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산책 Walk In The Dark

박미라展 / PARKMIRA / 朴美羅 / painting   2020_0104 ▶︎ 2020_0117 / 일,월요일 휴관

박미라_검은 산책展_에이라운지 갤러리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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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 블로그_flaneurmira.tumblr.com

초대일시 / 2020_0104_토요일_04: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에이라운지 갤러리 A-LOUNGE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45 2층 Tel. +82.(0)2.395.8135 www.a-lounge.kr

나는 도시의 산책자가 되어 주변을 산책하며, 그 이면에 숨겨진 검은 그림자들을 들추어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타인들과 다른 목적의 산책('빈둥거린다'는 표현이 더 적합한)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작은 틈새의 변화를 감지하고 조사한다. 이러한 태도는 범죄 현장에서 수사요원들이 단서를 수집하는 것과 흡사하다. 주로 검은색의 재료를 사용해 평면이나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하는데 겹겹이 쌓인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관찰자의 시선으로 파헤친다. 검은색 풍경은 빈 공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의미와 이야기들이 꽉 채워진 공간을 상징한다. 따라서 색을 뺀다는 것은 비워 놓는 것임과 동시에 공간을 채우는 것이기도 하다. 확고한 극단을 내포하고 있는 검은색으로 일상의 이면에 숨겨진 틈을 그려내고 채워나가며 도시의 산책자가 된다.

박미라_겹치고 뚫린_박미라_겹치고 뚫린_패널에 아크릴채색_283×422cm_2019_부분
박미라_겹치고 뚫린_패널에 아크릴채색_283×422cm_2019

도시의 이면을 찾아다니던 나는, 어느 날 사람들의 이해가 얽히고설킨 흥미로운 공간 '싱크홀'에 관심을 갖는다. 도시에서 벌어지는 지반 침식 현상 '싱크홀'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래빗홀(토끼굴)을 연결해 가상의 이야기를 만든다. 다수의 이해가 얽힌 욕망의 무게로 내려앉은 구멍, 미지의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로서의 구멍, 욕망의 대상들이 모여 사건을 만들어내는 장소로서의 구멍을 상징하는 래빗홀을 통해 동시대에 첨예하게 갈등 중인 재난과 불안을 말한다.

박미라_쌓여가는 위로들_패널에 아크릴채색_249×276cm_2019

이번 전시 '검은 산책'은 도시를 산책하던 중 발견하게 된 구멍이 가진 다양한 의미들, 예를 들어 상실감, 욕망, 슬픔, 공포, 의구심, 우울, 관음 등의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그린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들을 구멍이라는 상징과 은유로 표현한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느슨하지만 연결된 서사를 가진다. 피부와 표면을, 감정을 느끼는 감각의 촉수로 인지하고 도시의 풍경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개인의 소외된 감정에 주목한다. 사회 안에서 정해진 역할들과 관계 속에서 노출되는 '취약성'과 예민함에 조금 더 집중해 작업을 이어 나간다. 또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진행 중인 물질적 표면 제작과 함께 취약성으로 상징되는 표면에 대한 이야기를 잇대어 작업한다. ■ 박미라

Vol.20200104b | 박미라展 / PARKMIRA / 朴美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