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임성展 / HAIMSUNG / 河林成 / painting   2019_1127 ▶︎ 2019_1201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2-봄_에칭_120×80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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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성 홈페이지_imha.wo.to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사업은 인천광역시, (재)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협력형 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합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중문화관 INCHEON KOREAN-CHINESE CULTURAL CENTER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238(항동1가 1-2번지) 인천화교박물관 Tel. +82.(0)32.760.7860 www.hanjung.go.kr

'사계(四季), 그리고 봄' 연작을 시작하며...1. 4계절을 통한 삶의 여정 최근 작품의 주요 소재는 4계절이다. 새싹이 돋는 봄이 오면 싱그러운 여름이 오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오면 어느덧 스산한 겨울이 오고... 그리고 다시 향긋한 봄이 온다.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중추조직인 해마가 서서히 퇴화하는 장년 이후 세월이 가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어릴 때 친형과의 이별부터 제작년 평생 고마웠던 아버지의 소천(召天), 그 세대 분들의 사라짐에 대한 소식들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서서히 기억 속의 인물들로 남겨지는, 혹은 역사의 뒤안길로 다가서는 이들을 보며, 언제부터인가 '죽음'이라는 것은 내 주변에서 맴도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 ● - 약 이십여 년 전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직 때묻지 않은 어린 동자승이 살생의 업을 시작하는 봄의 소년기부터 사랑에 눈뜨고 집착을 알게 되는 여름의 청년기, 살인자가 되어 도피하는 가을의 중년기를 거쳐 무의미를 느끼며 내면의 평화를 구하는 겨울의 노년기에 이르고, 또 다시 다른 동자승이 장난을 치는 봄이 오기까지... 파란 만장한 인생의 굴곡이 주산지라는 신비로운 호수 위 암자에서 아름다운 사계를 배경으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담겼던 영화에 매료된 바 있다. - ● 젊은 날의 열정, 패기, 가능성에 대한 확신은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체감하고 있고, 내 스스로가 거대한 파도 위에서 하나의 미미한 물방울임을, 한계가 명확한 작은 움직임에 지나지 않음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각 개인들이 인지하고 있는 세계, 모든 인류가 축척한 거대한 앎의 바벨탑은 기껏 그들 오관을 통해 습득되는 현상들과 부단한 지적활동을 통해 축척된 제한된 결과물일 뿐이고, 궁극적으로 작은 먼지와 같이 보잘것 없는 미물일 수 있다. 이미 인생의 절반을 넘어 버린 요즘, 기쁨, 슬픔, 결핍, 미움, 욕구 등은 각자의 마음 속에서 인간이기에 순간적으로 집착하는 것들일 뿐 짧은 인생사에서는 소소한 무의미함일 수 있음을 느끼고 있다. 대부분의 범인들은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가 이르렀던 '사회 속에서 결핍을 채우기 위해 맹목적 의지를 가진 이', 그리고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가 논의했던 '세계 내에서 적응하기 위해 부득이한 습관을 수용하고 끊임없이 활동하며, 구조화되고자 하는 일개 세계-에로-존재(être-au-monde)'들일 뿐이다. 이렇듯 각 사람들, 소우주들은 계절이 지나듯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활동하며, 서서히 소멸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 따라서 이번 작품의 주제는 '소소한 사람들의 삶', '소멸 혹은 자연을 향해 나아 가는 인생의 흐름'을 4계절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다. 