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의 시대 Rewriting the poetry

3·15의거 60주년 기념展 The 60th-anniversary exhibition of 3.15 movement   2020_0220 ▶︎ 2020_0517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태훈 Kang Taehun 박찬경 Park Chankyong 서용선 Suh Yongsun 이서재 ISEOJAE 정윤선 Jung Yunsun 최수환 Choi Suhwan 홍순명 Hong Soun

관람료 성인 1,000원(단체 700원) / 청소년·군인 700원(단체 500원) 어린이 500원(단체 300원) / 단체_20인 이상 자세한 사항은 ▶︎︎︎ 관람안내 참고

관람시간 / 2월_10:00am~06:00pm / 3~10월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경남도립미술관 GYEONGNAM ART MUSEUM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로 296 Tel. +82.(0)55.254.4600 www.gyeongnam.go.kr/gam

경남도립미술관은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동시대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3.15의거 60주년 기념전 『새로운 시의 시대』 전을 개최한다. 『새로운 시의 시대』는 3.15의거 60주년을 맞아,역사는 과거에 존재했던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다음 세대를 전망할 수 있는 다변적 의미를 가진 기표로 작용할 수 있음에 주목하여, 역사에서 미처 드러나지 못한 원형적 동기나 실체는 무엇이며, 그 파장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작동하고 있는지를 동시대 미술로 사유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역사는 거대 담론이기 이전에 인간과 인간의 삶이며, 일상이고, 오늘이다. 그것은 변함없는 결과물로서가 아니라 가능성과 불가능 사이에서 유동하며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결정해 나가는 중요한 단서이자,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촘촘히 현재의 자신과 연결되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 전시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계를 감지한 후 그것을 식별하거나 구별해내며 비로소 현재를 인식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전시 도입부에서 홍순명의 사이드 스케이프 연작과 이서재의 새겨진 이미지와 문장들로 축적된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의 파장과 기억해야 할 것들을 감지한다. 이어서 실재와 허구가 오고가며 역사를 재구성하는 박찬경의 「시민의 숲」, 순환되는 역사를 움직임으로 시각화하는 최수환의 『도플갱어』는 사건 그 자체만으로 말해지지 않는 것들을 드러낸다. 중앙홀에 위치한 강태훈의 「Dead-end#2」을 비롯한 사물들은 현실에서 의식하지 못했던 사회 구조의 이면이 개인의 태도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사유하게 한다. 이어서 공간의 주체자로서 군중의 움직임에 가담하여 역사적 현장의 감각을 불러내는 정윤선의 「무주의 맹시」와 환원된 역사 속에서 우리 모습과 마주하는 서용선의 인간군상에서 현재의 삶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인식의 단계에 접근한다. ● 이 전시는 긍정과 부정의 역사적 산물을 나열하거나 혁명적인 순간을 기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거대한 담론의 역사에서 미시적이고 사유 불가능했던 현상들을 예술적 상상으로 끌어올려 새로운 가능성으로서 역사를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명백하게 기술할 수 없는 편린에 불과할지라도, 넓고 깊은 역사라는 바다에서 작지만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시(詩)를 채취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홍순명_마르세유. 2010년10월28일_캔버스에 유채_260×194cm_2011

