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경계혼란 Cutting off

시각예술창작산실 전시기획展   2020_0506 ▶︎ 2020_052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이수_부지현_이원호_이창훈_이한솔_최원석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 아터테인 책임기획 / 임대식전시진행 / 황희승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토탈미술관 TOTAL MUSEUM 서울 종로구 평창32길 8(평창동 465-16번지) Tel. +82.(0)2.379.7037 www.totalmuseum.org

미술과 주변 환경과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상호작용을 위한 미술의 본래 기능회복 ● 한때 '융합(confluence)은, 다방면의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였다. 미술 내에서도 이에 대한 실험이 다양하게 진행되었으나 미술 내부가 아닌 타 장르나 – 산업 간의 합병만으로 융합이라는 정당성을 담보해 왔다. 모든 개체와 환경 간의 관계에서 '경계'는 장점에는 열리고, 단점에는 닫히는 유기적이며 유동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개체(미술)의 견고한 경계는 미술과 다른 환경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차단하여 선입견이나 편견과 같이 '접촉 경계 혼란'을 야기함으로써 미술 본연의 존재와 기능의 발현을 방해한다. ● 미술이라는 개체와 그 주변의 다양한 환경과의 융합적인 관계라는 것은 – 분리된 것들이 합쳐지는 기계적 연합이 아닌 개체(미술)과 환경 간의 원래적 통합 관계인 '전체의 장'이다. 위와 같은 배경으로 무엇이 이를 분리하며 그를 통해 어떻게 '접촉경계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미 통합관계로서 미술자체의 흐름과 변화에 긴밀하게 접촉해 왔던 환경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서로 '알아차림-접촉'의 관계로 회복하여 미술과 그외 환경사이의 방해, 차단 하는 요소들을 어떻게 제거하고 미술 본연의 존재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연구, 가시화 하기위해 이에부합하는 6명의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기획되었다. ● 개체와 환경을 하나의 통합체로 보는 '게슈탈트(gestalt) 심리 치료'의 개념 중 '접촉경계혼란'은 6가지 심리적 장애 (합류, 편향, 투사, 자의식, 내사, 반전)로부터 발생한다고 정의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이수, 부지현, 이원호, 이창훈, 이한솔, 최원석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접촉경계혼란'을 야기하는 요소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 또한 궁극적으로는 게슈탈트의 해소를 위한 심리적 전략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타 장르인 심리학 개념과의 융,복합이 아니라 미술 자체로 작가 혹은 관객들의 다양한 심리적 상황들을 알아차리고 서로의 경계를 유연하게 조절 할 수 있는 능력들을 함양 시킨다면 미술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도에 참여 하는 좋은 경험이 될것이다. ■ 아터테인

그대 아직도 유목을 꿈꾸고 있는가 ● 예전에는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졌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인가.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점차 낯설면서 혐오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러한 심리적 혼돈들을 겪고 있다. 코로나가 퍼지기 바로 직전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 그 다음날부터 내가 어릴 적부터 살던 동네는 "돼지슈퍼. 스카이피자만 있나? 서울시 '기생충 팸투어' 만든다"는 문구들이 신문기사에 오르내리면서 동네 사람들이 마치 기생충 기우 네 가족의 세트장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였다. 그 순간 갑자기 나의 삶은, 나의 기억들은 하나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것과 같은 감정들이 스멀스멀 밀려왔다. ●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이웃 사람들이 자고 일어나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을, 동네를 돈의 가치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공동체를 형성했던 이웃은 사라지고, 마치 외딴 섬에 표류된 생존자와 같이 고립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이러한 심리적 혼돈들은 어째서 생겨나는 것일까. 『접촉경계혼란』展은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심리적인 혼돈들을 6명의 작가들의 시각이미지들과 게슈탈트 심리학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게 하는 전시이다. 초월 심리학자인 캔 윌버는『아이 투 아이』라는 글에서 우리의 육체, 감성, 마음, 직관이 움직이는 법칙은 각자 속성이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이론을 빌어 설명하면, 게슈탈트 심리학은 마음의 법칙을 읽는 하나의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 게슈탈트 심리학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와 '접촉 경계'와 '유기체의 자기 조절능력'이라는 심리적인 원리를 기반으로 하여 세워진 이론이다. 무엇보다 게슈탈트 이론은 '유기체의 자기 조절 능력'으로 '차이'와 '관계'를 통해 개인들이 스스로 자각하며 전체와 하나로 연결되고자 한다는 점에서 동양의 고대 사유와는 어느 정도 닮은 모습을 띠고 있다. ● '접촉경계'는 관계가 형성되는 '나와 너' 그리고 '나와 내가 아닌 것'이 만나 변화가 일어나는 곳,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만나는 장소이다. 접촉 경계에서는 에너지를 공유하며, 새로운 알아차림을 향해 움직인다." (Jeffrey D. Hamilton, 게슈탈트 심리치료, 윤인·김효진·최우영·신성광 공역, 2018, p.107.)는 의미에서 보듯이 관계, 즉 접촉경계를 통해 개인의 알아차림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을 의미한다. '접촉경계혼란'은 그러한 알아차림을 방해받는 것으로 '합류, 편향, 투사, 자의식, 내사, 반전'을 통해 생겨난다.

