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다 Pla-cing

송진수展 / SONGJINSU / 宋鎭洙 / painting.installation   2019_1219 ▶︎ 2020_0119 / 월요일 휴관

송진수_A stretching cat_스테인리스 스틸_55×65×20cm_2019 송진수_Schnauser_캔버스에 유채_90.5×72.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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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1219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소 SPACE SO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37(서교동) Tel. +82.(0)2.322.0064 www.spaceso.kr

스페이스 소는 12월 19일부터 1월 19일까지 한 달간 송진수 개인전 『놓다 (Plac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진수 작가의 입체 작품과 더불어 처음 선보이는 회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어진 전체로서 ● 전시장에 철사로 그려진 오브제들. 그리고 유화작품이 놓여있다. 서로 다른 두 매체인 캔버스와 철사가 낯선 공간에서 하나를 이룬다. 벽과 캔버스, 천장, 바닥에 놓인 철사 작품과 회화 작품은 한 공간안에서 서로 균형을 맞춰가며 그 자체를 전체로 보게 해준다. 관객은 작가가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한 전시장에 들어와 작가가 관찰한 것을 함께 감상한다. 선으로 면을 만들고 면은 덩어리 된 형태가 된다. 작가는 공간을 종이로, 구부리고 용접하는 것을 그리는 행위로, 자르거나 버리는 것은 지우는 것으로 여긴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염두에 두며 공간 위에 작업을 이어간다. 작품은 선으로 만들어지고 그 선들은 연결되어 덩어리 된 형태를 유지한다. 하나가 엇나가면 작품은 서 있을 수 없다. 작품의 부분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때 그것은 전체를 이룰 수 있다. 작품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전체와 조화를 만들어 낸다. 작품에서 불필요한 선이나 작품에 속하게 되는 선은 없다. 작품 안에서 자유롭게 이어진 선은 아름답다.

송진수_놓다 Pla-cing展_스페이스 소_2019

캔버스의 배경은 꾸밈없이 하얗다. 하얀 전시장에 놓인 그림은 전시장과 캔버스가 마치 하나인 것처럼 보인다. 전시장의 연장선에 그림이 인 것처럼, 원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비어 있는 부분이 전시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캔버스 배경과는 대조적으로 구체적으로 묘사된 강아지와 고양이의 모습은 단단하다. 그 시선은 한동안 작품에 머무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전시장과 캔버스 사이의 간격 그리고 작품과 관객 사이의 거리감은 줄어들고 작품 속에 혹은 전시장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관객은 작품을 따라 거닐며 앉아서 작품을 보기도 하고 고개를 들어 작품을 보기도 한다. 여러 몸짓으로 작품을 보며 다양한 전체로서 감상한다.

송진수_A cat on a cushion_스테인리스 스틸, 스틸_19×52×52cm_2019

검은 철사는 부드러운 살결처럼 ● 신부가 들고 있는 붉고 부드러운 꽃은 함께 철사 속에 스며든다. 검은 철사를 뒤로하고 따스한 햇볕에 털빛이 반짝이는 고양이를 떠올린다. 작가는 철이 세월의 흔적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철사의 단단함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풀어준다. 작가가 선택한 장면과 시점에 우연적으로 발생하는 철사의 구조가 덧붙여진다. 작가는 작업하기 이전에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비어 있는 철사의 구조에서 혹은 사물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서 우리는 그것으로 하여금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송진수_A bride_스테인리스 스틸_107×72×94cm_2019
송진수_A bride_스테인리스 스틸_107×72×94cm_2019_부분

「신부」의 치맛단과 얼굴 부분에서 철사의 간격으로 만들어진 대비는 신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끔 한다. 우리와 엇비슷한 크기를 가진 작품과 눈높이를 맞춘다. 작가는 철사의 선으로 신부를 완성하였고 선의 굴곡과 굴곡이 만들어낸 층이 그려낸 형태는 마치 연필 선처럼 쌓아 올린 듯한 느낌을 준다. 선으로 묘사된 신부의 얼굴에서 섬세하진 않지만 어렴풋하게 처리된 신부의 시선은 관객에게 신부가 가진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얇은 철사이지만 그것이 구조가 되어 서 있는 신부에게서 부피감을 느낄 수 있다. 관객은 조형적 요소들 사이에서 철사로 만든 이미지와 자신이 가진 신부의 이미지를 빗대어 생각해본다.

송진수_A rose_캔버스에 유채_53×72.5cm_2019 송진수_A rose_스틸_8×43×12cm_2012
송진수_Self-portrait_캔버스에 유채_72.5×53cm_2019 송진수_A framed portrait_스틸_77×61×6cm_2014

한 곳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 ● 작가는 자신의 눈을 사로잡은 이미지와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을 그리고 만든다. 그런 이미지는 대부분 작가와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작가가 키웠던 강아지, 자신, 자주 보던 고양이. 그리고 작가는 그것을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에 가깝게 만든다. 작가는 자신 주변에 있는 것에 관심을 두며, 그것이 어떻게 본연에 가깝게 표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그것다운 것이 무언인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을 공간 위에 나타낸다. 공간의 범위는 작가가 선택할 수도 감상자가 선택할 수도 있다. 전시장 전체가 혹은 작품 자체가 공간이 될 수 있고, 작품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하는 곳이 그 공간의 범위에 속할 수도 있다.

송진수_놓다 Pla-cing展_스페이스 소_2019
송진수_놓다 Pla-cing展_스페이스 소_2019

이번 전시는 캔버스 작품과 철사 작품을 통해 평면성과 입체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한 공간 안에서 두 개의 성질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주목한다. 또한, 유화의 물성과 철사가 갖는 물성을 서로 비교해보며 살펴볼 수 있다. 두 매체를 통해 주변의 것이 어떻게 아름답게 보여지는지, 작가가 주목하는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지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 박주희

Vol.20191218i | 송진수展 / SONGJINSU / 宋鎭洙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