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휘랑요 曦暉朗耀

해와 달이 밝게 빛날 때 When the sun and the moon shine展   2020_0512 ▶︎ 2020_063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데코라티프(남한울_박옥경_박진영) 을지로 콜렉티브(고대웅_류지영_이원경)

주최 / 대림창고갤러리 기획 / 김정수

관람시간 / 11:00am~11:00pm

대림창고갤러리 DAELIMCHANGGO GALLERY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78 Tel. +82.(0)2.498.7474

희휘랑요에는 더없이 밝은 빛이 가득하다. "태양 빛과 달빛은 온 세상을 비추어 만물에 혜택을 준다."는 다소 거창하면서도 원대한 뜻을 지니지만, 사실 그것은 자연이 지금까지 온 세상과 인간에게 주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래서 그 고마움을 거의 느끼지 못했었다. 일상이 일상이 되지 못하는, 자연스럽게 여겨졌던 대부분을 행하지 못하는 지금, 우리는 작고 큰 어두움을 지나가고 있다.

희휘랑요-해와 달이 밝게 빛날 때展_대림창고갤러리_2020

자연의 빛, 사람의 빛 ● 자연스럽게 맞게 되는 아침의 빛으로 많은 이들은 하루를 시작한다. 그 빛이 사라지면 어둠을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만든 빛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자연의 빛은 희미하지만, 따듯한 달빛으로 우리 곁을 지킨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의 빛에 많은 부분을 빚지며, 삶을 살아간다. 자연과 인간, 예술의 관계를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살펴보면, 사람이 만든 빛은 자연의 빛과는 또 다른 맥락을 가진다. 사람이 만든 빛 즉, 인공의 빛인 조명은 어둠이 존재하는 곳에서만 밝게 빛날 수 있으며, 우리는 이것으로 어둡다면 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이 빛으로 물리적으로 뿐 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많은 위안을 얻는다. 바로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만든 빛의 힘이다. 다음은 물리적인 빛으로써가 아닌 그 의미를 직·간접적으로 전하는 사람의 빛이다. 이러한 빛은 무엇인가를 밝혀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예술의 사회적 역할로 그 맥락이 확대된다. 이 두 가지 면에서 공통되는 사항은 물리적인 빛, 심리적인 빛 모두 다 어둠을 밝힘으로써 치유와 위안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희휘랑요 曦暉朗耀 – 해와 달이 밝게 빛날 때』전을 통해서 「데코라티프」(DECORATIF), 「을지로 콜렉티브」(EULJIRO COLLECTIVE) 작가들과 함께 빛을 매개체로 하여, 자연의 빛, 인간의 빛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류지영_열선도 Filament drawing_잉크젯 프린트_120×100cm_2017
박진영_무제_스테인드 글라스, 혼합재료_가변설치_2020

데코라티프 DECORATIF ● 「데코라티프」의 남한울, 박옥경, 박진영 작가는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를 통해 빛을 만들고 전하며, 빛과 예술의 공존을 모색한다. 작가들은 스테인드 글라스가 닿을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도록 꾸준히 시도하는데, 이는 건축, 디자인, 일상 오브제 뿐 만 아니라 강의 프로젝트 등에서 이뤄진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햇빛이라는 자연의 빛에 의지할 경우에 그 효과가 더 크게 발현되는데, 특히 종교적 공간에서 빛을 통해 비치는 색유리의 다채로운 색감과 아울러 공간의 힘이 더해져 심리적인 효과가 극대화된다. 30년 가까이 스테인드 글라스 산업과 함께 한 박옥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학창시절 우연히 경험하게 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받은 느낌을 「설레임」이라는 작품으로 제작하며, 산업현장에서 뿐만이 아니라 예술적 측면에서 작가로서의 확장을 시도한다. 유리 자체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작가는 빛을 투과 하는 특성을 강조하면서, 삶의 추억을 회상하는 동시에 그것을 현재의 시간에 투영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남한울 작가는 사람이 만든 빛인 조명작업으로 일상과 함께하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실용적으로 작업에 대입시킨다. 작가는 '붉은열매 시리즈'에서 단단한 유리를 재료로 하지만 부드럽게 표현되는 연필드로잉을 기본요소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어두운 검은색이라는 색채에 집중하는 반전의 요소를 포함하는 조명의 빛을 만든다. 여기에서 자연적인 요소와 아울러 과거에 대한 회귀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박진영 작가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건축공간의 일부분이 아닌 평면 회화의 제작 방식을 채택하며 독립된 작품으로 작용시킨다. 작가는 위 제작 마무리인 액자프레임(Frame)에 끼워 넣는 과정을 유리를 재단하고 끼워 넣는 현재의 작업에 동일하게 적용하는데 여기에는 일종의 유년기부터 경험한 안정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그 맥락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전통과 현대, 디자인적 방식이 혼재되며 반복되는 패턴과 작업에는 인고의 시간과 더불어 일종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가지고 있는 치유와 위로라는 요소가 함께 표현된다.

