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e Dust

한기애展 / HANGIAE / 韓基愛 / photography   2020_0324 ▶︎ 2020_0329 / 월요일 휴관

한기애_FineDust 01 잠실_피그먼트 프린트_80×143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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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사진위주 류가헌 Mainly Photograph Ryugaheo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6(청운동 113-3번지) Tel. +82.(0)2.720.2010 www.ryugaheon.com blog.naver.com/noongamgo

Fine과 Dust 사이에서, 사진의 고민과 쓰임 ● 여기, 한 장의 사진이 있다. 마치 찍고자 하는 피사체의 특정 부분만 포커스를 맞춘 것처럼 일부는 선명하고 나머지는 희뿌연하다. '북한산' 사진을 예로 보자면, 최고봉인 보현봉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무성한 초록 숲에 뒤덮여 솟은 반면, 양 옆으로 흐르는 능선들과 산 아래 마을들은 잿빛에 가려져 겨우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정도다. '광화문'의 경우는, 유명한 유적지나 건물의 개ㆍ보수 현장 앞에 사진 가림막을 세우고 다시 사진으로 담아낸 형식을 연상시킨다. ● 사진가 한기애의 사진 시리즈 「Fine Dust」. 시리즈의 제목은 이 작업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Fine Dust'는 미세먼지라는 뜻이다. 작가는 동일한 대상 혹은 장소를 미세먼지가 거의 없는 맑은 날과 미세먼지가 심하게 덮인 날을 선택해서, 같은 위치에서 같은 포맷으로 촬영하였다. 이후 미세먼지로 뒤덮인 장면을 배경으로 두고 그 위에 맑게 갠 날을 부분적으로 겹치는 형식으로 마무리했다. ● '마무리 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Fine Dust」는 사진 그 자체로서 마무리되기 위한 사진이 아니다. 작가는 이 사진들이 산업시대의 기록으로서 뿐만 아니라, 환경변화에 대한 위기를 공감하고 행동변화를 이끄는 '쓰임'이기를 바란다. 작가가 정통적인 다큐 사진의 화법을 탈피해서 두 장의 사진을 레이어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그 이유다. 작가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표현방식이라 여긴 것이다. 산업 환경에 의한 지구 생태계의 변화를 사진이라는 시각언어로 문제제기를 한 국내 작업이 드문 현실에서, 한기애의 「Fine Dust」는 주목할 만한 작업이다. ● 대척점에 있는 두 개의 사진이 한 장의 「Fine Dust」를 이룬 것처럼, 영어 제목인 Fine Dust가 서로 대립각을 이루는 두 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절묘하다. Fine은 Dust와 함께 쓰이면 '미세'로 해석되지만, 그 자체로는 '좋은' '맑게 갠' 날을 뜻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장소의 '맑게 갠' 풍경과 '미세먼지가 낀' 풍경이 한 장의 사진 안에서 극명한 대비를 보임으로써, 「Fine Dust」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을 명약관화하게 드러내 보인다. ● 특히 서울 광화문, 북한산, 올림픽공원 조각상, 잠실 롯데타워, 서산 간월암 등 사진 속의 장소들은 모두 명승지로 알려져 있거나 랜드 마크가 있는 곳들이다. 우리들의 일상 속에 매우 익숙하게 자리하거나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되는 장소들이 미세먼지에 점령당한 모습은 미세먼지 농도 높은 날의 대기처럼 보는 이를 갑갑하게 하며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사유케 한다. ● 앞으로도 「Fine Dust」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인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의 대기오염이 과거의 일이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나의 작업이 이 시대의 지표이자 흔적으로서 남길 바란다." ■ 박미경

한기애_FineDust 02 광화문_피그먼트 프린트_80×143cm_2018
한기애_FineDust 03 서산간척지_피그먼트 프린트_80×143cm_2018
한기애_FineDust 05 서해대교_피그먼트 프린트_80×140cm_2018

