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wards an elsewhere 다른 곳으로

유혜숙展 / YOOHYESOOK / 柳惠淑 / painting   2020_0616 ▶ 2020_0628 / 월요일 휴관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각 195×130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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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숙 홈페이지_www.yoohyesook.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대구예술발전소 10기 입주작가 개인展

후원 / 대구문화재단_대구예술발전소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사전관람신청 필수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31-12(수창동 58-2번지) Tel. +82.(0)53.430.1225 www.daeguartfactory.kr

질료와 시간이 함께 빚어내는 이미지들은, 그들이 스스로 되어지는 것과 동시에, 언제나 나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을 필요로 한다. 완전히 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 본다고 믿는 것들 사이에서, 나는 이 곳도 저 곳도 아닌 경계에 있는 듯하다. 거기서 어슬렁거리다 현실과 이상이, 어두움과 빛이, 그리고 물성들이 밀고 당기며 만들어내는 미지의 틈이 감지될 때 어떤 다른 곳으로 안내되는 것만 같다. 작업은 또 다른 작업으로 연결되고, 낳고 또 낳고… 다른 땅을 만나게 하는 짧지 않았던 여정에는 검은 색 물감과 탄소덩어리, 사각의 틀에 단단히 고정된 캔버스 천과 종이… 등이 미지의 것들을 경작하게 해 주었다. ■ 유혜숙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각 195×130cm_2020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146×114cm_2020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195×390cm_2020

친숙한 낯선 곳으로 ● 결코 가본적도 없고 미래에도 가지 않을,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소를 당신은 알고 있다. 모순적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유혜숙의 새로운 작업은 그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기억하는 곳, 특별한 장소가 아닌 어디에나 있을 곳이지만 그의 감수성이 반응하여 작동되었던 어느 공간을 보여준다. 그에게 이 작업들은 캔버스 천 위를 지나는 연필의 소리를 듣고 그 자국을 보는 단순한 즐거움에서 출발하여 정의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려진 공간은 재료들간의 만남의 결과물이다. 무광의 검정색 아크릴물감으로 바탕을 칠하고, 그 위에 수천 개의 흑연으로 된 선들이 표면들을 이루도록하며 서서히 원근감이 심화되어 벽, 입구, 방, 익명의 구석을 표현하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광경은 다시 기하학적인 구성의 명명되어지지 않는 추상으로 변화하는데, 그림을 둘러싼 빛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이미지가 나타나고 곧 다시 변화한다. 흑연의 재질은 빛을 포착하고 기하학적 형태가 어두운 화면으로부터 '나오게' 하도록 조도를 만들어내며 포착한 그 빛을 반사하는 특성이 있다. ● 이 작업들을 보며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정형화되지 않은 비어있는 형상을 만들어 나가며, 보는 이들에게 상상의 자리를 내어주는 열린 작업을 원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것은 우선적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에게도,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일테다. 빛이 사물을 나누고 분별되게 한다면 '어둠' 혹은 검은색 은 동일하게 만드는 암흑같은 것이다. 자연에서 이 둘은 서로 교차하며 공존한다. 서로간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들이다. 유혜숙은 완전히 다 보이진 않는 곳들과 우리가 다 본다고 믿는 곳들 사이의 통로를 제공하며 우리의 감각을 깨우길 바란다. 작가는 검은 색 표면 위를 흑연으로 그리고, 그려진 것들을 손으로 문지르고 뒤로 물러나 바라보고 또 그려나가는 것을 반복하여 형태를 만들고 공간을 드러나게 한다. 관능적이고 본능적이며 동물적인 이 작업 방식은 우리가 밤의 어두움 속에서 보다 예민해지고 풍부한 감수성이 작동되는 것과 흡사하다. ● 유혜숙의 그림 앞에 서면, 비현실적인 베일의 빛을 발하는 동시에, 여러 "공간"의 존재를 느끼게 하 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James Turell)의 설치작업이 떠오른다. 관객은 색깔을 입힌 빛이 만들어 낸 환상 속으로 들어간다. 비물질성이 실체가 되는 것이다. 유혜숙의 작품은 그와 상반된 방식이 작용한다. 캔버스에 놓인 질료의 물성이 공간의 일루젼을 형성하고 우리가 체험하는 이 것은 머리 속에서 연장되고 해체되며 이윽고 빛과 암흑으로 비물질화된다. ● 작가의 새 작업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아침햇살」 (Morning Sun, 1952), 「빈방의 빛」 (Sun in an empty room, 1963)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그의 그림속의 빛에 감동을 받은 작가는 호퍼의 그림에서 벽에 드리워진 햇살의투영과 침대만을 남기기 위해 인물은 제거하였고 또다른 공간으로 되어질 때까지 화면의 작은 부분들을 그리는 것에 집중한다. '어떤 곳도 아니고' '어디에나 있는' 이 공간들에 사람의 형상은 부재되어 있지만 마치 누군가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호수의 어두운 물의 표면에 반사된 빛과 물결이 함께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리듬감이 마치 호흡처럼 느껴지듯, 유혜숙의 그림들은 보이지 않는 폐에 의해 화면이 숨쉬는 듯 하다. 마치 우리가 의식할 필요없이 느껴지는 자연의 큰 호흡을 작가가 불어넣은 것만 같다. 사용하는 재료를 통해 독특하고 뭐라 간단히 칭할 수 없는, 물질과 시간을 넘어선 저편이 우리와 연결되게 한다. 털옷의 모양 혹은 머리카락 같은 작가의 예전 작업들에서 가졌던 만지고 싶고 다가서고 싶은 욕망을 그의 새 작품 앞에서 다시 발견하게 된다. ● 유혜숙은 거의 완벽한 미니멀리스트의 외양을 가진 이 작품들로 하여금 우리의 감각을 동요시키고 가장 원초적인 기억들이 깨어나게 하며 우리에게 다른 어떤 곳으로 빠져들게 한다. ● 기억에 대한 환기 혹은 잠깐의 휴식같이. ■ 마리아 룬드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195×260cm_2020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195×390cm_2020
유혜숙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그래피티_50×60.5cm_2018
유혜숙_다른 곳으로展_대구예술발전소_2020