「봄」이 주제인 작품에서는 인생을 4계절로 비유한다면 봄에 해당하는 소년, 소녀의 이목구비와 개나리, 진달래, 벚꽃, 제비꽃, 토끼, 매, 개구리 등 주로 봄에 나오는 동,식물로, 「여름」에서는 청년의 눈, 코와 보리, 모란, 싸리, 수박, 장마, 창포, 파파야, 여름 별자리의 모습을, 「가을」에서는 장년의 눈, 입과 포도, 오크통, 낙엽, 감, 배, 코스모스꽃, 베고니아꽃 등 가을에 수확하거나 주로 볼 수 있는 개체들로, 「사계, 그리고 봄 01」에서는 소년, 청년, 장년, 노년의 얼굴이 함께 어우러지게 하여 위의 주제를 나타내었다. 식물 등의 소재들은 경탄스러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환기시키기도 하지만, 주로 인생의 신비롭고 애틋한 흐름을 드러내기 위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요근래 작품들은 인간 삶의 여정이 4계절에 투영되어 한 폭의 파노라마처럼 표현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장 평범하지만 영원히 풀지 못하는 범인들의 주제인 '삶과 죽음, 인생의 흐름'을 미흡하게나마 본인의 시각으로 펼쳐 보이고자 한다.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03-여름_유화, 앱_116×91cm_2019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 04-가을_C 프린트_116×91cm_2019
하임성_앱 내 동영상2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 01_콜라그래피_110×80cm_2019

2. 평면 : 미시적인 이미지들의 중첩과 거시적인 형상 유추, 연기론의 일부 표출 ● 평면작품에서는 '다양한 이미지들의 조합과 거시적인 형상 도출'이라는 본인이 그동안 주로 활용했던 표현방법을 구사하였다. 「사계, 그리고 봄 02-봄」의 경우 가까이에서 보면 꽃, 눈, 코, 로봇, 돌, 구름, 초원, 양떼, 나사, 텍스트 등 많은 개체들이지만, 멀리에서 보면 어린 아이의 얼굴로 보이도록 하였다. 눈과 입, 코는 사실적인 묘사를 했지만, 귀, 얼굴의 모양 등은 다른 이미지들의 형상변화로 자연스럽게 인지적으로 유추되도록 하였다. 특히 사계를 테마로 인생을 표현하는 방법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뿐 아니라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의 작품 「사계」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사계」는 청년에서, 중년 그리고 장년과 노년이라는 인간의 단계를 사계절의 풍부한 꽃과 과일들이 사람의 옆얼굴로 승화되도록 표현되어 있다. 근접한 거리에서 보면 묘사력이 출중한 정물이지만, 거리를 두고 보면 인물의 초상화로 변하는 것이다. 가까이에서 미시적으로 인지되는 이미지들과 멀리서 드러나는 형상의 이원화된 중첩적인 표현은 아르침볼도뿐 아니라 본인이 초기 작품부터 지금까지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 어차피 곰브리치(Ernst Gombrich)가 그의 저서 『예술과 환영』에서 실제 소를 아는 사람이 단순화된, 하지만 정확히 소와 닮지 않은 귀여운 이미지를 보고 진짜 소로 유추한다고 한 것처럼, 인간의 육안(肉眼)은 한계가 있고, 미술의 재현은 그것에 활용되는 재료의 특성상 똑같은 재현이 불가하기에 인식을 동원하여 특정 이미지를 파악하게 된다. 이와 같은 논리로, 사람 얼굴을 아는 일반인들이 얼굴의 일부 부분들과 그 외 형상과 유사한 다른 이미지들의 겹침으로 멀리에서 보면 거대한 하나의 얼굴로 인지되도록 한 것이다. ● 다만 아르침볼도 작품 내 이미지들은 정상적인 형상을 띤 특정 계절을 상징하는 식물들이고 이들이 모여 은유적으로 인물의 형상을 드러낸다면, 본인은 물성이 두드러지는 마띠에르와 사실감 있는 묘사, 식물과 인물, 대기 등 다소 연관 없는 개체들의 합성이 함께 어우러졌으니 일부 차이가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화면 구성은 아르침볼도의 영향을 받았지만, 모란, 싸리꽃, 수박 등 한국적인 상징 요소들 및 별자리, 대기의 모습까지 아우르는 등 소재의 폭을 더욱 확대한 것이다. ● 하지만 본 작품들에서 동,식물 등 다소 고루한 전통적인 소재들이 주로 활용되기에 여전히 아르침볼도의 작품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 작품들을 제작하며 원래 얼굴의 일부인 눈, 입 등을 의인화하거나 다른 사물로 대체시켜 은연히 표현하고자 했으나, 그와의 변별을 위해 화면이 다소 부조화스럽더라도 직접 묘사하였다. ● 따라서 동,식물 이외 본 주제를 부각할 수 있는 현대적인 소재로의 전환 및 채택, 화면을 보다 더 '신선하고 아방가르드적으로' 연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고민이다. 