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는 나라 NOGOS

이태강展 / LEETAEKANG / 李太强 / sculpture   2020_0217 ▶ 2020_0320 / 주말,공휴일 휴관

이태강_아무말 대잔치_패브릭 라인,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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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강 블로그_www.leetaekang.com

초대일시 / 2020_0221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D SPACE D 서울 강남구 선릉로108길 31-1 로프트 D B1 Tel. +82.(0)2.6494.1000/+82.(0)2.508.8400 www.spacedelco.com

"우리는 왜 이곳에서 이렇게 지루한 시간을 보내며 살아야 하는 거야?" 이태강의 동화 『름름이』(2015)에서 어린 구름이 투덜거리는 모습이다. 늘 비슷한 일상을 사는 사람이라면 어른이던 공감이 갈만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던지는 여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태강_속삭이는 말_패브릭 라인, 혼합재료_45×20×20cm_2019_부분
이태강_Nonsense_혼합재료_185×40×40cm_2018_부분

이태강은 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투영하며 지루하지 않게 살고자 노력하는 예술가이다. 그는 동화그림책을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이며, 작곡가 Hisflower의 노래를 부르며 피아노를 칠 정도로 능숙한 가수이기도 하다. 이런 재능은 조금씩 알려져서 이미 온오프 라인 공간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 브랜드가 후원하는 『Love the Earth 생태습지 캠페인』에 참석해서 가수 에릭남, 배우 백진희와 함께 에코 라이프를 전파하기도 했다. 그는 분명 아무나 갈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

이태강_눈을 떠요_혼합재료_2019

그가 하는 많은 일중에서 동화는 작업의 근간이다. '고래나무왕'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동화 그림책을 발표해왔다. 다음 카카오 브런치에서 발표한 『름름이』를 포함해서 벌써 5권의 책을 발표했고 이 책과 『고래』로 2015년 브런치북 금상을 받기도 했다. 구름 속을 날아다니는 고래, 꿈을 꾸는 구름과 같이 동심이 품는 세계로 들어가 그림과 글을 지어내며 어른의 세계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순수함을 지키곤 한다. 동화책에 든 그의 그림들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전하려는 의도를 담고있다. 글과 그림을 통해 정의, 경쟁, 성공처럼 크고 부담스러운 세상에 지친 이들을 위해 작고 소박한 것들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핑크, 하늘색 등 밝고 화사한 색과 섬세한 선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은 이태강이 꿈꾸는 세계,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를 보여준다.

이태강_징하다_징에 용접, 동_37×37×18cm_2019
이태강_비밀_구리판_8×21cm_2020

평면에 그려진 환상의 세계를 입체로 만들어 선보이는 것은 그가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평면과 입체 사이의 거리만큼 상상의 나래를 옮기는 과정은 또 다른 창작이라 할 만큼 힘들겠지만 그는 그 단계를 마다하지 않는다. 몇 년 전 전시 『구름처럼 고래처럼』(2016) 전시는 구름모양의 형체들이 배열된 공간에 조명과 음향을 입혀 상상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끌어온 바 있다. 이때 동화책의 삽화 그림들이 토대가 되어 제작된 촉감을 갖춘 구름들이 등장했다. 조명을 받은 구름의 인공적 질감은 그의 동화 속 이미지들보다 환상적이었으며 생경하기도 했다.

이태강_소문과 믿음의 관계_화살, 혼합재료, 가변설치_2020
이태강_말을 가진 자_레진, 혼합재료_87×30×35cm_2019

최근에 그는 『말이 없는 나라』(2018)라는 동화그림책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 제목을 이 동화책에서 따와 '말이 없는 나라'라고 정했다. 전시에는 '말이 없는 나라'에서 말을 찾으려는 슬프고도 희망찬 이야기 그림이 전시되며,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수많은 언어 속에 묻혀버리는 현실을 입체로 표현한 작업들도 선보인다. 언어, 즉 로고스를 찾으려는 한 왕국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그 로고스를 이미 갖춘 현실로 이동해 로고스의 힘을 약화시키는 여러 현상에 주목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복합재료로 표현했다.

이태강_말이 없는 나라 NOGOS展_스페이스 D_2020
이태강_말이 없는 나라 NOGOS展_스페이스 D_2020

이태강은 이미 로고스의 힘이 선과 악, 흑과 백과 같은 이항 대립에서 나오며 그 중 한쪽의 힘을 강조할 때 권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로고스의 허구를 불가피하게 드러내며 그런 상황은 넌센스처럼 다시 '말이 없는 나라'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같다. 우리가 '아무 말 대잔치' 속에서 '당신의 말', 즉 로고스의 질서를 갈구하면서도 그 갈구가 결국 허무한 소망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 양은희

Vol.20200217a | 이태강展 / LEETAEKANG / 李太强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