Forays into a familiar unknown ● You have never been there and you will never go, but you know this place although it does not exist. ● Contradictory, yes and no. In her recent works, Yoo Hye-Sook suggests a space, a location she knows without knowing it, a place that isn't one, but provokes a reaction. For her, it's about the exploration of an indefinite, born from the simple pleasure of hearing and seeing the pencil go over the canvas. A space, resulting from the meeting of matters: first the artist lays matte black acrylic backgrounds on which thousands of graphite lines form surfaces on the surface and little by little, they turn into perspectives creating a place: a wall, an opening, what one discerns as a room, an anonymous angle. But soon, this vision reverts into a nameless abstract geometric composition, as the surrounding light interacts with the artwork all the time playing tricks on perception; a vision appears and then morphs. The shiny graphite matter captures and reverberates light while creating a luminosity that allows the geometric shapes to “emerge” from the black surface. ● What is at stake here? The artist says she's looking for a type of void, undetermined, an artwork that stays open enough to give way to imagination. Hers first and then the viewer's. Black is a darkness that unifies, that unites whereas light separates and enables to discern. In life they alternate; both are indispensable. Yoo Hye-Sook wants to awaken our senses by providing bridges between the two through these places where we don't entirely see, where we think we see. When she creates, she slowly moves forward on the black surface feeling her way, shaping while observing. A process which is sensual and instinctive, animal, similar to the way our senses function in the obscurity of the night: sharper, more receptive. ● In front of her artworks, we are reminded of James Turrell's installations, their flooding light, the unreal and yet visible veil that hovers over many of the American artist's “spaces”. Faced with these spaces, the visitor enters an illusion created by colored light; the immaterial substantializes. With Yoo Hye-Sook, we witness the opposite process: the substance of the matters laid on the canvas creates the illusion of a space, an experience that continues in the mind to then decompose itself, to immaterialize as light and obscurity. ● For this new work, the primary source of inspiration was Edward Hopper's paintings such as Morning sun (1952) and Sun in an empty room (1963). Moved by these artworks - in which Yoo Hye-Sook particularly loves the light, she first took over the composition principle, yet eliminating human presence to only leave a bed and the sunlight on the walls. She then focused on a detail to finally move on to the creation of other spaces. Emptied of human presence, these places, these “nowheres” and “everywheres” seem nevertheless inhabited. Like the dark water of a lake which surface glissens with the reflecting light and to which the rhythm of the currents brings a breathing movement, Yoo Hye-Sook's works give the feeling of being animated by invisible lungs. As if the artist had inscribed in them this big breath of nature that stimulates us without us necessarily being aware of it. By working with matters, she brings to life something invisible, primal, hard to name, something along what connects us beyond time and substance. It is this presence that carries us, such as the longing for a reunion, in the same way that her previous works with hair or her fur topographies instilled an irresistible desire to touch, to immerse ourselves. ● Through these artworks which seem minimalist and almost inscrutable, Yoo Hye-Sook manages to awaken more primary registers, activate our senses, while offering a foray towards an elsewhere. A respite and a reminder. ■ Maria Lund

Vol.20200616b | 유혜숙展 / YOOHYESOOK / 柳惠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