또한 많은 이미지들의 결합과 거시적인 전체 이미지 승화는 이전 「하얗고 검은 이반」 시리즈의 작품 주제처럼,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세계 내 모든 개체들은 서로의 인연, 관계에 의해서 상대적으로 성립된다'. 모든 사상(事象)은 항상 서로 관계되어 성립하기 때문에 불변적ㆍ고정적 실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동양 공(空) 사상의 중심인 연기론(緣起論)을(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3228a 참조) 일부 표출하고 있다.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 05-봄_실크스크린_60×40cm_2019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 05-여름_실크스크린_60×40cm_2019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 01-가을_콜라그래피_55×40cm_2019 하임성_사계, 그리고 봄 01-겨울_콜라그래피_55×40cm_2019

3. 평면 : 각 소재와 잠재적인 이미지의 결합, 작은 형상들 사이에서의 긴장감 – 프랜시스 베이컨 작품과의 비교 ● 본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은 일차적으로 많은 이미지들의 나열 을 인지하게 되지만, 서서히 거대 형상, 혹은 여타 이미지를 유추하게 된다. 다양한 이미지들의 제시에 의한 '낯섦'에서 서서히 얼굴형상을 인식하며 비교적 '익숙함'으로 변모하는 본인의 시각적 재현 방법은 '익숙함에서 낯섦'을 도모하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과는 반대되는 형식이다. 베이컨의 작품들은 일차적으로 구상이라는 시각적 유사성으로 사람, 의자 등 일상적 대상이 사실감 있게 표현되어 관객들은 익숙해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내부에 죽은 동물, 비틀어진 사물 등 기괴스럽고 생경한 형상이 포함되어 있어 이내 낯섦으로 바뀌게 된다. 이를 두고 들뢰즈(Gilles Deleuze)는 그의 저서 『감각의 논리』에서 유기적이라는 것은 질서가 잡혀 있고 고정적임을 말하는 것으로 모든 생물은 유기적으로 전체가 연결되어 있으나 베이컨의 작품 내 이미지들은 비유기적인 형상으로써 세포분열하기 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상태인 배아기의 '알'에 해당하는 '기관 없는 신체'를 드러낸다고 한 바 있다. ● 그는 일반인들이 직업, 성격, 취향 등이 고정되면 일정 기간 그 범주 내에서 살아가게 되지만, 항상 내면에는 그 답답한 테두리를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게 되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잠재적인 것에 대한 욕망은 내면에서 현실과 긴장상태를 이룬다고 하였다. 이러한 현실적인 것과 잠재적인 것 사이의 긴장감은 종신적, 심리적 갈등으로 일어나는 히스테리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따라서 베이컨은 이러한 히스테리를 신경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감각을 통해 그린 것이고 들뢰즈는 이것을 두고 '신체의 히스테리 형식'이라고 부르며, 그의 작품 내에서 비틀어지고 문질러진, 흩뿌리는 에너지의 신체로 표출되었다고 분석하였다.(https://blog.naver.com/pshjuly13/221634274709 참조) ● 베이컨이 사물에 변형을 가하여 새로운 형상을 창조하며 현실과 잠재적인 욕망 사이의 긴장을 신경에 작용하는 감각을 통해 '기관없는 신체'처럼 나타내었다면, 본인은 이미지를 그리던 중 순간적으로 떠오르거나 잠재적인 욕구로 유추되는 형상들을 덧붙이거나 자동기술법적 드로잉으로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 청량감 있는 하늘을 그리며 떠오르는 '여름'라는 텍스트를 병치하거나, 과일을 그리다가 순간적인 드로잉적 욕구에 따라 긴 형태의 마띠에르적 터치와 앵두를 그리거나, 꽃을 표현하다가 그것과 연관되는 비구상적 선을 그리는 식이다. 