인간은 자연을 투쟁의 도구이자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인간이 이 지구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하는 대신 지구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조금 높아질 것이다. -E. B. 화이트 ● 겨울과 봄 사이 미세먼지는 적군처럼 기습적으로 우리의 공간을 점령한다. 마음껏 숨쉬는 것도 사치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2015년 겨울 한강변을 지나다가 짙은 먼지로 덮인 강변 풍경을 보고 불현듯 「Fine Dust」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업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산업화 시대의 사진가로서 마치 내게 주어진 사명처럼 4년 동안이나 회색 먼지로 가득 찬 공간을 찾아 헤매게 했다. ●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몽환적인 안개로 가장하여 공기 중에 숨어 있었지만 숨을 쉴 때마다 공중에 먼지로 날아다니는 산업 폐기물들이다. 매우 작은 먼지입자들은 걸러지지 않고 인체에 축적되어 건강을 위협한다. 인간은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더럽힌다. 그리고 그 더러워진 자연을 또 소비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생수를 사서 마시고 공기청정기를 집안에 들여도 자연을 훼손한 대가를 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간 역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굴복시키며 신(神)인 양 우쭐대도 결국 인간은 먹이 사슬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인간들은 물질을 과잉 소비하고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다른 종들을 멸종하게 할 뿐 아니라 스스로 멸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 이번에 발표되는 「Fine Dust 」시리즈는 두 개의 사진을 레이어한 사진들이다. 미세먼지가 거의 없는 맑은 날과 미세먼지가 심하게 덮인 날을 선택하여 같은 장소에서 같은 포맷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두 사진을 겹쳐 맑은 날을 일부 보여주는 이중프레임을 선택했다. 이런 방식이 다큐 사진적 문법에서 벗어난 듯 보이지만 나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선택된 장소들은 명승지로 알려져 있거나 랜드마크가 있는 곳들이다. 즉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새겨진 곳들이다. 이런 곳이 미세먼지로 점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오염 이전의 맑은 풍경이 우리가 지향할 곳임을 명백히 하고 싶었다. ● 「Fine Dust 」시리즈는 산업 환경에 의한 지구생태계와 새로운 지형의 변화를 밀도 있게 다룬 사진작가 에드워드 버틴스키(Ed. Burtynsky)나 크리스 조던(Chris Jordan)의 작업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작업 대상, 지역, 표현방법 등은 차이가 있지만 지구가 처한 환경변화에 대한 위기감을 확산하고 이에 대한 공감과 행동변화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생각을 공유한다. 서두에 인용된 E. B. 화이트의 말처럼 인간이 지구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여 우리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길 바라는 심정이다. 그들의 사진이 어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사회적인 공감을 불러 일으켜 변화를 가져왔듯이 나의 사진들이 같은 작용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 이 작업은 산업화 시대의 인덱스를 남기려는 시도이며, 순진하게 한 장의 사진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신화를 믿으며 예술의 효용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영국이 1952년에 12,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Great smog 사건 이후 강력한 대기청정법을 제정하여 대기오염에서 벗어났듯이 우리나라도 현재의 대기오염이 과거의 일이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나의 작업이 이 시대의 지표이자 흔적으로서 남길 간절히 바란다. ■ 한기애

한기애_FineDust 06 북한산_피그먼트 프린트_80×140cm_2020
한기애_FineDust 20 잠실사거리_피그먼트 프린트_80×80cm_2019
한기애_FineDust 26 한남동_피그먼트 프린트_80×107cm_2020

Man perceives nature as a tool of struggle and an object of submission. Instead of human beings ignoring the Earth and treating it recklessly, If you accept the Earth and appreciate it, Our chances of survival will be a little higher. -E.B. White ● During winter and spring, fine dust takes our space by surprise like enemy forces. Breathing freely has become a luxury. When I passed by the Han River in winter 2015, I suddenly thought I should work on "Fine Dust" when I saw a river-side view covered with thick dust. This work began in earnest in 2016, and as a photographer in the industrial age, I had spent four years searching for a space full of gray dust, as if it were a mission given to me. ● Fine dust and ultrafine dust are industrial waste that have been hidden in the air under the guise of dreamy fog, but fly into the air with dust every time they breathe. Very small particles of dust accumulate in the human body without being filtered and pose a health threat. Humans destroy and defile nature while pursuing convenient and affluent lives. And they live by consuming the dirty nature again. No matter how much water you buy, drink, and bring in an air purifier, you cannot avoid the cost of damaging nature. Because humans are animals that have to live with nature, too. In the end, humans cannot escape the food chain even if they are proud of themselves, which is God. Nevertheless, foolish humans are not only over-consumption of materials and seeking convenience, but are also on their own heading toward extinction. ● The upcoming 「Fine Dust」 series are a layer of two photographs. I selected a clear day with little fine dust and a day when fine dust was heavily covered and took a picture in the same format at the same place. Then I chose a double frame that overlaps the two photos to show part of the sunny day. I think this is the most effective way to express my intention, although it seems to be out of documentary photography grammar. The selected places are also known as scenic spots or have landmarks. In other words, they are beautifully engraved in people's memories. I wanted to show there places occupied by fine dust. And I wanted to make clear that the clear landscape before pollution was where we would head. ● The "Fine Dust" series extends the work of photographers Edward Burtynsky or Chris Jordan, who dealt with the changes in the global ecosystem and new terrain by industrial environments. Of course, there are differences in working objects, regions, and expression methods, but the idea is shared in that it spreads a sense of crisis about the environmental change on the earth and urges empathy and change in behavior. As E. B. White quoted at the outset, we want human beings to be compliant and grateful to the earth to increase our chances of survival. I hope my photos will do the same, as their photos have moved some people's hearts and social sympathy to change. ● This work is an attempt to leave an index of the industrial age and confirm the utility of art, believing in the myth that life can be changed with a single photograph naively. Just as Britain has come out of air pollution by enacting a strong air purification law since the Great Smog incident in 1952, which killed more than 12,000 people, I also hopes that the current air pollution will become a thing of the past in Korea. So I sincerely hope that my work will remain a marker and a trace of this era. ■ Han Gi-ae

Vol.20200324a | 한기애展 / HANGIAE / 韓基愛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