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스테릭 진저 Allosteric Ginger

오용석展 / OHYONGSEOK / 吳庸碩 / painting   2020_0513 ▶ 2020_0602 / 월요일 휴관

오용석_CAROUSEL_캔버스에 유채_145×112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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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조선 GALLERY CHOSUN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4(소격동 125번지) Tel. +82.(0)2.723.7133~4 www.gallerychosun.com

갤러리조선은 2020년 5월 13일부터 6월 2일까지 오용석(OH Yongseok)의 개인전 『알로스테릭 진저(Allosteric Ginger)』를 개최한다. 오용석은 고전적인 매체인 유화를 오래도록 고집하면서 사회적으로 잘 이야기되지 않은 것, 설명하기 어려운 것, 금지된 것 등에 관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해왔다. 갤러리조선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꾸는 꿈, 이종교배된 식물, 다양한 시간성을 포괄하는 신체 등 난해하고 기괴하지만 한편으로는 매혹적이기도 한 여러 형상들을 탐구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 『알로스테릭 진저』라는 전시의 제목은 작가가 만든 가상의 색깔 이름이다. 화장품 이름에서 종종 보게 되는 색깔인 진저는 우리가 흔히 "남국(南國)"이라 부르는 열대지방 인종의 구릿빛 피부색을 닮았다. 매혹의 색인 동시에 공포의 색이고 환대의 색인 동시에 낙인의 색이기도 한 이 색깔을 수식하는 말로서 작가가 선택한 알로스테릭이라는 용어는 다른 자리 입체성이라는 뜻의 어려운 화학 용어이다. 효소의 기질 결합부위와 별도로 입체 특이성이 다른 부위가 있어 그 부위에 저분자의 화합물이 결합하여 효소활성이 변하는 현상을 다른 자리 입체성 효과(allosteric effect)라고 일컫는다. 작가는 구조와 결합방식이 달라짐에 따라서 원래의 역할과 자리가 바뀐다는 의미에 주목하여 이 말을 사용했다. ● 전시의 그림 속 형상들은 관객에게 해석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지만, 그 누구에게도 결코 완전한 해석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전시된 그림이 열린 해석을 지향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그림에서의 핵심은 바로 이 여분으로서의 미해석된 부분이다. 나에게는 얼룩으로 밖에 보이지않는 해석되지 않는 지점의 존재는 그로 인해 이 세계 전체가 언제든 거꾸로 뒤집혀 물구나무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는 내가 아직 찾지 못한 퍼즐 조각 하나를 발견하여 내가 본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 세계의 모습을 완성해버릴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시의 그림 속 형상들은 관객과 미묘한 줄다리기를 즐긴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화면 안에 포박된 심미적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때때로 역으로 관객을 사로잡아 얼어붙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 다. ●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그림은 "액체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림이란 작가가 손으로 제어하려고 하면 어느덧 그와 무관하게 손가락 사이로 흐물흐물 빠져나가버린다는 점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생명체로서 그림의 움직임을 필요 이상으로 통제하는 대신에 반대로 그것에 몸을 맡겨 따라가는 방식을 택한다. 전시는 그 흐름에 접속하는 다양한 통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관객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 못하는 자들의 기묘한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갤러리 조선

오용석_UNDER THE SKIN #5_캔버스에 유채_65×45cm_2020
오용석_UNDER THE SKIN #11_캔버스에 유채_65×45cm_2020
오용석_UNDER THE SKIN #10_캔버스에 유채_65×45cm_2020

나의 이야기가 어떤 것이냐고 물을 때 보통 내 작업에는 이야기와 서사가 없다고 말한다. 이야기와 서사처럼 보이는 것들은 많지만 그것이 선형적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단순히 관객에 의해 완성된다는 혹은 보는 이가 보고 읽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야기로 읽는다면 오히려 이야기를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음식의 요소들이 혀에서 한꺼번에 터져서, 나오는 맛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미사어구와 디테일이 이용되지만 실상은 그 맛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언어는 보통 어떤 경험에서 비롯된 공감각적 언어이다. 그림 역시 그런 것이다. 제작할 때는 수많은 분석의 틀을 지니고 사고하지만, 결국 그 결과물은 전혀 분석적인 것이 아니다. 그림은 액체의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작업에서 나는 그 액체의 감각을 제어하기보다, 그 액체의 흐름을 따르고 싶어 한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구체적인 사물, 형상들은 사실 그 액체 속의 작은 알갱이들이다. 그 안에서 요소들은 이합집산하면서, 다른 형태로 변환하기도 한다. 그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 중앙에서 한동안 진동하기도 한다. ●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시도들의 시작점이거나, 시작 이전에 걸쳐진 작업들을 선보인다. 각각의 작업들은 특정한 시간대의 개인적 응축이다. 7m 길이의 「Carousel」(2020)은 2012 년에 제작한 「Holy Night」의 후속 작이며, 2011 년에 시작했으나 거의 진행하지 못하다가 올해 마무리한 작업이다. 「Holy Night」이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하고 싶은 비교적 명쾌한 서사를 담고 있다면, 「Carousel」은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이 겹쳐지는 것과 같다. 구체적인 형상들은 두서없고 완전하지 않다. 꿈처럼 기억조차 정확하지 않다. 2018 년도의 「Mirror #1」, 「Mirror #2」와 같이 제작된 200 호 「떨림 Tremor」(가제)에서는 유체의 흐름, 긴장된 균형 그 자체를 구현해보았다. 현재까지의 작업들 중에서 「Mirror #1」, 「Mirror #2」와 함께 가장 추상과 가까운 작업이다. 「Under the Skin」(2020)시리즈는 고대의 형상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변모하는 신체의 형상을 변주하는 작업이며, 계속 진행 중이다. 「The Shape of Water」시리즈는 혼합재료로 제작되었으며, 이종교배된 식물처럼 식물형상을 결합하여 만들어낸 이질적인 생명체를 그린 것이다. 그 외에 40 여점 정도의 2019-2020 년도의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대의 「이슈르 Yzur」가 과거에서 이야기를 걸어오는 것처럼, 그림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걸어올 수 있기를 빌어본다. (오용석, 작가노트 중) ■ 오용석

Vol.20200513d | 오용석展 / OHYONGSEOK / 吳庸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