따라서 주제가 4계절이고 해당 소재들이 대부분 사용되었지만, 각각의 소재들 옆에 그것으로 본인의 뇌리 속에서 순간적으로 연상되거나 잠재되어 있던 이미지들, 주제와 연관되거나 혹은 다소 관계가 크지 않은 텍스트들이 함께 다양한 군상으로 산재되어 있다. 이들은 베이컨의 '기관없는 신체'처럼 비교적 명료한 형상으로 제시되지 않지만, 각각 또는 일정 부분 뭉쳐진 형태로 재조직되어 산재된 구상적 형상들, 승화된 몽환적인 형태 등 관객들에게 색다른 모양으로 연상되기도 한다. ● 이러한 미시적인 부분들은 상호 간의 비교와 대치를 통해 긴장감을 제공하는데, 베이컨의 작품이 주로 양가(兩價)적인 두 이미지의 겹침으로 긴장감을 제시한 것과 대비된다. 「사계 02-여름」에서 보면 '싱그러운 여름 – 젊은이'를 표현하기 위해 수박과 인물 이미지의 결합, 물방울과 형상을 알아보기 힘든 개체, 모란꽃과 보리의 나열, 쨍쨍 해가 빛나는 하늘과 폭풍우가 쏟아지는 우충충한 날씨, 그 가운데 떠 있는 'SKY, 夏'라는 텍스트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관객들은 묘한 감상에 젖게 된다. 즉 구상적 이미지와 비구상적 드로잉, 식물과 인물의 부분, 서로 관계없는 개체들의 병합, 구름과 로봇 등의 결합을 통해 기이하거나 야릇하고 낯선 감상을 제시하려고 하였다.(이러한 서로 연관되지 않는 소재들의 부딪침을 통해 시각적 충격을 주는 것에 대해 본인은 5회 개인전 서문에서 '데페이즈망 기법'의 일환이라고 논의한 바 있다.) 따라서 베이컨이 구상적인 주요 인물 형상과 그 내부에 알 수 없는 기관들과의 교배를 통해 긴장감을 제시했지만, 본인은 정상적으로 혹은 일부 변형된 이미지들의 연쇄적 배열과 결합을 통해 이 효과를 꾀하려 하였다. 다만 본인의 화면 구성에 대한 조형 감각과 표현력이 기대만큼 출중하지 못해 색다른 감정이 잇따르는 공감각의 유발까지 다소 여의치 않았다. ● 그러므로 베이컨의 작품이 거시적인 일상적 구상 이미지와 그것과 관계없는 비유기적인 형상의 중첩을 통해 잠재적인 상태, 욕망과 현실 사이를 신경에 작용하는 감각을 통해 비교적 명료하게 표현하였다면, 본인은 화면 내 작은 소재들에 대한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 욕망 등을 드로잉적 표현 및 여타 형상들로 표출하여 현실의 소재 이미지와 겹쳐 산재적으로 창출하였다. 더불어 베이컨이 익숙한 주요 형상과 낯선 내부 형상 사이에서 긴장감을 도모했다면, 본인은 각각의 소재들과 연관되어 익숙하거나 생경한 이미지들의 대립, 그리고 화면 내의 오묘한 조형적 질서로 긴장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하임성_진달래와 베고니아_C 프린트_60×40cm_2019 하임성_창포와 석류_C 프린트_60×40cm_2019
하임성_코스모스와 제비꽃_C 프린트_60×40cm_2019 하임성_매화와 파파야_C 프린트_60×40cm_2019

4. 디지털 사진 : 저작권 없는 이미지들의 채집과 인위적 조합에 따른 콜라주적 사진편집 ● '인생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각 계절을 상징하는 식물들에 이입'하는 시각은 디지털 사진 작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에 제작한 10호 내외의 디지털 사진 작품들에서 보듯 봄꽃인 진달래와 가을꽃인 베고니아의 결합, 여름 작물인 창포와 겨울에 나는 석류의 결합, 가을꽃인 코스모스와 봄꽃인 제비꽃의 결합, 겨울꽃인 매화와 여름 작물인 파파야의 결합 등 계절적으로 반대되는 식물들을 함께 어우러지게 하였다. 여름이 오면 가을이 오고, 이내 여름의 반대로 일컬어지는 겨울이 온다. 여름은 그 자체로 독립화되어 있지만, 영화의 내화면(內畫面)이 외화면(外畫面)(내화면(on-screen)은 영화에서 인물이나 장소, 소품 등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화면의 범위를 말한다. 외화면은 오몽이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할 때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프레임 내 형상을 연장시켜 비가시적인 공간을 상상하는데 이를 '외화면(off-screen) 영역'이라고 정의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자크 오몽, 『영화미학』, 이용주 옮김, 서울 : 동문선, 2004년, p32 참조.)