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OF MEMORY 시간을 정화하는 기억

박현주展 / PARKHYUNJU / 朴賢珠 / installation   2020_0214 ▶ 2020_0220

박현주_FLOW OF MEMORY-1_나무_15미터 이내 설치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0122a | 박현주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부산시 금정구 부산대학로 63번길 효원문화회관(NC백화점) 8층 Tel. +82.(0)51.510.7323

박현주는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작가로서 그녀의 작업에서 주요한 테마는 '기억(memory)'이다. ● 대개 '기억'이란 온전한 현실인식과는 거리가 있다. 인간은 대개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듣고 싶어 하는 것만 들으려 하기 때문에, '기억' 역시 우리가 떠올리고 싶은 것만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기억하기 싫은 사실들은, 늘 떠올리고 간직하고 싶은 추억 속에 밀려나고 잊히기 십상이다. ● 그렇다면 이렇게 정확한 시공간도 과정도 생략된 채 미화되어 '떠올려진 '기억' 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단지 숙명처럼 죽음의 바다로 밀려가는 인생의 허무함을 어루만지는 한낮 위안에 불과한 것일까?

박현주_FLOW OF MEMORY-2_나무_15미터 이내 설치_2020

시간과 기억에 관해 오랫동안 숙고했던 철학자 베르그손은 잴 수 있고 쪼갤 수 있는 물리적 시간 인식을 거부하고, 우리에게 생생하게 떠올려지는 이러한 기억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베르그손에 따르면, '과거'란 우리의 체험들 중 이미 지나간 것들이기는 하지만, 의식은 '지속하는 것'이므로, 의식에 의해 일단 체험된 이러한 의식들은, 비록 지나간 과거의 것들일망정 결코 사라져 버리지 않고 지금 바로 우리 앞에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즉, 현재의 체험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현전하고(présent)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가 이렇게 우리 앞에 '여전히 존재하는 그러한 존재방식이야말로 '기억(mémoire)'이라는 것이다.

박현주_FLOW OF MEMORY-HEALING_60×60×1.5cm_2020
박현주_FLOW OF MEMORY-IASHES_50×150×70cm_2020

이처럼 우리의 모든 과거 체험 전체 중에서 '삶에 대한 주목'은 현재의 상황을 밝히는 데 유용한 일부만을 외적 지각을 구성하는 데 참여하도록 허용하며, 이렇게 참여된 과거는 과거라기 보다 현재이다. 그것은 더 이상 지나가버린 것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 체험을 이루는 데 참여하는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이러한 의미에서 박현주의 '기억' 시리즈는 단순한 과거의 추억 소환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오늘'을 스스로 각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현주_MEMORY AND HEALING-1,2_나무_70×120×80cm×2_2020
박현주_MEMORY AND HEALING-1_나무_70×120×80cm_2020_부분
박현주_MEMORY AND HEALING-2_나무_70×120×80cm_2020_부분
박현주_MEMORY AND HEALING-3_나무_70×120×80cm_2020_부분

작가는 물질의 풍요 속에 정신적으로 황폐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치유의 가장 효과적이고 본질적인 방법 중 하나가 긍정적 기억의 회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즉 박현주는 '기억'이란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창조적 실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의미한 매개체라고 보고 있으며,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생에서 긍정적인 기억의 집적(集積)을 테마로 발표했던 이전의 전시 『기억의 오로라』展과 연장선상에 있다. ● 작가는 의식 속에 형성된 자신의 감성을 직관적으로 이미지화하여 객관화한다. 그런 면에서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내부에서 관념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작가는 내적 직관을 통해 이를 발견하고 질료로 구현해 낸다. 물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시각예술은 시간을 두고 언어적 개념을 음미하며 소통할 수 있는 문학예술과는 달리 작가의 감성을 전달하는 데에 더 직관적일 수 밖에 없고, 그 때문에 작가가 느끼는 긍정적 기억의 치유작용이 관람자들에게 전달되는 것 역시 시각적 표상, 즉 조형언어로 한 번에 전달하고자 한다. ■ 신나경

Vol.20200214e | 박현주展 / PARKHYUNJU / 朴賢珠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