홍순명은 실제 풍경이 아닌 사건과 사고의 현장을 담은 보도사진을 활용하여 사이드 스케이프 연작을 그려낸다. 보도사진을 그대로 옮겨 그리는 것이 아니라 부분, 옆, 가장자리를 발췌하여 확대한다. 먼저 우리는 부드럽게 발린 중성색의 물감들이 캔버스 위에서 연기나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평화로운 장면과 마주하게 된다. 화면에서 전쟁, 재해, 테러, 기아, 난민 등의 정치적 현장을 담아내는 보도사진의 직접적인 흔적을 찾아낼 수는 없다. 그러나 회화의 전통적 아우라를 간직한 작가의 화면은 중심으로서 체계화 되지 못한 주변들도 동일한 무게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며,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은폐된 문제들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색채와 질감 속에서 조용히 피어오르는 것을 감지하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작가의 태도는 미처 끌어올리지 못하고 수렴하지 못한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사유할 수 있는 틈을 제공한다. 동시에 보도사진 역시 본질이 가려진 어떤 현장의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이고 완전한 이미지로 바라보는 수용자의 태도에 대한 비판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이서재_집의역사_집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이서재 利敍齋 는 '이롭게 펼치는 집'이라는, 집의 이름이며 또한 작가의 이름이다. 이서재는 서울 경복궁 서측에 자리하며 우리의 풍토와 뿌리를 이해하고 전통문화로부터 받는 영감들을 통해 다양한 방법의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 재료로 우리 풍토의 그림을 그리고, 흙 빚어 그릇을 만들고, 일상을 음악으로 기록하는 작업과 한국적 정서와 문화와 지리를 연구하고 그려내고 기록하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 모든 일들이' 집 '이라는 개념으로 묶여 집이 가지는 지속가능성, 이 땅과 우리 뿌리의 정체성, 사회의 부분이며 또 전부인 프렉탈적 구조성, 삶의 전부를 대변하는 역사성까지 고려하며 가장 기본적인 삶의 시작에서 예술의 뿌리를 찾아 이웃과 대중이 함께 하는 작업으로 이어간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새기고 축적하는 방식으로 역사의 서재를 만들고 그 형식을 우리의 뿌리그림에서 차용함으로써 멀고도 멀지않은 이전과 이후의 '오래된 미래'를 그려낸다.

박찬경_시민의 숲_3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3D)_00:26:06_2016_스틸컷

박찬경은 역사의 재구성, 역사와 미술의 결합, 민속신앙, 남북갈등 같은 현실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실재와 허구를 오고가며 지금 여기의 역사를 미학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시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전시에 출품된 「시민의 숲」은 세월호 사건을 비롯하여 혼란스럽고 비극적인 한국현대사에서 목소리 없이 죽어간 사람들을 애도하고자 제작되었다. 「시민의 숲」은 두루마리 산수화의 형식을 빈 한국 근현대에 대한 하나의 알레고리이다. 하나의 산수화를 펼쳐 보며 인물을 가까이 들여다 보기도하고, 멀리서 산수를 음미하는 것처럼 세 개의 비디오 채널은 세 화면을 분리시키기도 연결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오윤의 미완성 그림 「원귀도」(1984)와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1964)에서 착상한 작품이자, 이 두 작품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응답이기도 하다. 『원귀도』와 다른 것이 있다면, 여기 보이는 현대의 귀신들은, 사람들이 이미 귀신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점이다. 「거대한 뿌리」와 다른 것이 있다면, 우리에겐 이사벨 버드-비숍의 글로 새삼 떠오른 김수영(세대)의 기억조차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시민의 숲」은 이 두 작품에 대한 오마주이면서 동시에 전통과 민간신앙에 대한 현대의 단절감을 드러낸다.

최수환_불면증_모터, 전구, 철_가변크기_2020

최수환은 사회를 공간의 연속으로 보고 공간과 몸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간과 공간의 이동, 나열, 축소 등의 방식으로 또 다른 공간을 형성하여 몸과 공간이 부딪치며 서로를 점유하고, 그 주체에 의해 끊임없이 변성되는 것을 체험 하도록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함께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먼저 점유된 공간을 해석하여 활용한다, 이는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각자의 역할과 사회적 구조를 이미 차지하고 있는 사물들과의 상관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것이다. 전시된 작품 중 「도플갱어」는 특정 모양의 다른 신발이 마주하여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변함없는 과오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동시에 새로운 움직임을 감지하게 한다. 「불면증」은 은폐되어 있던 기억을 희미하게 시각화하며 보이지 않는 실체에 다다르고자 한다.