이라는 보이지 않는 부분의 흐름을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이항대립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겨울을 내재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처럼 각 계절은 다른 계절과 리좀(Rhizome)처럼 '함께 얽혀져' 있는 것이기에, 디지털 사진에서 현재를 드러낼 수 있는 천연색의 계절 작물과 그것의 반대인 일부 흑백의 식물을 연결하여, 앞으로 다가올 시대 혹은 이전 시대와의 혼합, 윤회(輪廻)나 세월의 흐름, 이들이 하나의 범주 내에 존재하는 요소들임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 제작 공정적으로 일부 이미지는 본인이 직접 촬영한 원본을 활용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 pixabay.com 등 인터넷에서 저작권이 적용되지 않는, 소위 '떠도는' 이미지들을 채집하여 편집하였다. 전통적인 사진작품처럼 특정 장면에 대한 본인의 감상이나, 시각, 이데올로기를 바로 투여하거나, 혹은 후편집을 통해 조금 변형시키는 방법보다, 그림을 그리듯 전체화면을 구성 및 스케치한 후 수집한 편린들을 하나 하나 그 에스키스에 맞도록 조합하고, 또 포토샵 내에서 회화처럼 색상 및 명도를 일부 변환시킨 것이다. 즉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를 일반적인 물감처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만 활용한 것이다. 특히 하나의 작품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 수많은 이미지들을 인위적으로 조합했던 방법은 마치 지지판에 은입자를 바르고(밑그림), 야외에서 촬영한 30장의 사진을 6주간에 걸쳐 사진 한 장씩 원판 유리판에 옮겨 작품 하나를 제작했던 오스카 구스타프 레일렌더(Oscar Gustave Rejlnader)의 형식과 공정적으로 궤를 함께 하고 있다. ● 따라서 본인의 사진 작품에는 초기 사진에서 보이던 소재에 대한 피터 헨리 에머슨(Peter henry Enerson) 등의 자연주의적 시각, 혹은 외젠 앗제(Eugene Atget)와 같이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사진의 기록성을 부각하는 사실주의적 시각이 포함되었다고 보기 쉽지 않다. 더욱이 현장성과 촬영자의 감상을 혼합하며 미적 추구보다 삶의 진실을 표방했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등의 다큐멘터리 사진인 스트레이트 포토(Straight Photography)류(http://www.kocw.net/home/cview.do?cid=cb7dc8bb79cc1cf0&ar=link_nvrc 참조)와도 궤를 함께 하지 않는다. 굳이 유사한 양식을 꼽자면 회화작품처럼 '내용 구조가 함유된 스케치를 하고 이에 맞는 이미지들을 채집하여 콜라주하듯 조합'하며 화면구성을 하였기에, 표현의 목표를 미학적 감정적, 지적인 효과에 중점을 두어 그 감정을 사진에 끌어들였던, 혹은 전통 회화의 구성과 효과를 대부분 재매개하였던 헨리 피치 로빈슨(Henry Peach Robinson) 등의 초기 회화주의(Pictorialism) 사진과 비교적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사진의 독립적인 특성보다 현대회화 내 콜라주 작품을 제작하듯 주제에 맞는 다량의 이미지들을 조합하여 가시적 조형을 구성하였기에, 이를 본인은 '콜라주적 사진편집'이라고 칭하고자 한다. 다만 취합된 사진들 중 대부분을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등 비교적 쉽게 모았기에, 직접 촬영된 원본만이 사용된 공정과의 비교, 제작 태도에 대한 진정성 관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불특정적인 이미지들을 수거하여 본인의 시각대로 재구성하며 작품을 창출하는 과정'에 일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아서 단토(Arthur C. Danto)가 실재 브릴로 상자와 외형상 구별이 되지 않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을 두고 '사물에 해석이 가해지면 예술작품이 됨'을 논의하였다. 식별 불가능성(예술 개념을 위한 사유)을 두고 작품은 외형적 조건보다 그 의미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부연하면 단토의 예술철학의 핵심은 실재와 예술의 철학적 고찰로써 워홀의 브릴로 상자와 실재의 것, 두 대상의 차이는 '의미'의 유무 차이이고, 그렇기 때문에 비지각적인 것에 의해 구별될 수 밖에 없음을 이른 것이다.(앤디 워홀의 작품에는 '20세기 중후반 대량소비 사회의 투영' 등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실재 브릴로 상자는 그렇지 않음으로 여기에서 단토가 생각한 예술의 본질은 '① 무엇에 관한 것. 