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선의 그림자

김희진展 / KIMHEEJIN / 金希珍 / painting   2020_0217 ▶ 2020_0229 / 일요일 휴관

김희진_오전의 그림자_비단에 수묵채색_50×49cm 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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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홈페이지_www.heejinkim.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아트레온 신진작가 후원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트레온 갤러리 Artreon Gallery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129 (창천동 20-25번지) 아트레온 B2 Tel. +82.(0)2.364.8900 www.artreon.co.kr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든 재산 중 많은 부분을 주택 구매 및 임대에 쓰고 있으며 그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중 아파트는 다른 주거 유형들에 비해 매매가 용이하며 가치평가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거주비율이 다른 주거 형태들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주거용도 뿐만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도 그 가치를 지닌다.

김희진_일산_비단에 수묵채색_80×39.5cm, 101.5×80cm_2019
김희진_신반포 2차, 신반포 2차 1, 신반포 2차 2_비단에 수묵채색_각 58×78.5cm_2020
김희진_아크로리버뷰신반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1, 아크로리버뷰신반포 2_ 비단에 수묵채색_각 70×57cm_2020

요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대부분 40층 이상의 높다란 타워형 구조이고, 외관이나 조경도 화려해져서 그 모습이 웅장하고 위엄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수억에 달하는 가격의 고층 아파트를 보고 있자면 사람들의 평생의 노력과 노동이 집약되어있는, 마치 그 사람 인생의 성취를 보여주는 대단한 존재 같이 느껴진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 것 같아 보이는 아파트지만, 동시에 한 마디 말에 불과한 것 같은 정책이나 주변의 작은 변화에 그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도 하락하기도 한다. 3천 세대, 4천 세대씩 우후죽순으로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의 모습을 보면 저 거대한 아파트 단지의 한 채라는 것이 부동산 계약서 같은 달랑 종이 한 장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에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대단한 존재 같기도, 미미한 존재 같기도 한 아파트에 대한 나의 양가적 감정은 결국 불안으로 이어진다.

김희진_인천 휴먼시아_비단에 수묵채색_23×30.5cm_2020
김희진_인천 휴먼시아 1, 2, 3, 4_장지에 실크스크린_각 24.2×33.4cm_2020

내가 그리는 보편적인 풍경인 빛과 그림자가 드리우는 아파트 그림은 아파트에 대한 나의 염원과 허무함, 양면의 감정을 담고 있다. 나는 곧고 일정한 선과 면으로 아파트를 그린다. 창문, 벽과 같은 아파트의 구조들을 수직 수평의 선들로 바르게 그리고 그 위를 평평하고 매끄럽게 칠해나가면 그것은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만 같다. 나는 이런 반복적인 그리기를 통해 그 가치가 변하지 않기를 염원한다. 동시에 얇고 판판한 아파트 위에 빛에 의해 변화하는 색상과 그림자들을 그려간다. 밝은 낮에는 그 형태가 뚜렷하던 아파트의 외벽도 어두운 밤엔 단지 창문의 빛들만 반짝이며, 새벽녘에는 푸른색을 띄고, 안개가 낀 날에는 흐린 형태를 보여준다. 나는 아파트 위에 시시각각 다르게 보이는 색과 그림자를 그려가며 아파트 가치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그것의 불변을 바라는 나의 바람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받아드리게 된다. ■ 김희진

Vol.20200217b | 김희진展 / KIMHEEJIN / 金希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