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지나다.

지요상展 / JIYOSANG / 智堯相 / painting   2020_0619 ▶ 2020_0710 / 월요일 휴관

지요상_생각을 지나다.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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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몸미술관 SPACEMOM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1205번길 183 2,3전시장 Tel. +82.(0)43.236.6622 www.spacemom.org

수묵시각으로 바라보다. - 2020 지요상 '생각이 지나다' 후기생각이 일다, 생각이 지나다. 지요상(智堯相 1973~ ) 개인전(2020.6.19.-7.10)이 열린 '스페이스 몸 미술관'은 청주의 작은 도시에, 새로 지은 고층 아파트와 논과 밭 풍경이 공존하는 그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작고 소박한 문을 들어서니 전혀 다른 곳에 와 있는 듯한, 번잡했던 도심과 대조되는 고요함이 흐르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단정하고 간결한 미술관 공간은 생각의 흐름에 집중하고, 이를 따라가는 지요상 작가의 작품들을 집중해서 보기에 딱 알맞은 곳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생각을 지나다'라는 제목의 전시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 되었다. 메인 공간이랄 수 있는 2관에서는 '념(念)', '파(波)', '숲을 지나다' 작품이, 한옥 형식의 서까래와 사랑방 구조를 끼고 있는 3관에서는 '숲을 지나다'라는 제목의 드로잉 19점과 과 '적요(寂寥)' 작품3점이 전시되었다.

지요상_파(波) 3_화선지에 수묵_135×300cm_2019
지요상_파(波) 2_화선지에 수묵_135×300cm_2018

오랜 기간 동안 '적요(寂寥)' 라는 제목으로 생각에 잠긴 사람의 두상에 집중해왔다면 적요(寂寥)이후 작품에서는 '념(念)', '파(波)'라는 제목으로 생각의 내면을 파고드는 형상과 생각의 흐름, 파장을 물과 물방울의 순간, 찰나를 묘사하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배경이 없이 짙은 검은색은 화선지와 먹이다. 먹의 발묵 효과나 물과 먹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보다는 물기 없는 검은 먹빛은 먹의 재료가 되는 숯의 느낌에 가깝다. ● '념(念)', '파(波)' 는 두 점씩 나란히 쌍을 이루고 있다. 작가는 삶에 대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을 여인의 두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여인은 사색에 잠긴 듯한 얼굴 표현과 생각을 담고 있는 두상 부분으로 나뉜다. 두상은 뇌피질의 극사실적 묘사를 담고 있다. 묘사는 사실적 묘사이면서 표현하는 내용은 심리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인간은 생각의 주체이면서 한편으론 생각을 만질 수도 마음대로 제어할 수도 없는 상황들을 만나기도 한다. 작가는 "실존(實存)은 자아의 저수지 표면에 비춰진 기억과 감정의 그림자이다." 라면서 기억, 감정, 의미는 흐르지 않는 저수지에 비유하고 있다. 바람이 일었거나 내부에 어떤 자극이 있었거나 하는 일로 크고 작은 물결인 파장 또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에 비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요상_파(波) 1_화선지에 수묵_135×135cm_2017

이십일세기 수묵화 ● 현대 한국 수묵화는 지난세기 천여 년간의 변화에 비해 급격히 변화하고 확장되는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1980~90년대를 지나면서 인터넷이라는 정보통신과 동구권의 개혁개방, 국내에서 개최된 첫 국제 비엔날레 개최와 국제적인 행사, 포스트모더니즘의 직접적인 교류 등 세계화의 영향 속에서 급격히 진행되었다. ● 전통회화의 형식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미학적 접근의 변화를 만들어 냈다. 90년대 대학을 다닌 지요상의 수학시기에는 '채본'을 통해 사군자를 배우거나 수묵산수를 체득하는 것이 절대적인 교수법인 시기는 아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강력한 영향아래 수묵은 기법 면에 있어서나 미학적으로나 전통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분위기였다. 기존에 수묵화가 스승의 작품경향을 따르거나 답습하는 것이었다면 좀 더 개별적이고 개성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시기였다. 이는 좀 더 수묵을 객관화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작가가 추구하는 표현을 위한 도구로서의 수묵화가 인정되는 분위기였다. ● 90년대 중반을 넘어선 시대는 시대적 감각에 맞게 수묵화의 변화를 가져 왔으며, 2000년대 활동을 시작한 작가들에 있어 수묵은 그 재료나 기법, 제작 과정에서 정신성을 찾기 보다는 표현하고자 하는 화면의 내용과 구성에 더 가치를 두는 모습이다. 이것은 급격한 변화였지만 수묵화의 또 다른 생명력을 의미한다.

