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 I'm fine, as long as you are OK

이원호展 / LEEWONHO / 李杬浩 / sound.installation   2019_1220 ▶︎ 2020_0210 / 주말 휴관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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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홈페이지_www.wonholee.ne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 휴관

카이스트_리서치 앤 아트 KAIST_Research & Art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85 KAIST 경영대학 SUPEX 경영관 2층 Tel. +82.(0)2.958.3224 www.facebook.com/KAIST-Research-Art-Gallery

이번 전시 『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는 작가 이원호의 개인전으로, 전시 공간 전체를 다채널 사운드 아트로 채운다. 전시와 동명의 작품인 이 사운드 아트 작업은 '나가주세요', '그렇게 하세요', '괜찮아요', 그리고 '알았어요', 이렇게 총 네 가지 종류의 멘트로 구성된다. 카이스트 전시 공간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네 개의 'ㄱ'자 공간마다 하나의 멘트가 흘러나온다. 이 멘트들은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데, 각기 다른 억양과 음조, 어미로 변형되면서 관람자들로 하여금 매순간 다른 상황들을 경험하게 한다. 관람자들이 갖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경험들은 그 소리와의 대면을 서로 다르게 느끼거나 인식하도록 이끈다.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이 새로운 작업은 '나가주세요'라는 멘트를 모티프로 시작된 작품 「Blue to Blue」(2019)와 아르코미술관에서 서보였던 사운드 퍼포먼스 「나가주세요」(2016)와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나가주세요'라는 멘트는 이동상인들이 물건을 판매하고자 들어선 지하철이나 영업장에서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소리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강력하고 단단한 선 안으로의 진입을 거부하고 차단하는 멘트에서 우리는 견고한 체제가 그어놓은 선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신작 「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는 반어적인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마치 타인을 배려하는 것과 같은 개인의 태도와 공적 제스처, 사회적 제도는 사실은 그어진 선 안의 주체, 즉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누군가를 배제한 '우리'를 위한 것임을, 그리고 지배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긍정으로도 부정으로도 들릴 수 있는 네 개의 멘트들은 모두 결국은 '너와 상관없이 나는 괜찮아야 해'라고 말하고 있다.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이러한 해석을 한층 돕고 있으면서도 또 다른 층위의 생각을 유도하는 것은, 멘트들의 약간의 변조들 사이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완전히 이질적인 말들이다. 예를 들어, '그렇게 하세요', '그렇게 해', '그렇게 하라니깐', '그래도 돼요', '그러지 마세요', '그럼 안돼요', '그럼 되겠어요?', '그렇게 하세요' 가 이어지는데, 여기서 '그러지 마세요'와 같은 부정의 멘트들은 발화자의 심적 갈등의 요소가 표출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원래의 네 개의 멘트들 중 강한 지시성을 나타내는 '나가주세요'를 제외하고는 수용과 거부의 상반된 입장을 계속적으로 넘나들고 있는데, 부정의 멘트는 주체의 갈등이 폭발하는 지점에서 생겨난다 할 수 있다.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이원호의 작업들은 우리가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또는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인지하게 한다. 그러한 작가의 의도 하에, 일차적으로는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사회의 여러 모습들을 수집하고 채취한다. 그 모습들에는 자본주의, 그리고 수정자본주의의 한계를 해결하려 했던 신자유주의로 인해 더 급격하게 드러나게 된 불황, 실업, 소득 불균형과 같은 문제들이 내재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채집된 풍경들을 그대로 배열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문법과 규칙을 적용하여 재구성하고 그것을 우리 앞에 무심하게 던져 놓는다. 마치 시장경제에 따라 움직이는 우리 사회의 여러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것들이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 일상의 모습처럼, 작가의 의도를 강력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그것들을 풀어 놓는다. 이번 전시 작품인 「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 역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을 채집하고 배우의 목소리를 빌려 가공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발화들은 Supex 홀의 커다란 열린 공간 속에서 뒤섞이면서 복잡한 의미들로 확장되어 떠다닌다. 오케스트라처럼 때로는 네 개의 멘트들이 조용하게 중첩되고 때로는 강한 음조의 소리들로 격렬하게 부딪히면서 관람자들을 끌어당기기도 반대로 다가가려는 그들을 멈칫하게도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쏟아낸다.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이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이원호는 경계 지어진 것들을 인위적으로 흐트러트리면서 단단한 그 선들을 지워나가고 있다. 그 선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와 우리 주변을 분리시키거나 기계적으로 동질화시켜버리는 것들이다. 모든 것은 하나의 방향으로만 나아갈 때 균형을 잃기 쉽다. 그 불균형 속에 많은 문제들이 내재할 수밖에 없는데, 그 방향을 거스르려는 어떤 요소들, 어떤 힘이 분명히 우리에게 필요하다. 작가 이원호는 그 역행의 제스쳐를 조용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 정소라