따라서 내용과 의미를 가짐 ② 그것의 의미를 구현한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1960년대 이후를 '역사 이후의 시대'로 구분하며 미술이 나가야 할 특정한 방향이나 미술사를 설명하는 거대 내러티브가 없다고 전망하였다. 장민한, 「아서 단토의 미술종말론과 그 근거로서 팝아트의 두 가지 함의」, 현대미술사연구, No.19, 2006년, p5 참조) 이러한 아서 단토의 논의대로 본인의 사진작품 공정에 의미부여를 한다면, 또는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처럼 작업과정에 의미를 둔다면, 작품 내 사용될 이미지들을 채집할 때 첨단기술의 총아인 컴퓨터 내에서 '본인의 조작 행위에 의해 떠도는 이미지가 수집'되는데, 이것은 본인 역시 몸에 수많은 디지털 기기를 두르고 광활한 디지털의 바다 내 산재되어 있는 편린 사이에서 유영하며 '진실 혹은 진실을 표방한 가상' 등의 세계를 파악하는 현대 디지털 유목민들 중 하나이기에,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내려받는 작업과정 자체가 '정보의 보고인 디지털 세계 내에서 탐색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일부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현대 작가들이 작품의 소재 혹은 사용되는 이미지들을 인터넷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본인의 사진 작품은 간단한 스케치만 물리적으로 할 뿐 대부분의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수집하고 또 포토샵이라는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전적으로 실행되기에 위와 같은 점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하임성展_한중문화관_2019

5. 앱아트(휴대폰을 활용하는 미술작품에 대해 일반적으로 '모바일아트'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아트'의 정의에 대해 학계에서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고 최근 모바일아트는 대부분 앱을 활용하고 있으며, 또 서구에서는 '모빌(mobile)'이라는 호칭이 '움직임이 있는 미술'이라는 의미로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키네틱아트(Kinetic Art)와 유사어로 인지되고 있어 서구적 관점에서 키네틱아트와 일부 혼동할 수 있는 '모바일아트' 라는 용어 대신 '앱아트(App art)'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하임성, 「현대 앱아트의 표현 유형 분류 – 앱의 활용에 의한 결과물을 중심으로」. 기초조형학 연구 Vol20 No6, 2019년, pp591-592) : 앱을 통한 비디오 콘텐츠의 발현과 현대 앱아트의 외연 확장 ● 『사계 03-여름』 작품에서는 새로 제작한 '4SA - four seasons and' 앱을 통해 여름과 대립적인 겨울 주제의 동영상을 분출시켰다. 이미 2007년 이후 대중적인 스마트폰인 아이폰(iPhone)이 애플(Apple)사에서 2007년 출시된 이후, 앱스토어(App store), 안드로이드 마켓(Android market)이 등장하였고 앱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앱아트의 범위도 함께 확대되었다. 초기 모바일아트는 2000년 전시 장벽에 50개의 이동전화기를 설치하고 관람자가 한 전화기에 전화를 걸면 전화들이 서로에게 전화를 걸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면 벨소리들이 점점 복잡한 음악을 만들어 내는 작품인 앨리슨 크랙해드(Alison Craighead)와 존 톰슨(Jon Thompson)의 작품 『Telephony』처럼 자체적인 특성상 소통을 매개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2010년대 이후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작품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증가하였다. ● 현대 앱아트의 표현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발표된 작품들 중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형식은 약 70%를 차지하고 있었고, 이외에 작품 『트위터 오페라(Twitter Opera)』 등과 같이 과정미술과 초기 모바일아트처럼 '디지털 기기, 타인, 혹은 