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믹스 Remix

권오상_홍승혜_뮌_이창원展   2020_0213 ▶︎ 2020_0816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하절기(4-10월)_10:00am~07:00pm / 동절기(11-3월)_10:00am~06:00pm 월요일 휴관 / 관람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포항시립미술관 Pohang Museum of Steel Art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Tel. +82.(0)54.270.4700 www.poma.kr

오늘의 미술가들은 사회 전반에서 불거진 정치, 경제,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의제를 내세우고, 학제 간 통섭으로 이룬 새로운 방식을 통해 혁신적인 예술을 만들어낸다. 주지하다시피 오늘의 많은 작품들은 회화나 조각과 같은 전통적 범주로 묶어 내기 어렵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더는 무엇이 '예술'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굳이 아서 단토의 견해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양식이나 하나의 차원 등에 따라 예술을 분류하기에 오늘의 미술은 의도와 실현 방식이 너무나 다원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프랑스 미술이론가이자 큐레이터인 니꼴라 부리오는 2004년 출간한 저서『포스트프로덕션』에서 급진적 다원성을 기반으로 한 동시대 예술 실천의 특이성과 공통점을 규정하기 위해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물론 '이미 갖고 있는 것'에서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떠올릴 수 있지만 여기서 부리오는 '이미 제작된(already produced)' 형식을 말하고자 한다. 그에게 예술 실천은 이미 존재하는 예술 작품의 형식을 샘플링하거나 전용(轉用)하는 것 혹은 사용 가능한 문화적 생산물을 해석하거나 재생산하는 것, 나아가 재전시하거나 재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술 작품은 하나의 종결점이 아니라 다른 작품이나 작품의 내러티브와 프로그램 등에 재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연속물의 한순간이 된다. 결국 오늘날 예술가들은 형식을 구성하기보다는 형식을 프로그램화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_2020
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1전시실_2020
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1전시실_2020

『리믹스』는 부리오의 이러한 예술 실천의 개념을 수용하며 매체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확장하는 오늘의 미술가, 권오상, 홍승혜, 뮌, 이창원과 함께 오늘의 상황을 살피고자 한다. 사실 리믹스는 '기존 음원의 멀티트랙을 다른 형태로 믹싱하여 재탄생 시키는 방법'을 일컫는 음악 용어로, 여기서는 동시대 미술가들이 창작영역에서 사용하는 실천 방식을 상징하며, 전시와 전시 작품 전체가 어우러지는 특정 현장을 아우른다. 『리믹스』에 함께하는 이들 4인(팀)의 작가들은 기존 예술작품의 형식을 차용하고, 기존의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 산물과 데이터를 전용한다. 작가들에 의해, 형식은 예술이 되고 시대의 삶은 예술로 인용되며 선택된 사물은 예술로 자리한다. ● 권오상, 홍승혜, 뮌, 이창원이 차용하고 전용하여 창안한 체계는 예술 생산의 동력을 끌어내며 의미와 특이성을 구현해낸다. 이때 재료로써 사용한 형식이나 데이터, 이미지에 깃들어 있는 익숙함은 이 체계를 통해 새로운 존재로 생산된다. 그래서 『리믹스』는 자유로운 태도로 세상을 수용하고 병합하는 작가들이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예술적으로 사용하고, 이와 관계하는 다양한 형태들을 제안함으로써 미장센을 구축한다. 결과적으로 『리믹스』는 그 자체 역시 기존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작품들로 새로운 틀을 짜고 구조를 엮어냄으로써 작동하는 리믹스 현장을 펼친다.