지요상_념(念) 1_화선지에 수묵_135×200cm_2019
지요상_념(念) 2화선지에 수묵_135×200cm_2016
지요상_념(念) 3화선지에 수묵_135×240cm_2016

다시 지요상의 작품으로 돌아와서,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표정과 생각을 담고 있는 '적요(寂寥)'연작은 한 화면에서 인물이 상하로 반전되면서 라캉(Jacques Marie Emile Lacan 1901-1981)이 말하는 유아의 정신발달에 관한 '거울단계'를 연상케 한다. 유아는 자신과 주변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가 거울 단계에 이르러 거울에 비추어 볼 수 있는 자신을 느끼고 자기 자신을 알아보는 감각을 발달시키면서 되면서 상상계가 시작된다고 하는 것이다. 라캉이 말하는 상상계는 이미지의 세계라는 뜻으로 온전히 자기 자신을 느끼는 충만함과 자신과 만족스럽게 결합되어 있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의 환상이다. 이 관계는 언어습득의 시기까지 지속되고 이후에 상징계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 이러한 내면의 심리적 표현은 '현대', '현대인'이라는 시대감각을 따르는 수묵의 표현이다. 동아시아미학에서 당의 장조(張璪, 생몰년 미상)가 제시한 외사조화(外師造化)라 하여 사물을 관조하여 자연의 생명 본체를 파악하고, 중득심원(中得心源)이라 하여 마음의 근원에서 터득 한 후에 손으로 표현한다는 말은 수묵화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한다. 관조와 사색을 통해 내적 감정이입 대상을 정하고 이것이 화가의 감정과 동일시되는 심미적 통일이라는 의미에서 지요상의 그림은 충분히 그 의미에 가깝게 다가간다. ● 검은 먹은 물로써 그 강약이 조절 된다. 얇은 화선지에 먹은 물 조절을 통해서 진하게 혹은 흐리게 표현된다. 얇은 종이가 흡수하는 물과 먹의 조화로 사람마다 다른 먹빛이 표현되는 것이다. 얼핏 목탄의 느낌도 나면서 수성도, 유성도 아닌 고운 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화면은 먹을 넓은 붓으로 섬세하게 펴 바르는 기법이라고 한다. 붓이 닿으면 바로 번지거나 흡수되거나 하는 화선지로 이런 표현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노동에 가까운 수고로움의 과정 또한 작가의 다른 방식으로서의 관조라 생각해 본다.

지요상_생각을 지나다.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0

숲을 지나다. ● 지요상의 수묵은 내면의 표현이었으며 그러한 내면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태생적으로 작가 스스로에게 묻어있는 동아시아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수묵화의 재료적 확장이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작가가 선택한 것은 오히려 단순한 수묵 본래의 재료였다. ● 작품활동 초기부터 지켜온 작품들의 제목은 '적요(寂寥)', '무위(無爲)'와 같은 동양철학의 개념들이었지만 시각화 하는 과정은 철저히 현대미학을 따르고 있다. 전시관 3관의 작품들은 먹이 아닌 목탄으로 그려진 드로잉 연작이다. '숲을 지나다' 연작은 내면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기 보다는 다분히 서정적이다. 흑과 백의 대비가 뚜렷한 단순한 선만으로 표현된 나무들과 그 속을 거닐고 있는 인물은 적절한 여백을 두어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여전히 선의 시작부터 끝까지 흐트러짐이 없어 우연의 효과는 없어 보인다. ● 생각에 대한 표현으로 작가가 선택한 것은 가슴이 아닌 머리이다. 멈추어진 생각이 아닌 흐르는 생각이다. 그것들을 위해 손동작을 활용한다. 생각을 움켜잡으려는 손의 모습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요상은 21세기 수묵화가 얼마나 더 다양하게 획장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임연숙

