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

최갑연展 / CHOIGABEON / 崔甲年 / painting   2020_0527 ▶︎ 2020_0601 / 화요일 휴관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12×193.5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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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0_052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화요일 휴관

갤러리 인사아트 GALLERY INSAART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0)2.734.1333 www.galleryinsaart.com

고목은 죽은 나무의 잔해이지만 꼿꼿한 정신과 기상은 살아있는 나무 못지 않은 신비로움과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인류의 조상들이 남겨놓은 수 많은 유적들을 볼 때에도 우리는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그 흔적들은 시대 정신으로 남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다. 오늘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최첨단 과학 기술들은 우리의 생활 전반에 다양한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류의 슬픈 초상화를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정치, 사회, 경제 구조뿐 아니라 우리의 삶 속 깊숙이 개입하고 있으며 인류의 정신적 사고와 사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데이터 및 정보 기술은 우리 시대의 신, '돈'과 같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향성마저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 '널 아일랜드'는 적도와 본초 자오선이 만나는 (0,0)의 지점으로 실제로는 '값'이 없는 가상의 Null데이터를 의미한다. 지오코드 맵(Geocode Map)상에 존재하는 이 '섬'은 우리 시대의 빅 데이터가 만들어 낸 산물로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현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조회되는 온라인 좌표 상의 섬 (Null island)이다. 데이터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 '자각하는' 시점에 이른다면, 널 아일랜드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 '또 다른 현실'이 될 것이다 '갈릴레오의 오류(Galileo's Error: foundations for a new science of consciousness)'에서 필립 고프(Philip Goff)는 정량적(定量的)으로 나눌 수 없는 정신(의식)의 '모호함'을 '커다란 구멍(a huge hole)'으로 표현하는데, 미시적이며 동시에 거시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과학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이 과거의 인식 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체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19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12×193.5cm_2019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12×145cm_2020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19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20
최갑연_널 아일랜드(Null Island)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16×80cm_2020

만물의 영장인 인류가 도구로써 발전시켜 온 기술은 이제 스스로 '생각'하려 하고, 인간은 생존을 위한 또 다른 가능성과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거대하게 얽히고 설킨 유기체 같은 구조로 연결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기술 가속화의 불안한 현실을 살아 가고 있는 것 같다. 기술 문명을 기반으로 한 인간 중심적 사고 체계가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들을 끊임없이 발생시키고, 인간은 점점 더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연의 속성처럼, 걷잡을 수 없이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와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 인지도 모른다. 「널 아일랜드로 가는 길」의 인류와 기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우리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 붉은 번트 시에나로 물들여진 널 아일랜드의 풍경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시대에 대한 아련한 향수와 거대하게 얽힌 구조 속에 연결되어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불안함을 표현한다. 진화의 방향성이 기술에 지나치게 치우친 현 시대가 문명의 방향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 우리의 의지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한다. ■ 최갑연

Vol.20200518b | 최갑연展 / CHOIGABEON / 崔甲年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