권오상_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1전시실_2020
권오상_뉴스트럭쳐 20_자작나무 합판에 UV 프린트_450×220×220cm_2018
권오상_뉴스트럭쳐 13 DD_자작나무 합판에 UV 프린트, 바니쉬_205×305×170cm_2016

권오상 ● 권오상은 조각을 중심으로 새로운 조형 구조를 탐색하며 2차원과 3차원을 반복해서 넘나들어 매체 간의 융합을 시도해왔다. 작가는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다시 붙여 입체로 복원하는 방식으로 사진 같은 조각을 만든다. 혹은 인터넷과 잡지에서 선택한 이미지를 콜라주 형식으로 짜깁기하여 평면 재료에 직·간접적으로 인쇄하는 방식으로 회화 같은 조각을 만든다. 여기 이미지 채집과 디스플레이 기술을 감각적으로 혼합한 「뉴스트럭쳐」 시리즈는 알렉산더 칼더의 스테빌 형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형식적 구성에 내재하는 성질을 탐색하고 차용한다. 긴장감을 유발하며 서로 지지해서 얽히고설켜 서 있는 작품은 조각이 형식에서 내용으로 전환됨으로써 공간에서 작용한다. 「릴리프」 시리즈는 동시대 글로벌 문화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디자인 잡지인 월페이퍼의 이미지를 주재료로 한다. 이 시리즈는 사진 콜라주를 나무에 인쇄한 작품이 주를 이루며, 회화의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성을 결합한 부조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홍승혜_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1전시실_2020
홍승혜_나의 개러지 밴드_플래시 애니메이션, 개러지밴드_가변크기, 00:05:10_2018
홍승혜_우리 모두_벽체에 비닐스티커_가변크기_2020 홍승혜_서치라이트_플래시 애니메이션_가변크기, 00:03:00_2016

홍승혜 ● 홍승혜는 매체에서 특정되는 조형적 요소를 발견하여 다양한 차원으로 조형 질서를 구축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픽셀을 확대·축소하며 쌓기와 파괴를 반복하고 재배치하여 기하학적 도형으로 조합한다. 또는 실제 공간을 참조하고 기하학적 패턴을 대입하여 새로운 구조를 만들거나 건축적 구조물 내지 거주 공간을 만든다. 작가는 자신의 구축물 내에서 과거의 시각 형식과 청각 형식에 대한 새로운 활용 방식을 개발하여 작업을 유기적으로 증식시킨다. 「나의 개러지 밴드」(2016)는 애플사의 작곡 소프트웨어인 '개러지밴드'로 만든 곡을 포토샵을 활용하여 제작한 '인물 픽토그램'이 춤추며 연주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다. 개러지 밴드는 허름한 차고를 빌려 연습에 몰두하는 아마추어 악단을 일컫는 말로, 여기에는 아마추어리즘이라는 고귀한 열정이 내포되어 있다. 작가의 애니메이션 악단은 전략적으로 선택한 아마추어리즘으로 만든 '소리내기'에 가까운 사운드 작업으로, 아마추어 정신을 추구하고, 이를 가능하게 한 오늘날 기계문명에 대한 예찬을 표방한다.

뮌_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_2020
뮌_아트솔라리스_영상설치_가변크기_2016
뮌_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_2020
뮌_우연한 균형_리얼타임 인터렉티브 영상설치_가변크기_2009

● 뮌은 김민선과 최문선이 결성한 팀으로 조각, 설치, 디지털 매핑 등 다양한 매체로 '사람들이 존재하는 극적인 공간'을 적극적으로 탐색해왔다. 뮌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군중의 생성 이유와 관계를 사회적·문화적으로 해석하여 작품에 반영하는데, 여기 「아트솔라리스」(2016)와 「우연한 균형」(2009)은 각각 미술계와 주식시장의 데이터를 사용한 작품이다. 먼저, 마치 우주에 떠 있는 별들의 생성과 소멸을 보여주는 듯한 「아트솔라리스」(2016)는 1980년 이후 국내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기획된 주요 전시를 데이터로 하여 미술계 관계망과 영향력을 3차원적 지도로 구현했다. 이 작업은 '진행되는 관찰'로서 추가되는 자료에 의해 현재의 전체 지도는 지속해서 변화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이미지를 차용한 「우연한 균형」(2009)은 자본주의 금융경제 핵심인 주식시장의 실제 변동 사항을 실시간 반영하는 작품이다. 영상의 나무들은 주식시장이 하락세일 때는 푸른색으로, 상승세일 때는 붉은 색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담아낸 일종의 '지구촌 실시간 종합 보고서'이다.

