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희생물, 혹은 영웅 Ⅱ The Daily Sacrifice for My Life. Or My Heroes Ⅱ

조은령展 / CHOEUNYOUNG / 曺恩玲 / painting   2020_0512 ▶︎ 2020_0730

조은령_미궁-자존적인 정체성 혹은 배타적인 경계 201610_ 동판에 유성펜_30×15cm×3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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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상시가능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HOAM FACULTY HOUSE 서울 관악구 관악로1(낙성대동 239-1번지) Tel. +82.(0)2.880.0320 www.hoam.ac.kr

이번 전시에는 2016년 작업부터 현재 진행되는 작업들이 함께 있습니다. 2016년은 'Labyrinth-미궁'에 얽힌 세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미궁-자존적인 정체성 혹은 배타적인 경계'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는 '나의 공간' 이야기입니다. 나의 공간은 나의 정체성을 이루는 나의 外皮이면서도 나를 제한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작업들입니다. 또 하나는 그 안에서 헤매고 있는 반인반수의 괴수 'Minotauros미노타우로스와 공물로 바쳐진 희생물들' 이야기입니다. 내 안에서 맴도는 나는 미노타우로스 같기도 하고 희생물 같기도 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작업들입니다. 또 하나는 탈출하는 'Icarus이카루스의 비상'에 대한 동경을 다룬 작업들입니다. 2017년은 그해 유독 접점이 많았던 '대나무 숲에서 떠오르는 울림들'을 중심으로 'Echoes – 대나무 숲으로 그리고 대나무 숲으로부터'의 작업을 했습니다. 2017년 나에게 대나무 숲은 울림을 확대하고 그 울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조은령_이카루스의꿈 20161004_리넨에 먹_60×160cm_2016
조은령_Echoes-대나무 숲으로 그리고 대나무 숲으로부터 1706_ 리넨에 분채_120×120cm_2017
조은령_시간의 문 20180806_리넨에 분채_100×100cm_2018

2018년의 주제는 '시간의 문'으로 그려진 대상과 그려지는 순간 멈춰선 시간과 그 지점에 대한 작업입니다. 「歸去來辭귀거래사」에서 陶淵明도연명이 안도했던 것은 고향의 집도 사람도 아니었을 겁니다. 황폐해진 뜰에 여전히 있었던 소나무와 국화 앞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도연명은 소나무에서 청춘의 이상으로부터 어긋나기 이전의 시간을 만난 것입니다. 그처럼 작품 속 2018년의 풀들은 그 시간으로의 안내자이며 시간의 문인 것입니다. 2019년은 다시 '미궁'에 대한 작업을 했습니다. 2019년의 대나무 숲 작업은 미궁의 내부에서 외부로의 窓이며, 마른 대나무 절지를 그린 작업은 내부에서 내부로의 창입니다. '내부의 외부–迷宮'인 것입니다.

조은령_일상적인 희생물 200315_종이에 펜_15×10cm×5_2020
조은령_일상적인 희생물 191220.200309_종이에 펜_15×10cm×5_2020
조은령_일상적인 희생물 200207,0209_종이에 펜_15×10cm×4_2020

그리고 2020년은 미궁을 헤매는 미노타우로스와 희생물, 그리고 영웅 Theseus테세우스에 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업실 – 미궁 안에 쌓이는 희생물의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먹고 남은 포도 줄기, 정리하고 남은 배추 밑동, 마시고 남은 찻잎 찌꺼기 등으로 내게 희생된 먹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희생물들이죠. 그러나 들여다보면 포도줄기는 매화 한줄기의 古雅함을 갖고 있으며, 마른 배추 꼬다리는 장미의 蠱惑스러움을 갖추고 있으며, 마른 찻잎은 大地를 연상시킵니다. 영웅이 內在 된 일상적 희생물을 일기처럼 기록한 작업들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의 관심은 바뀌었고 같은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랐죠. 그러나 현실을 바라보고 그 틈을 찾아가는 여정은 여전한 듯합니다. ■ 조은령

Vol.20200512e | 조은령展 / CHOEUNYOUNG / 曺恩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