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 100선

100 Collective Signatures of Daegu Art Museum展   2020_0124 ▶︎ 2020_0517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월 20일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잠정 휴관 자세한 개관 일정은 홈페이지 참조

관람료 / 성인 1,000원 / 청소년, 어린이 700원 자세한 사항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 참조

관람시간 / 1~3월_10:00am~06:00pm / 4~5월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 ART MUSEUM 대구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삼덕동 374번지) Tel. +82.(0)53.803.7900 artmuseum.daegu.go.kr

예술가에게 자식과 같은 작품이 미술관에 소장된다는 것은 노력의 결실이자 기쁨이다. 미술관의 입장에서도 예술가의 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은 미술관의 얼굴이자 자존심이다. 이러한 소장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문화자산으로 보존하는 것은 위대한 과업이기도 하다. 대구미술관은 개관 전인 2007년부터 대구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 작품을 비롯한 국제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려고 노력해왔다. ● 대구미술관은 매년 작품 수집의 기준을 마련한 후, 작품 수집 계획을 수립하고, 수집 공고를 통한 매도·기증 신청을 받는다. 작품의 수집영역으로는 크게 대구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 작품, 한국현대미술의 전개 과정에서 주요 사조 및 경향을 대표하는 작가의 주요 작품, 국제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작가의 작품, 현대적 실험성이 돋보이는 가능성이 전망되는 젊은 작가의 작품, 대구미술관 자체 기획전 중에 소장가치가 있는 주요 작품이 있다. 매도·기증 신청 접수를 통해 들어온 작품들은 미술사학자, 미술평론가, 미술시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작품수집심의위원회의 수집 여부 결정과 적정 매입 가격 산정 과정을 거친 후 행정절차를 거쳐 소장품으로 등록된다.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대구미술관은 2011년 개관 당시 소장품은 29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307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대구미술관의 수집연구팀에서는 올해부터 작품수집심의위원회 운영과 더불어 작품가격평가위원회를 운영하여 소장품 수집 절차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수집된 작품들은 작품 보존에 최상의 조건을 가진 수장고에서 관리되며, 학예인력들은 소장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 이번 전시 『소장품 100선』전은 기획 단계부터 소장품 가운데 100점의 최고의 컬렉션을 선별하려고 노력했으며 지금까지의 소장품 전시 중 가장 대규모의 전시로 기획되었다. 전시와 더불어 미술관은 선집발간을 통해 소장품 연구를 심화시키고, 관련 자료를 기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런 작업은 미술관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인 소장품의 수집과 보존의 결실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전시는 어미홀을 시작으로 2, 3전시실에서 펼쳐진다. 먼저 어미홀에 배치된 대형 조각과 설치 작품들은 자연과 호흡하며 관람객과 소통하는 특징을 가진다. 어미홀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이이남의 「박연폭포」(2011)는 관람객이 전시 관람을 시작하는 출발점에 설치되었다. 이 작품은 겸재 정선이 만년에 그린「박생연(朴生淵)」을 디지털 미디어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폭포수의 장쾌하고 청량한 스케일과 소리를 재현하고 있는데, 쉼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에 매료되어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작품이다. 사방이 산과 숲이라는 병풍으로 둘러싸인 미술관의 특징이 잘 살아나는 어미홀에서 만나는 박연폭포의 웅장함은 관람자 머리 위로 쏟아지며 청량함으로 마음을 씻어준다. 이러한 물줄기는 리처드 롱의 「경복궁 서클」(2004)로 이어진다. 작가는 한국에서 자신이 직접 수집한 수많은 돌을 어미홀의 바닥에 다시 설치하였다. 거친 돌은 바닥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리처드 롱의 작품은 어미홀 창밖의 자연과 연결되며, 돌이 원래 있었던 광활한 대지를 연상시킨다. 어미홀의 공간에 우리의 시선을 마지막으로 이끄는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2013)이다. 이 작품은 작가만의 독특한 특징인 '점무늬'가 그려진 거대한 호박으로, 2013년 쿠사마 야요이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2, 3전시실로 이어지는 전시의 구성은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크게 시기별, 매체별, 표현방식에 따라 전개된다. 2전시실의 도입부는 시기별로 나눠지며, 근대미술부터 1970년대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대구미술의 시작 지점에서 큰 족적을 남긴 서병오의 「화훼괴석 10폭 병풍」(1927)부터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이인성의 「사과나무」(1942)와 주경의 「갈색 배경의 누드」(1935) 등 주옥 같은 작품들이 근대미술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관람객들은 1970년대로 진입하여 김우조의 「뒷골목 풍경」(1977)도 만나볼 수 있다. 일상의 자연과 삶의 풍경을 목판화로 담아낸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당시의 대구 뒷골목의 풍경을 소환하여 보여준다.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다음으로 2전시실의 전시의 구성은 구상작품과 추상작품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구상작품 중 먼저 이목을 끄는 작품은 권순철의 「얼굴」(2010)이다. 대형 캔버스에,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는 작가 자신을 그린 작품으로 물감의 두터운 마티에르와 강한 붓 터치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반대로 인물들의 뒷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정병국의 「무제」(1995)도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세 남자의 뒷모습에서 작가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자화상이 연상되며, 인물의 모습을 숨기고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관람자의 상상을 이끄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박생광의 「노적도」(1985), 임동식의 「비단장사 왕서방」(2009), 최민화의 「붉은 갈대」(1993) 등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에 소장된 이후로는 처음 공개되어 관람자와 조우한다. 한편 대구미술관의 소장품 중에는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중요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이번 전시는 보여준다. 먼저 박서보의 「묘법(描法) No.980522」(1998)의 대형 화면이 우리를 압도한다. 작가는 1970년대 초에 발표되어 현재까지 지속 하고 있는「묘법」연작을 통해 “수행의 미학”을 제시한다. 윤형근의 「암갈색과 군청색의 블루 #2」(2003)은 하늘의 색인 블루와 땅의 색인 암갈색을 섞어 만든 검은색에 오일을 타서 그은 것이다. 여백으로 남겨진 공간은 열린 문으로 관람자의 상상을 이끌게 된다. 이외에도 김기린의 「안과 밖」(1988), 김창열의 「회귀」(1990), 이교준의 「무제-1639」(2016) 등의 작품이 최고의 컬렉션을 증명하고 있다.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2전시실의 마지막 구성은 사진과 비디오아트로 구분된다. 이 공간은 차용부의 「아메리안」(1976) 작품이 문을 연다. 화면의 중앙에 '국어사랑' 표어가 무색하도록 영문으로 둘러싸인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인물을 촬영하여 밀려드는 서양의 문화에 대해 비판이 없는 사회를 기록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김해민의 「TV 해머」(1992), 김창겸의 「물그림자-사계절」(2006~2007), 임창민의 「모호한 장면_테시마」(2016) 등 한국 미디어아트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많다. 그중에서 마지막은 박현기의 「낙수」(1997)가 차지한다.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의 영상과 소리가 공간을 압도하며 돌출된 스크린 벽에 투사되고, 바닥에는 떨어지는 폭포수 줄기가 물거품을 내며 솟구치는 영상으로 구성된 2채널 비디오 설치작품이다.

