨진 힘의 강도에 따라 곳곳에 주름이 생긴다. 이 매끄럽지 않은 공간 속에서 무명천은 인체의 형상으로 표현된 입체가 된다. 그의 작품을 감싸 안는 대기는 무명천을 더 이상 "무명천이라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든다. ●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그리고 예술가는 라캉의 이 테제를 뒤집는 자이다. 그는 대상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대상을 보지 않는다.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대상을 세계-내-존재로서 의미를 벗어나게 만들고 존재자를 존재로 해방시키고 만다. 허정은 작가의 시선은 우리의 시선을 존재의 세계로 끌어들여 버리고 만다. ■ 송재림

Vol.20191126i | 허정은展 / HEOJUNGEUN / 許貞殷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