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빚은 풍경

박미경展 / PARKMIKYOUNG / 朴美京 / painting   2020_0114 ▶︎ 2020_0131 / 월,설연휴 휴관

박미경_어둠속 발아는 빛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0×388×4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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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0_0114_화요일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설연휴 휴관

갤러리 조선 GALLERY CHOSUN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4(소격동 125번지) Tel. +82.(0)2.723.7133~4 www.gallerychosun.com

나의 작업은 그동안 '모호한 장소' 라는 주제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려왔다. 현실적으로 보이는 듯 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현실적이기도 한, 뚜렷하지 않은 공간을 표현하였기에 거대한 작품은 주로 커다란 빛의 축으로 표현된다. 빛의 방향으로 지정된 어느 지점은 동굴처럼 다시 어두워지는 부분이 생기면서 풍경적인 외향은 점차 내면적인 표현으로 변화한다. ● 동굴을 닮은 풍경은 빛과 어둠으로 나눠진다. 빛은 어둠을 드러내기 위함이고 어둠은 빛을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빛과 어둠 솎에서 언제나 방황하고 좌절하지만 그러기에 삶은 이어진다.

deep dart fantas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4cm_2019
울리는 풍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3cm_2019

내가 세상을 바라보면서 알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진실은 끝없는 증식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잠시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론 편안하고 친숙하며 침울하기도 한 불확실한 기억들이 나를 상상과 현실의 모호한 환상 속으로 내몰기도 한다.\ ● 지난날 현실은 나에게 모호한 이미지로 남아 기억을 근거로 확장되어 또 다른 이미지 덩어리로 변하였다. 증식과 분열을 거듭하는 이미지들의 생성과정은 그동안 해왔던 내 작업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 보여지는 현실과 기억 사이에서 끝없이 변하는 미세한 이미지 작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형상을 찾아 나선다. 과거 기억 속 이미지가 끊임없이 엮어 창조된 이미지는 현실 안에서 사물과 융합하여 익숙하지도 낯설지도 않는 새로운 이미지 공간을 구축해낸다 ● 기억 속 이미지 작업에서 현실 안 이미지들을 좀 더 끌어 들인 지금, 그곳이 어떤 식으로 채워질지는 알 수 없다. 현실에서 벌어진 빈틈을 나의 정서적 감응으로 메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때까지 나의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 박미경

어둠속 기다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4cm_2019
어둠의 고동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3cm_2019

소통의 중추로서의 불확실성-추상과 구상 사이 ● 박미경의 회화는 그 결과만큼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그녀의 그림을 만나는 첫 순간 어둡고 묵직한 중량감을 지닌 초현실적인 풍경에 압도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씩 그림 가까이 다가가자 공격적으로 보일 만큼 강한 검은 풍경은 짧은 선의 묶음이자 강박적인 움직임이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짧은 붓질에 의해 완성된 그녀의 회화를 추상이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이 모든 과정을 뒤로 하고 결과론적으로 풍경화라 불러야 할까? 이에 관해 작가는 특정적인 규정을 하지는 않는다. 본질적으로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붓질에 의해 나타나는 형태가 유기적으로 다른 형태와 만나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에 방점을 두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자연의 재현과는 다르지만 '풍경'이라는 개념으로서의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한다. 마치 판타지 영화에 등장할 것만 같은 초자연적인 풍경과의 유사성은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보는 이가 가진 인식의 틀에 의해 해석될 수밖에 없다.

어둠을 적시는 환영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3cm_2019
물이 비치는 풍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62×4cm_2019

역사가 없는 몽상적 회화-반복과 수행 ● 그녀의 회화는 마치 주술적인 의례를 치르는 것처럼 간헐적인 선과 반복적인 행위로 이루어진다. 초반에 언급했듯, 사고 이후 신체 마비 상태에서 머리로 그릴 수밖에 없었던 세계는 시간을 초월한 비현실적인 장소, 자연을 닮았으나 자연과는 무관한 어떤 형상, 하나의 선이 다른 선을 만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을 닮은 이미지였다. 추상과 구상 사이 어딘가를 부유하는 그녀의 작업은 아마도 작가 자신이 생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의 '그림 그리기'를 수행하는 듯하다.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실처럼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풍경에 가까이 다가가자 모든 것이 환영이었다는 듯이 결국 몇 개의 선들, 붓질의 겹침이 만들어낸 추상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야말로 박미경의 회화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일 것이다. ■ 정현

Vol.20200114a | 박미경展 / PARKMIKYOUNG / 朴美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