이창원_면벽_플라스틱 오브제, LED조명, MDF_320×45×45cm_2015
이창원_리믹스展_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_2020

이창원 ● 이창원은 빛과 빛을 반사하는 매개물 그리고 매개물의 그림자가 이루는 구조로 사회 문제를 다뤄왔다. 작가는 사회적·문화적 산물을 사용하여 세상에 대해 우리가 갖는 믿음과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자본주의 시대, 종교처럼 변질한 소비행태와 그 심리를 들춰내기 위해 작가는 예술적 감각들을 활성화하는 공간을 연출하고 작품을 소비하도록 한다. 넘치는 광고와 정보에 매혹되고 지배를 받으며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소비하는 대중처럼 관람자는 쏟아지는 아름다운 광경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내 그 모습을 형성하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발견한다. 영원할 것 같이 각인되는 아름다움은 그저 쓰고 버려지는 인스턴트 같은 단발성 제품이 그려낸 허상이다. 또한, 그것들을 생산한 근본에는 물질 만능과 맹목적인 오늘의 소비 풍토가 자리하고 있다. 「기여화광(氣如火光)」(2016)은 우리나라 산의 실루엣을 전단지의 반사광으로 그려내며 순수하고 목가적인 아름다운 광경을 펼치고, 라이트박스 형식의 「면벽」(2015), 「슈퍼노바」(2014), 「약속의 징표」(2014) 등은 버려진 플라스틱 제품으로 그려내는 신성함과 비밀스러움이 가득한 공간을 형성한다. ■ 포항시립미술관

이창원_기여화광_목재 광고전단지, LED조명, 디스플레이 턴테이블, 컨버터, MDF_가변크기_2016
이창원_기여화광_목재 광고전단지, LED조명, 디스플레이 턴테이블, 컨버터, MDF_가변크기_2016