박현기_낙수_ 2채널 비디오, 오디오 설치_가변크기_1997

이외에도 2, 3전시실을 이어주는 선큰가든의 구성은 이불의 「몬스터: 핑크」(1998~2011),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2014), 키키 스미스의 「메두사」(2003) 등 페미니즘계열의 입체작품들이 자리를 지키며 조각의 숲을 이룬다면, 커다란 창밖으로 자연이 보이는 3전시실의 작품 구성은 공간의 특성을 살려서 재료의 물성을 통해 사색을 유도하는 작품들이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대구미술관 소장 이후 처음 소개되는 야니스 쿠넬리스의 「무제」(2013), 카와마타 타다시의 「간다메종 No.6」(2010), 키시오 스가의 「장소의 끝(端場, 단장)」(2005) 같은 작품들은 재료의 물성을 미술의 개념으로 확장 시킨 작품들이다. 야니스 쿠넬리스의 「무제」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아르테 포베라’라는 미술 운동을 이끌었던 작가의 사상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철판, 에이치 빔, 와이어, 쇠고리, 돌과 같은 빈자의 건축재료를 이용하여 삶과 사물 속에서 시적 의미, 나아가 예술의 본질을 찾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소장품 100선展_대구미술관_2020

이처럼 『소장품 100선』전시는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부터 동시대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까지를 대규모로 소개하여 무엇보다 근대로부터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의 흐름을 항해하며,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미술의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또한 대구미술관 소장품의 질적 가치를 입증하는 전시이며, 향후 대구미술관 소장품 정책의 향방까지도 예견케 하는 전시이다. ■ 대구미술관

Vol.20200124a | 소장품 100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