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운 – 전설의 탱크 쇼

2019_1221 ▶︎ 2020_0103

초대일시 / 2019_1221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민경_김선혁_김지희_두민 보라리_신창용_박진희_박이도 손문일_이태수_정지필_최재혁_황지현

주최 / 스페이스바_10AAA

관람시간 / 11:00am~05:00pm

스페이스바 SpaceBA 서울 종로구 장사동 112-15번지 세운상가 가동 메이커스큐브 2층 서201 Tel. 070.8822.2701 www.spaceba.org

'힙'이라는 얇은 단어로 통용되기에 을지로는 단순히 정의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을지로'라는 이름에서 풍겨오는 육중한 시간의 더께는 거대한 서울 중심부에 흐르는 도심 경공업지대의 생태계와 더불어 문화적 생태계를 함의하기도 한다. 한 때는 난민촌이었고, 그리하여 작은 공간에 터전을 잡고 세월의 풍파를 정면으로 버텨 온 상인들의 맥이 현재까지 오랜 골목의 터주대감이 되어 손님을 맞는 곳이다. ● 고단한 하루를 위무하는 생맥주와 노포는 여전히 커피 한 잔 값으로 즐길 수 있고, 각종 인쇄물과 작은 제조품들을 실은 수레는 부단히 낡은 간판 사이를 오고 가며 모세혈관처럼 뻗어있는 경공업의 흐름을 여실히 드러낸다. 최근에는 그 낡은 골목 곳곳에 금주령 시대의 스피크이지바를 연상케 하는 비밀스러운 바와 레스토랑 등이 새로운 문화로 침투해 화제가 되었다. 도심 공장의 굉음과 카페 음악이 뒤얽혀 공존하고, 낡음은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재조명되며, 낙후한 건물의 불편 또한 새로움으로 소비된다.

김민경_Camouflaged selves_46×61×7cm_2019
김선혁_Portrait-4_도금 스테인리스 스틸_36×9×7.5cm_2019
김지희_Sealed smi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0×30cm_2019
두민_The boundary of Fantasy_캔버스에 유채_60.6×40.9cm_2019
보라리_작은성 3_폴리에스테르, 와이어_가변설치_2019

그중 종로와 을지로, 청계천을 관통하는 세운상가는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로 70년대 맹위를 떨친 이후 침체 된 공간이다. 2014년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해 '다시 세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청계 상가와 대림 상가 사이 젊은이들의 창업 공간인 메이커스 큐브가 들어섰다. 세운 상가에 빼곡하게 자리를 지키는 경공업의 장인들 사이 작은 카페와 창업 큐브들은 시대를 잇는 가교가 되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낸다. ● '메이커'로 불리는 장인들은 여전히 무언가를 만든다. 많은 미대생들이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어려울 때 소위 '을지로 박사님'으로 통용되던 메이커를 찾았고, 이들은 원부자재를 용이하게 유통하며 유기적인 생태계를 이루는 가운데 수 많은 발명품들을 제조했다.

신창용_kim and kanye_패널, 종이에 과슈_10×10cm_2019
박진희_Bedpillow_아크릴, 베개, 와이어매쉬_80×50cm_2019
박이도_꿈의 수첩_종이에 잉크_29×21cm_2010
손문일_Relationship 24 s_acrylic on fabric over aluminum panne_118×33.5cm

수 십년 간 협소한 공간을 밀도 있게 쓰며 오직 무언가에 몰두해온 장인들의 노역이 혈류처럼 흐르는 지역, 그렇기에 이곳에는 '을지로에서는 탱크도 만든다'는 말이 유래하였을 것이다. 탱크는 단순히 어떠한 기술력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장인들의 미욱한 성심이 만들어 낸 전설이다. 본 전시는 을지로의 이 전설의 탱크에서 착안한 전시다. 현대미술의 수 많은 담론들 가운데 자신의 공간에서 꾸준한 노동의 결과물을 보여 온 3-40대 작가들(김민경 김선혁 김지희 두민 보라리 신창용 박진희 박이도 손문일 이태수 정지필 최재혁 황지현)은 세운상가라는 공간적 특수성에 맞물려 메이커스 큐브 스페이스바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붓으로 그리고, 용접하고, 뜨개질을 하거나 꾸준한 조형적인 실험을 통한 결과물을 제작하는 젊은 작가들은 을지로의 메이커처럼 전설의 탱크를 만들어간다. ● '공존'과 '연결'을 유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아티스트 토크에서 벗어나 참여자와 작가가 같은 시선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작가와 함께 손편지를 쓰거나 직접 작품을 만들고, 작품의 모델이 되고, 고민을 그림으로 옮기고, 라면을 먹으며 사적인 이야기들이 오가는 아날로그적인 시간들은 과거와 현재가 살을 맞댄 공간 속에 존재하는 소통의 가치에 무게를 두었다.

이태수_H-beam_혼합재료_65×90×60cm_2019
정지필_이순신 장군 0030_피그먼트 프린트, 유리액자_103×103×4cm_2015
최재혁_Still life#53_캔버스에 유채_30×60cm_2018
황지현_Listen to Me_캔버스에 과슈, 아크릴채색_40×40cm_2019

발전이 곧 파괴가 되는 시대에 세운상가에는 오래된 물건들을 수리해주는 메이커 큐브가 있다. 아이티의 발전과 함께 쓸모없는 것이 되어 AS센터에 의뢰하면 새로 사는 것이 낫다는 대답을 받는 물건들이다. 새로 사는 것이 나은 물건을 굳이 고쳐 쓰려는 사람들이 수리를 의뢰하고, 버리는 것이 나은 시대에 세운상가 아날로그 기술자들은 물건을 수리한다. ● 그렇게 여전히 무언가를 수리하고 만드는 장인들에게 세운상가는 오랜 삶의 터전이고, 누군가에게는 지난 시간을 잊지 않는 낡은 추억의 모퉁이고, 터를 잡은 젊은 상인들에게는 창업의 희망이며, 그 좁은 희망의 공간에 바투 앉은 사람들에게는 지나간 것을 지우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을 체득하는 공간이다. ● 세대간의 하이브리드가 이루어지는 세운상가에서 발견한 묵묵한 가치가 『전설의 탱크 쇼』 전시 작품들과 어우러져 특별한 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지희

부대행사 - 12/28 pm3:00 - 4:00 김민경 작가 「아티스틱 헤어살롱」 정지필 작가 「더 뜨거운 태양」 - 12/28 pm5:00 - 6:00 김지희 작가 「영국에서 온 행운의 편지」 - 12/28 pm6:00 - 7:30 신창용, 황지현 작가 「고민을 함께해요」 - 12/28 pm8:00-9:30 두민, 손문일, 이태수 작가 「라면먹고갈래요?」 - 12/28 pm9:30-10:30 보라리, 박진희 작가 「29금 빨간 밤」

Vol.20191221d | 다시 세운 – 전설의 탱크 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