강태훈_여기에 뼈가 있다 _1_비디오프로젝션_01:02:25_2019_스틸컷

강태훈은 개인의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는 은밀하고도 강력한 이데올로기와 체체를 드러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사회가 가진 모순적인 믿음과 환상, 이념과 주체의 관계, 역사와 시대가 미처 발굴하지 못한 암묵적인 전제들을 일상 오브제와 텍스트를 통해 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아무 문제없이 향유되는 듯 보이는 일상적 행위들과 아우슈비츠의 대량학살을 비롯한 부조리한 사회현상들이 교차되는 영상을 원형계단에 투사하는 『Dead-end#2』를 중심으로, 실패한 역사로 간주 된 소련의 국기에 붉은색을 덧칠한 『덧 칠 된 깃발』과 계급적 비판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죽음 위의 갈라쇼」를 선보인다. 그 사이로 수도꼭지, 구두, 시계 등의 사물이 배치되어 원 기능을 전복시키며 비로소 우리를 보이지 않았던 세계의 이면에 함께 재배치시킨다. 이는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지배구조와 은폐된 힘과 권력을 경고하며 개인의 의식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한다.

정윤선_요코하마_그욕망_순환속의 도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정윤선은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예술적 담론들의 중첩적인 레이어를 가진 결코 고정되지 않은 유목적 사고의 장소, 촘촘히 기록된 역사적 사건의 내러티브가 존재하는 장소에 꾸준히 집중해 왔다. 도시환경, 미술제도, 자본주의 구조의 부조리한 현상에 대한 작가의 인식은 공적 영역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으로 확장되고 공동체 구성원들과 관계 맺으며 사람을 향한 예술적 실천으로 이어간다. 특히 이념이라는 거대하고 보이지 않는 힘 앞에서 무력하게 사라져버린 이들에게 주목하여 그 문제의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살아남으려는 인간 본성, 삶과 죽음 앞의 공포가 권력의 매커니즘을 만들었고, 이것이 인간의 역사임을 현상학적 서술방식으로 제시한 엘리아스 카네티 작품에 나타난 '군중체험'에 대해 참조하고 감정이입한다. 각목과 합판 이미지와 드로잉으로 만들어진 구조물 사이에서 역사적 사건의 현장을 상상하고, 공간의 주체자로서 군중의 움직임에 가담하고 역사를 불러들이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용선_서있는사람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5×451cm_2006

서용선은 역사, 인물, 풍경, 전쟁, 신화 등 다양한 범위에 이르는 주제들을 다루며, 특히 역사속의 사건들을 시각화 하는 연작들과 도시의 인간군상을 다루는 연작들로 알려져 있다. 노산군 일지로 기록되었던 단종 사건의 주변들, 이름 없는 민초들을 예의주시한 동학농민운동, 세계2차대전, 6.25전쟁 같은 역사적 서사의 주역들과 개인사에 이르기까지 되풀이되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인간 실존의 문제를 거침없는 붓질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해낸다. 역사적 사실은 그 속에 휩싸인 개개의 실존들이 겪어내는 저마다의 고뇌들로 변환되어 오늘 우리의 모습과 교차되며 마주하게 되는데,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을 화면에 구성한 연작들을 통해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서 있는 사람들」 이나 「정치인」은 해방 이후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국가건설이라는 명분 아래 잠재되어 있던 후유증을 자본가들이나 정치권력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그려내며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도시」, 「역삼역4」는 도시라는 장소에서 시적으로 거주하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살아가는 불안하고 긴장된 인간 군상과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현재를 말하고 현재의 우리 모습 속에 환원된 역사를 상기시키며 인간의 삶이란 정작 무엇인가, 인간 존재는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 경남도립미술관

1. 전시감상 『전시 함께 보기』 진행: 미술관장/큐레이터/작가 2020. 03. 12. - 05. 14. 목요일 오후 3:00 3/12, 3/19, 3/26, 4/9, 4/16, 4/23, 5/7, 5/14

2. 강연 『기록하는 카메라, 저항하는 필름』 강연자 : 이나라 영상미학박사, 동의대전임연구원 2020. 04. 21. 화요일 오후 3:00 장소 : 다목적홀 * 상세 일정 홈페이지 공지

Vol.20200220a | 새로운 시의 시대-3·15의거 60주년 기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