Today's artists have raised agendas reflecting politics, economics, and technology in society at large and created innovative artworks attained in a new way of integrating diverse disciplines. As is widely known, it is hard to define many artworks in traditional categories such as painting and sculpture, and it has been a while since we have been unable to conclude what "art" is based on outer appearances alone. Even if we would have underlined Arthur C. Danto's views, we are well aware that the art of today is too plural to be classified by one single style or dimension in terms of purpose and facture. ● In his 2004 book Postproduction, French art theoretician and art critic Nicolas Bourriaud raised the question, "How can we make do with what we have?" so as to elucidate the singularity and common feature of all artistic practices of the times anchored in radical pluralism. Of course, "what we have" may call to mind the readymades of Marcel Duchamp, but what Bourriaud meant to say was "already produced form". To him, an artistic practice can mean sampling or converting preexisting artworks, interpreting or reproducing available cultural products, or re-exhibiting or using them. Thus, a work of art is not a terminating point but an uninterrupted point to be used for other works, programs, or narratives. He discloses that today's artists are not creating a form but they are programming it. ● Remix is designed to examine the situations of today, featuring works by such artists as GWON Osang, Hong Seung-Hye, Mioon, and LEE Changwon who have consistently challenged the limitations of media and extended their territories while embracing Bourriaud's concept of artistic practice. "Remix" is a musical term referring to "a way of mixing multitracks into a different form and giving rise to another". In this exhibition, this word symbolizes the method of practice adopted by artists of our time in the arena of creation and encompasses a specific scene where the exhibit is in harmony with the artworks on display. Three artists and one artist duo who go together with Remix appropriate forms of preexisting artworks and redirect established economic, technical, and cultural products and data. Form is altered into art, life of the times is quoted as art, and something selected reemerges as art at the hands of these artists. ● The system GWON Osang, Hong Seung-Hye, Mioon, and LEE Changwon appropriated and redirected has reincarnated the significance and singularity of artistic production, drawing out its momentum. Familiarity indwelling in forms, data, and images as materials are currently being produced as new things under this system. Remix artistically taps into "what we have" by artists who have embraced and incorporated the world in a liberal manner and builds up mise-en-scene by suggesting various forms. As a result, this exhibition unfurls a scene of remixing by forging a new framework or fabric with preexisting artworks that are foreign to one another. ● GWON Osang ● GWON Osang has explored new modeling structures primarily in sculpture and made forays into fusing diverse mediums, frequently crossing over the second and third dimensions. GWON creates photo-like sculptures by restoring photographs into a three- dimensional object. This is achieved by combining pictures shot at various angles. In other words, he produces painting-like sculptures in the manner of montaging pictures by directly or indirectly printing or collaging images gleaned from the Internet and magazines onto a two-dimensional surface. ● His New Structure series sensuously fuses together image collection and display technology while searching for and appropriating characters immanent in formal constructions, aggressively embracing the form of Alexander Calder's stabile. This series of works in which objects arouse tension by underpinning and intertwining one another operates in a space by converting a sculptural form to sculptural content. ● His Relief series employs images from magazine Wallpapers that signal global cultural trends of the times as its seminal materials. The majority of the works in this series are photo collages printed on wood. This series is done in the form of a relief in which painting's two-dimensionality is fused with sculpture's three-dimensionality. ● Hong Seung-Hye ● Hong Seung-Hye has persistently worked to establish her own modeling order in diverse dimensions with the discovery of modeling factors specific to a medium. For instance, her work emphasizes acts of heaping and destroying with enlarged or reduced computer pixels and recombines them as geometrical figures through their rearrangement. She brings about a new fabric or dwelling space by referring to a real space and adopting geometrical patterns. Hong organically proliferates her work within her structures by developing a new way of exploiting previous visual and aural forms. ● My Garage Band(2016) is a flash animation in which "figure pictograms" made in Photoshop dance and perform to a piece of music created in GarageBand, a music composition software conceived by Apple. Its name derives from the bands of young amateurs who are absorbed in rehearsing music in their family's shabby garage, connoting amateurism's noble enthusiasm. Hong's animated band is a eulogy for today's machine civilization. It enables us to pursue the spirit of amateurism as a sound work anchored in strategically chosen amateurism that approximates to the act of "making a sound". ● Mioon ● Mioon is an artist duo consisting of KIM Minsun and CHOI Moonsun that has explored "a dramatic space where people exist" in a variety of mediums such as sculpture, installation, and digital mapping. Mioon's work is a social and cultural interpretation and reflection of why crowds are generated and altered according to the times. Artsolaris(2016) and Contingent Rule(2009) on display at this exhibition use data from the art community and the stock market. ● Art Solaris seems to show the creation and extinction of stars in the universe. It represents networks and influences in the art scene in a three-dimensional map using major exhibitions that were planned and mounted at home since 1980 as data. The entire current map has been constantly changing due to materials added through "an observation in progress". ● Appropriating images of the Amazon rainforest, Contingent Rule is a real-time reflection of actual fluctuations in the stock market, the kernel of capitalist financial economy. Trees depicted in this work appear blue when the stock market is in a downturn and red when it is in an upturn. This work is a global comprehensive report that touches on big and small problems and incidents that occur on earth. ● LEE Changwon ● LEE Changwon has addressed social issues with a framework consisting of light, media reflecting light, and the media's shadow. He plainly discloses our trust in the world and its true nature with social and cultural products. LEE directs a space in which an artistic sense is vitalized and lets viewers consume his artworks so as to unmask an aspect of consumption and its psychology in the era of capitalism. Viewers enter a beautiful cascading scene, much like the general public who are engulfed and dominated by overflowing advertisements and information, and consume them without recognizing it. They soon uncover what the truth is in forming this scene. This carved beauty that seems like it could last forever is a false image engendered by single-use instant food-like products that are used once and then discarded. Today's materialism and consumption climate underlies such products. ● Korean mountains are portrayed with their silhouettes and reflected light while a purely bucolic and beautiful scene is featured in Vapor like Fire Light(2016). A space filled with sanctity and mystique depicted in abandoned plastic articles is created in Facing the Wall(2015), Super Nova (2014), and Sign of Promise(2014)made in the form of a light box. ■ Pohang Museum of Steel Art

Vol.20200213g | 리믹스 Remix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