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어둠 White Darkness

슈인링_양유연 2인展   2020_0528 ▶︎ 2020_0703 / 주말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 휴관

스페이스K_과천 SPACE K_Gwacheon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 (별양동 1-23번지) 코오롱타워 1층 Tel. +82.(0)2.3677.3119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과천에서 대만과 한국 작가가 함께 하는 2인전 '하얀 어둠(White Darkness)'을 개최한다. 대만의 슈인링과 우리나라의 양유연은 현실과 허구, 현실과 환상을 결합하는 연출과 기법은 달리하면서도 작가 내면의 정서를 작품 전면에 강하게 드러낸다는 특징을 공유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의 외부 세계를 구성하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개인의 관계를 탐색하는 두 작가의 회화 작품 17점이 선보인다.

하얀 어둠 White Darkness展_스페이스K_과천_2020
하얀 어둠 White Darkness展_스페이스K_과천_2020

인간의 행동과 정신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가져온 슈인링은 인간에 대한 고찰을 캔버스에 꾸준히 옮겨왔다. 그의 작업은 거대 사회 속에 인간 존재를 매몰시키지 않은 채 개별자로서 그 가치를 발견하고 회복하고자 한다. 한편 양유연은 합리와 이분법이 지배하는 현대 세계에 되려 불확실하고 모순된 양상과 상황에 주목한다. 작가는 그 안에 내재된 양립불가한 이질적 대상과 감정들을 우리나라 전통 장지가 지닌 특유의 질감을 살려 미묘하게 시각화한다.

슈인링_Emotions Territory_캔버스에 유채_183×285cm_2014~5
슈인링_Keep It Normal, And Then Dance_리넨에 유채_160×110cm_2020
슈인링_Death Is Temporarily Out Of Stock_리넨에 유채_110×160cm_2020

슈인링(b.1987) | 대만에서 태어난 슈인링(YinLing Hsu)은 타이페이 국립예술대학(Taipei National University of the Arts)에서 공부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에서 태동한 그의 작품 세계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로 발전해왔다. 그는 문명 사회가 휘두르는 보이지 않는 폭력과 압제에 무기력하게 신음하는 존재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를 위해 작가는 작품에 광범위한 참조를 동원한다. 스웨덴에서의 레지던스나 여행과 같은 작가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은 물론 매일 접하는 뉴스나 소설 등 다양한 원천을 작품에 끌어 들임으로써 동시대에 대한 의식과 감각이 작품 면면에 흐른다. 전세계적으로 첨예한 난제인 난민 정책이나 노숙자 문제를 비롯하여 요리와 풍속, 심지어 불면증과 치매, 집단 기억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고 다양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의 공동체가 질서와 문화적 가치만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이에 익숙해진 우리의 생활 방식이 맞물려 공고히 구조화된 메커니즘의 부조리를 끄집어 내고자 한다. 슈인링의 작업은 바로 예술이 매일 일상에서 반복되는 이 지속적이고 단조로운 표피적 양상 아래의 부조리를 어떻게 하면 이해하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이다.

양유연_휘광_장지에 아크릴채색_210×150cm_2019
양유연_시선의 몫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210cm_2019
양유연_그늘진 나 자신을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210cm_2019

양유연(b.1985) | 서울에서 태어난 양유연은 성신여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에서 작업의 출발점을 삼은 그는 자아에 대한 관심을 자기애적인 나르시시즘에 한정시키지 않는다. 그가 스스로에 대한 관찰을 통해 지속적으로 창작적 단서들을 이어 나감으로써 점차 확장된 회화 세계의 발돋움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그림의 소재로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의 일부를 화폭에 거리낌없이 등장시키는가 하면 버려진 마네킹을 화면에 불러들여 존재의 보이지 않는 단면들을 시각화한다. 언뜻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그의 작품들은 현대사회의 소외된 존재들을 비추며 오히려 현실과 가깝게 닿아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빛의 찰나의 순간을 촬영하거나 기억 속에 저장하여 이를 회화로 표현하는데, 그의 화면에서 즉각적으로 감지되는 것은 색이나 형태가 아닌 단연 '빛'이다. 특히 최근 들어 빛과 어둠에 좀 더 밀착하기 시작한 그는 명과 암이라는 말 그대로의 반의적 관계에서 벗어나 이를 좀 더 정교하게 발전시킨다. 작가는 종래에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던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균열을 내는 기제로 빛과 어둠을 교차시킨다. 빛이라는 비가시적인 존재를 그림 안에 생경하게 재현하고 싶다는 양유연은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개인의 일상과 사회의 불협화음,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 미묘한 뒤틀림의 지점을 좌표화하여 작품 속에 기록한다.

하얀 어둠 White Darkness展_스페이스K_과천_2020

이처럼 슈인링과 양유연의 작품이 뿜어내는 기이한 분위기와 모호한 감정은 두 작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상흔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실 속 우리의 모습과 공명한다. 타이페이와 서울이라는 동아시아의 대도시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젊은 여성 화가의 시선이 펼치는 '하얀 어둠'의 세계가 결코 낯설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 스페이스K_과천

Vol.20200528d | 하얀 어둠-슈인링_양유연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