불특정 다수들과의 상호과정이 프로젝트, 작품으로 승화'되거나,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처럼 '앱을 활용하여 평면 이미지의 제작, 혹은 동영상 콘텐츠를 전달하는 창구'로 사용하거나, 마지막으로 타미코 티엘(Tamiko Thiel)의 작품 『Shadow of Absence: Public Void』처럼 '앱을 통해 타 작품과 연결시키는' 작품 갤러리 형식 등이 있다. ● 이중 양적으로 가장 많은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것은 현대 디지털아트 가운데 앱아트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드러나는 표현 유형이고 미니멀리즘 미술, 대지미술, 디지털아트 장르들과 일부 속성을 함께 하고 있지만, 현실과 가상세계의 중첩, 전시공간의 확장, 새 미적 감응 등 기존 장르에서 찾기 힘든 많은 혁신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하임성의 앞의 논문, pp591-598) 이 네 가지 유형 중 본인이 추구하는 앱아트 표현 방식은 작가가 제작한 고정적인 콘텐츠를 전달하기에 '앱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전달하는 창구' 범주 내에 포함되고, 2009년 이후 발표된 앱아트 중 이 경우는 7.5%밖에 되지 않는다.(본인은 「현대 앱아트의 표현 유형 분류 – 앱의 활용에 의한 결과물을 중심으로」라는 소논문에서 현대 앱아트 작품 106개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고, 이 경우는 전체 수집 사례 중 8건밖에 없었다.) 이 방식이 현대 앱아트의 주요 형식인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동영상 콘텐츠, 비디오아트를 모바일을 통해 전달하여 '앱을 통한 평면미술과 비디오아트의 통합, 알레고리적 의미 전달' 등을 도모하고 있다.(앱을 통한 평면미술과 비디오아트의 결합의 의의에 대해서는 지난 13회부터 17회 개인전 서문에서 명확하게 규정지은 바가 있다.) ● 비록 이번 개인전에서 여름 주제의 평면작품을 스캔하면 겨울 주제의 영상이 나오도록 제작했지만, 내년부터 제작될 평면작품인 가을 주제를 스캔하면 겨울 주제의 동영상이, 평면작품인 겨울 주제를 스캔하면 봄 주제의 동영상이, 평면작품인 봄 주제를 스캔하면 여름 주제의 동영상이 나오도록 변경할 것이다. 그럼으로 본인의 작품 주제인 '삶과 죽음, 시간의 흐름, 윤회 또는 연기론적 시각' 등을 평면과 영상의 합성을 통해 표현할 것이다. ● 물론 아서 단토 이후 현대 미술에서 예술의 경계 문제가 더 이상 표현이 아닌 철학의 부분으로 옮겨갔고, 본 글처럼 평면미술과 앱의 결합에 대한 조명이 매체 자체의 특성을 부각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지나간 모더니즘적 시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 작품이 증강현실의 구현이라는 현대 앱아트의 주류에서 벗어나 있고, 기술적으로는 타 작품들보다 월등하다고 보기 쉽지 않지만, '앱을 통한 동영상 콘텐츠 전달'이라는 형식의 제시로 아직 미지의 세계인 현대 앱아트 범주의 폭을 확대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노트에서) ■ 하임성

참고문헌 자크 오몽, 『영화미학』, 이용주 옮김, 서울:동문선, 2004년 질 들뢰즈, 『감각의 논리』, 하태환 옮김, 민음사, 2008년 장민한, 「아서 단토의 미술종말론과 그 근거로서 팝아트의 두 가지 함의」, 현대미술사연구 No.19, 2006년 하임성, 「단채널 비디오아트 내 쇼트의 조합 효과 연구」, 예술과 미디어 Vol18 No1. 2019년 하임성, 「현대 앱아트의 표현 유형 분류 – 앱의 활용에 의한 결과물을 중심으로」, 기초조형학 연구 Vol20 No6, 2019년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74443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3228a http://www.kocw.net/home/cview.do?cid=cb7dc8bb79cc1cf0&ar=link_nvrc https://blog.naver.com/pshjuly13/221634274709 https://blog.naver.com/youkissbox/221475278574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shjuly13&logNo=221634274709

Vol.20191126j | 하임성展 / HAIMSUNG / 河林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