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 Oh Joong Seok

오중석展 / OHJOONGSEOK / ??? / photography   2020_0207 ▶ 2020_0301 / 백화점 휴점시 휴관

오중석_untitled-30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오중석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20_0207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에비뉴엘 아트홀 AVENUEL ART HALL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6층 Tel. +82.(0)2.3213.2606 blog.naver.com/a_arthall

그야말로 이미지 홍수의 시대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미지를 생산하고, 매일 엄청난 양의 이미지가 하루살이처럼 소비된다. 방금 업로드한 이미지가 스크롤 한 번으로 과거가 되는 디지털 시대에 한 장의 사진을 보는데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오중석_untitled-202

오중석의 사진은 자꾸 보게 된다. 궁금해서, 세련되서,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아서. 보는 이에 따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중요한 장치 중 하나는 시점일 것이다. 그것은 거리에 따른 물리적인 시선이라 할 수도 있고, 감정을 담아낸 심리적인 시선이라 할 수도 있다. 패션 화보 사진의 대가답게 피사체를 과감하게 프레임 안에 담아내는 그의 능력은 「꽃」 시리즈 작품에 여과없이 드러난다. 하이퍼 리얼의 확대된 꽃은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다. 미세혈관이 퍼져있는 듯한 꽃잎과 생명력을 머금은 꽃씨 그리고 강인한 줄기는 흡사 인체의 느낌과 비슷하다. 스튜디오의 구석에서 뒹굴고 있던 시든 꽃을 촬영한 작품에서 조차 조용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것은 근접 촬영과 큰 프레임이 주는 압도감 일 것이다. 게다가 커머셜 사진을 다루며 길러진 그만의 절대적인 수직 수평의 좌표 덕에 서로 다른 종류의 꽃과 심지어 생과 사가 극명한 두 작품이 나란히 배치되어도 어색함이 없다. 단색으로 처리한 배경은 꽃의 형태와 텍스처를 부각시키며 관람객의 보는 행위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 이처럼 오중석의 꽃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꽃이면서도 아무도 볼 수 없는 꽃으로 우리로 하여금 화면을 응시하게 만든다.

오중석_untitled-204
오중석_untitled-206
오중석_untitled-207
오중석_untitled-210

이에 반해 「도시」 시리즈는 어디서부터 보아야 할지, 어디를 봐야할지, 종국에는 이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구글 어스 촬영 컷을 모아 이어 붙인 이 시리즈는, 사실, 직접 항공사진을 찍고 싶어 드론 촬영 등의 방법을 생각하였지만 물리적인 제약으로 이미 찍혀진 위성 사진을 채집하여 소스로 삼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도시를 정하고 그 공간을 촬영한 수천 컷의 위성사진을 모은다. 그리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조각난 이미지들을 이어 붙인 이 작품은 확대하여 경계선이나 어긋나는 지점을 찾아보려 해도 보이지 않을 만큼 노동집약적 프로세스로 완성된 인내심의 결정체이다. 「도시:파리」를 보자. 개선문과 에펠탑 그리고 샹제리제 거리는 마치 한 번에 촬영된 듯 이질감이 없지만 사실 각기 다른 시간대에 촬영된 수 천장의 컷들을 엮어 만든 작품이다. 즉, 한 프레임 안에 다른 시간대의 여러 공간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스티칭 되어 만들어진 이미지는 개개인의 기억까지 녹아 들어간 스팟들과 함께 기억의 지도(map of memories)로 완성된다. 너무나 보편적인 사진인 것 같지만 바라보는 이의 시간과 기억이 하나의 프레임에 봉인된 개인적인 사진인 것이다.

오중석_untitled-305

작가는 '대상을 찍는 행위' 에만 몰두하였던 사진작가로서의 숙명에서 나아가 사진을 재료로 하는 일종의 사진 놀이에도 집중한다. 이미지의 재구성을 통해 사진이 지니는 기존의 물리적 복제성에 차별되는 지점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실험은 「수영장」 시리즈에도 반영된다. 이 작품은 누군가가 찍은 1950-60년대 필름을 수집하고 자신의 톤앤매너를 입혀 생각 속에 유영하는 이미지를 시각화 한 작품이다. 흑백 사진은 컬러 사진으로 재가공 되기도 하고, 포토샵 작업에 질린 작가가 화면에 직접 자신의 트레이드 컬러인 베이비 블루 컬러를 칠하는 등 이미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과거 어느 날 수영장에서의 일상, 지금은 없어졌을 지도 모르는 도로와 모텔들은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유된다. 수집가의 시선과 작가로서의 시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0~60년 대의 사진이 2000년대의 사진으로 변모한 것이다.

오중석_untitled-111
오중석_untitled-116

카메라가 일상적 소유물이 된 지금,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더 이상 사진작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여기에 이미지의 수정과 편집이 가능해진 디지털 시대의 사진은 카메라가 발명된 이래 줄곧 '사진은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진 명제에 균열을 일으키고 예술 영역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재정의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오중석의 사진은 이러한 흐름에서 시대가 만들어낸 하나의 변주곡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진작가로서 고민한 흔적이다. 작가는 이 시대의 사진을 단순히 한 장의 현상 혹은 이미지를 찍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담아내고 심지어 시공간을 뛰어넘어 소통의 가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차적으로 생산된 이미지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작업의 종착역은 사진인 그의 작업 세계에 작가는 우리를 소통자로서 참여하길 바란다. 관람객의 '바라봄'의 과정으로 완성되는 이 전시 제목은 'Untitled'이다. 이번 전시는 2월 7일부터 3월 1일까지 잠실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열린다. ■ 롯데갤러리

Vol.20200207e | 오중석展 / OHJOONGSEOK / ???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