남한울_붉은 열매 시리즈_스테인드 글라스, 혼합재료_가변설치_2020
고대웅_부가두상_혼합재료_가변설치_2020 고대웅_부가_도예_가변설치_2017~9 고대웅_철화제작기_영상,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7 고대웅_철화_철가루, 혼합재료_1200×25cm_2017
박옥경_설레임 시리즈 1,2,3_ 스테인드 글라스, 혼합재료_가변설치_2020 고대웅_철화_철가루,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7
이원경_빛이 세운 거리_기술 장인 예술가의 콜라보 프로젝트 사업 결과물_2019 이원경_붕어빵 고양이_커스텀 오브젝트, 천_12×4.5×8.5cm_2019 이원경_거북이는 죽어서 등껍질을 남기었다_ 즉석사진, 아크릴_240×135cm_2020 이원경_프로듀스 을지로_철, 유리_68×65cm_2020 류지영_산림동 243-4_잉크젯 프린트_80×70cm_2017

을지로 콜렉티브 EULJIRO COLLECTIVE ● 고대웅, 류지영, 이원경 작가로 구성된 「을지로 콜렉티브」는 '을지로 디자인 예술프로젝트' 소속작가들이 또 다른 유닛이 되어 예술과 도심 속 삶 그리고 사회에서 예술과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이를 작업에 적용시킨다. 서울 그 중에서도 특히 조명이라는 빛으로 가득한 을지로를 중심으로 시도해온 다양한 방식의 프로젝트는 사회 안에서 공생하는 예술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을지로 콜렉티브」는 성수동 –을지로와 산업중심이며 재개발 담론에서 유사한 양상을 지니는-에서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장소의 변화로 야기되는 새로운 변환을 시도한다. 이원경 작가는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2016)를 시작으로, 중구 골목길 셔터아트 프로젝트 '눈꺼풀'(2017) 등에 참여하면서 도심과 예술에 관한 작업으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작가는 퇴색되어가는 을지로의 빛 즉 조명에 주목하여 '을지로의 조명산업과 예술을 잇는다'는 취지를 가지고, '빛이 세운 거리' 프로젝트를 실천하였다. '빛이 세운 거리'에는 다양한 분야의 지역 예술가 및 세운상가와 을지로 조명 장인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의 가치와 그것이 투영된 조명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진행되었으며, 이는 전시와 출판 등으로 실현되며, 생활과, 예술이 어떻게 예술가의 역할에 의해서 혼재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위 프로젝트는 2019년 '을지로망스', 을지로동 골목갤러리의 '부엉이의 산책로' 등을 통해 연계되며 그 의미를 전하고 있다. 고대웅 작가는 을지로의 또 다른 산업현장인 '철(鐵)의 골목', 산림동을 중심으로, 철을 다양한 매체의 작업에 대입시킨다. 작가는 철가루로 가득한 골목이라는 현재의 장소에 고려 말 신화 속 불가살이(不可殺伊) 이야기를 중첩시키면서, 「부가(釜佳)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또한 작가는 단단함이 녹아 한없이 흘러내려진 철의 과정을 영상작업으로, 철화(鐵花)로 생성시킨다. 뿐 만 아니라 마을 프로젝트인 「장인의 화원」(2017), 「을지림」(2019)과 길에서 만난 삼공이(三公伊)와의 공생에 관한 영상작업 등으로 일상과 공존하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류지영 작가는 사진작업을 기반으로 지역 기술자와의 협업, 공동체 프로젝트 및 출판 작업을 통해서 스스로 '중개자'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한다. 위 역할은 그룹을 통한 공공미술활동을 실현하면서도 유연하게 작가의 '주관적 시선'이 강조된 이미지 중심인 개인작업이 동시에 수행되며 적극적으로 실행된다. 작가는 을지로 조명산업지역을 상징하는 필라멘트를 개인적 작업의 형태로 변환한 「열선도」, 「세운상가 2016」, 「메이드」등의 작품에서 둘 사이의 균형을 이어간다. 작가는 시·공간의 접점에서 물체의 존재감을 현장에서 포착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확보하는데, 바로 을지로, 세운상가가 그 접점의 중심요소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관찰하고 표현하는 사물은 의인화되며, 작가에게는 일종의 초상화가 된다.

류지영_매듭 knot(bleu,violette,vert)_잉크젯 프린트_60×60cm×3_2015

우리는 낮도 밝지 못한, 밤은 더 어두운 듯한 -그 어느 때도 경험한 적이 없는-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을 함께 겪고 있다. '빛'을 통해 예술이 가진 힘을 모색하고, 시도하는 「데코라티프」 , 「을지로 콜렉티브」 작가들의 행보가 희휘랑요의 가득한 빛처럼 계속해서 삶 가까이에서 비추기를 희망해본다. 50여년의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대림창고는 그 오래됨과 아울러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 현재의 방문객들이 함께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삶과 예술이 함께하고, '과거-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대림창고갤러리에서 2020년 지금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채우고 있는 많은 이들과 지금의 '현재'에 관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현재는 과거의 미래전』, 『여기도 저기도 아닌 푸르른 시간의 틈 사이』전에 이어 세 번째로 『희휘랑요 曦暉朗耀 – 해와 달이 밝게 빛날 때』전을 통해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 지도 모르는 빛에 관해 빛이 주는 의미와 다면적인인 양상과 자연의 빛, 사람의 빛에 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 김정수

사진 / 이원경

Vol.20200512h | 희휘랑요-해와 달이 밝게 빛날 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