김이수_Inframince-Landscape_보드에 반투명 테이프_80×120cm_2018

합류는 유기체가 자기 조절능력이 결여되고 타인에 의존하여 휩쓸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영화촬영지 탐방자가 주인공이 살았던 영화 속의 장면과 실제 주민이 사는 슈퍼를 구분하지 않으며, 그 주변의 동네를 마치 영화 속의 세트의 한 장면으로 착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접촉경계혼란』展에서 김이수 작가의 '엥프라멘스(inframince)'의 개념으로 회화적으로 가시화하는 이미지들은 일시나마 그러한 합류적인 '착각'에 빠진 사람들에게 그러한 '합류'적인 착각에서 벗어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시 말해 영화촬영지인 돼지 슈퍼와 그 인근 지역을 영화 촬영지 탐방자들이 방문하기 이전과 영화촬영지 탐방자들이 방문한 이후에 변화된 주변의 지형을 염색된 테이프의 레이어를 통해 시각이미지를 통해 보여준다면 영화촬영지 탐방자들에게 그러한 합류적인 착각에서 벗어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지현_궁극공간 Ultimate Space_레이저, 낚시용 조명, LED, 모터, 연무기, 거울_가변크기_2020

『접촉경계혼란』展에서 부지현 작가의 집어등 불빛과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불빛의 색채들을 통해 편향된 심리적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은 아주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기생충 영화 촬영지 탐방자들이 돼지 슈퍼와 골목 계단은 동네에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데 마치 기생충 영화 촬영지 탐방자들은 돼지 슈퍼와 골목 계단이 동네 전부라고 생각하여 영화 촬영지 동네의 실제 삶의 모습이 영화 촬영지 탐방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이원호_우아하게 Elegantly_6채널 영상, 양면 모니터_00:20:00_2019

'투사'의 개념은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우리 '밖'에 있다고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신의 탓이 아닌 다른 사람의 탓이라고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의 탓일까. 이원호 작가의 작업은 투사의 개념을 통해 우리의 삶을 진단해 보게 하는 하나의 창이 될 수도 있다. 그의 작업은 탑골 공원을 오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인터뷰하고, 섭외된 배우들이 그러한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연출한 장면을 영상 작업으로 담아내었다. 그의 영상 작업은 우리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우리의 자신을 통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창훈_Babelstreet_C 프린트_90×127cm_2008

자의식은 개체가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행동으로서, 외부로 향해야 할 주의를 내부로 향하게 함으로써 원활한 대인관계 접촉을 방해하게 된다. 이창훈 작가의 '섬' 시리즈는 그러한 자의식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된다. 그의 작업은 외부로 향하는 모든 창과 통로들을 없애버린 건물들로 가득 메워진 거리를 소재로 하여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심리상태를 그려내고 있다. 밖으로 향하는 창을 모두 막는다는 것은 바깥과의 소통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접촉경계혼란』展에서 이야기하는 '자의식'의 개념을 연상시킨다.

이한솔_무상행위 Impermanence act_책, 영상_가변설치_2017

내사는 외부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어느새 우리의 정체성과 행동방식을 결정하는 하나의 구성요소가 되고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게 된다.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가 삶을 통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각자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는 아닐까. 이한솔의 작업은 책을 세탁하고 다시 말리는 작업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하며, 익숙해져 있는 통념과 삶의 가치를 다시 재고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최원석_Cross-Fade#10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220cm_2013

반전은 강압적 외부환경으로 인한 접촉 장애가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최원석 작가의 작업은 그러한 '반전'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있다. 그는 10년의 세월에 걸쳐 연기군에서 세종시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대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담아내었다. 그의 작업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쩔 수 없이 떠나가고, 다시 새롭게 유입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 그리고 여기에도 혹은 저기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트라우마들. 이것은 세종시 만에 국한된 문제일까. ●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을 돈의 가치로 환원시키고 신문지면을 통해 돈의 가치로 끊임없이 회자되게 함으로써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유목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아닐까. 『접촉경계혼란』展은 우리의 현재 삶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환경의 문제, 노인의 문제, 소통의 문제, 가치의 문제, 삶의 태도의 문제 등을 소재로 하는 6명의 작가들의 작업들을 게슈탈트 심리학의 시선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우리들의 일상의 모습들과 그 속에 겪고 있는 심리적인 갈등들을 내밀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조관용

부대행사: 관객개발 프로그램 - 5월 16일(토) / 14시~16시 / 토탈미술관_아카데미실 - 그림 감상이 곧 심리상담이다! - 진단 없는 미술치료, Drawing Relay - 아티스트, 치유토크

Vol.20200506f | 접촉경계혼란 Cutting off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