이원호_너만 괜찮다면 나는 괜찮아_ 4채널 사운드 설치, 8개의 스피커 유닛, 앰프_2019_부분

「Neoman gwaenchantamyeon naneun gwaenchana (I am fine, as long as you are Ok)」 is a private exhibition of Wonho Lee. For the exhibition, Lee filled the entire exhibition hall with multi-channel sound art. With the same title as the exhibition itself, this sound art consists of four audio statements: "Nagajuseyo (Get out, please)," "Geureoke haseyo (Do as you wish)," "Gwaenchanayo (It's okay)," and "Arasseoyo (Alright)." Each statement is spoken at each of the four L-shaped spaces composing the KAIST Exhibition Hall. These comments are conveyed through the actor's voice; they are transformed with different accents, tones, and suffixes, allowing the audience to experience different contexts at every moment. The memories and experiences of each visitor lead to different feelings or perceptions from the encounters with the sounds. This new work of Lee's is in line with his other work, 「Blue to Blue」 (2019), inspired by a comment of "Nagajuseyo (Get out, please)," and the sound performance 「Nagajuseyo (Get out, please)」(2016), presented at the Arko Art Center. The phrase "Nagajuseyo" is a line that hawkers hear in the subway or public places every time they step in for soliciting. Through this phrase, which blocks people from crossing an invisible yet rigid line, we come to understand the existence of the line drawn by a solid system. Likewise, as shown in the rather ironic title, 「Neoman gwaenchantamyeon naneun gwaenchana(I am fine, as long as you are Okay)」, a person's attitudes, public gestures, and social institutions of caring for others are actually for the self, or the subject within the drawn lines. It is for the 'We' and for the benefit of the ruling group, excluding others. All four phrases, which can sound either positive or negative, make a statement that things should be okay for me, regardless of you or your opinion. Further assisting this interpretation and leading visitors to another level of thought are rather extraneous words that are intermittently heard through some modified versions of the comments. In one section, for example, the comment "Geureoke Haseyo (Do as you wish)" is followed by "Geureoke Hae (Do it)", "Geureoke Haranikkan (I said you should do it)," "Geurae-do Dwaeyo (You may do it)", "Geureoji Maseyo (Please don't do that)", "Geureom Andoeyo (You can't do that)", "Geureom Doegesseoyo? (Do you really think you can do that?)" and again, "Geureoke Haseyo (Do as you wish)". Among these similar statements, a negative comment like "Geureoji maseyo (Please don't do that)" was also spoken too, which can be considered an expression of internal conflict of the speaker. Three of the four original statements, except for the strongly directive statement of "Nagajuseyo", continue to alternate from two opposing stances of acceptance and rejection, and the negative statements can be understood as being spoken when the speaker's internal conflicts come to a critical point. Lee's works make us aware of how and in what form we all exist in the structures of our society. With that notion in mind, he primarily attempts through his works to collect different images of our society that we run into every day. And those images convey some of the inherent problems of our society, such as economic recession, unemployment, or income inequality, all of which have accelerated due to neo-liberalism and attempts to solve the limitations of capitalism. The author does not arrange or reproduce the collected images as they are, but reconstructs them by applying unfamiliar grammar and rules before throwing them in front of us. Like our everyday lives, in which various inequalities and irrationalities of our society and market economy lurk, Lee expresses his artistic intention in a very subtle way. For this exhibition, Lee collected sounds that are commonly heard and borrowed actors' voices and processed them; however, these seemingly simple statements are mixed in the large open spaces of the Supex hall, where they float around and develop into complex chunks of meaning. Like an orchestra, the four statements sometimes overlap quietly while strongly striking as they are amplified by strong tones. At one moment, they attract visitors, while at another, they cause visitors to stop approaching. And, obviously, these sounds continues to create discord throughout the exhibition. Through these works, Lee erases solidly drawn lines by distorting boundaries artificially. The lines are invisible, but they separate us from our surroundings, or cause us to assimilate in a mechanical way. Everything is prone to imbalance when going in only one direction. There are many problems inherent in that imbalance, and certain elements, some forces that go against that direction, are necessary for us. Against such a backdrop, Lee keeps attempting to go against the direction in a quiet yet continuous way. ■ Sola Jung

Vol.20191222h | 이원호展 / LEEWONHO / 李杬浩 / sound.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