지요상_적요(寂寥) 1_화선지에 수묵_98×65cm_2018
지요상_숲을 지나다 1, 2, 15, 18_종이에 목탄_각 48×36cm_2020

Seeing from the viewpoint of ink - Epilogue for 2020 Ji Yosang Exhibition Passing by ThoughtsThoughts arise, Thoughts pass by The Space Mom Museum of Art in which the solo show (June 19-July 10, 2020) of Ji Yosang (1973- ) took place is located in the small town of Cheongju comprised of high-rise apartment buildings and fields and paddies. Upon entering a modest door, we find ourselves in a space where we feel like being in a completely different place. Quietude and repose flow in contrast with the downtown, and tradition and modernity coexist in harmony. I had the sensation that its neat, concise space is the best place to concentrate on Ji Yosang's works that bring focus to the stream of thoughts. ● The exhibition titled Passing by Thoughts was held in two spaces: Hall 2, the main space where series such as Thoughts, Waves, and Passing by the Forest were displayed; and Hall 3 with rafters where 19 drawings titled Passing by the Forest and three pieces from the series Quietude were displayed. ● While Ji has primarily focused on the heads of those who are lost in thought with the series titled Quietude, his more recent works have featured forms burrowing into the inner side of thought, the stream of thoughts, and water and water drops depicted with waves. Using dark black with no background derives from rice paper and black ink. The impression of dried black ink approximates to that of charcoal, the material of ink sticks, rather than showcasing ink effects created by controlling the ink tonality and wetness of the brush and the relation between water and ink. ● Two serial pieces from Thoughts and Waves come in pairs. The artist represents his elemental thoughts pertaining to human life and existence through a woman's head. This image consists of two parts: the face that seems lost in thought; and the head that holds thoughts. The head is hyper-realistically depicted. Its illustration is realistic while what it signals is psychological and sensuous. A man is the subject of his thought but is at times placed in a situation where he cannot control his thought as he pleases. He likens memory, emotion, and meaning to a calm reservoir, saying, "Existence is the shadow of memory and emotion reflected onto the surface of the reservoir." Ripples or waves arising from winds or spurs are analogous to thoughts.

21st-century ink-wash painting ● Contemporary Korean ink-wash painting has more rapidly changed and expanded in recent times than it has in the last one thousand years. Its transformation has rapidly progressed in the midst of the advent of highly advanced telecommunication technologies like the Internet in the 1980s and 1990s, the reform and opening of the East-European bloc, international events and international biennales held in Korea for the first time, direct interchanges with postmodernism, and the influence of globalization. ● In terms of content as well as form in traditional painting, its elemental aesthetic approach has also gone through changes. In the 1990s, when Ji Yosang studied painting at college, learning the Four Gentlemen (four plants) or ink-wash landscapes through the reproduced albums of paintings was not absolute or indispensible. It was in that atmosphere that ink-wash painting tradition was newly reinterpreted in terms of technique. While painters of preexisting ink-wash painting closely followed the teacher's techniques and tendencies, in this period each artist's work was more individual and characteristic. This served as momentum to see ink-wash painting objectively. It was in this atmosphere that ink-wash painting was deemed as a means for an artist to seek his or her own expression. ● Since the mid-1990s, ink-wash painting underwent changes in accordance with the sense of the times while artists in the 2000s laid more stress on the content and composition of the scenes they tried to portray than the spirituality they pursued through materials, techniques, and working processes. This rapid change brought ink-wash painting new energy. ● The series Quietude capturing a thinking person's facial expression and thought reminds viewers of the mirror stage, a concept in the psychoanalytic theory of Jacques Lacan (1901-1981) pertaining to the psychological development of infants with its figures whose top and bottom are reversed. Infants cannot distinguish themselves from their surroundings but in the mirror stage they develop their senses to feel and recognize themselves reflected in a mirror, which is the beginning of the Imaginary. The Imaginary Lacan argues, the world of images, is an illusion that occurs in relation with the mother who is satisfactorily conjoined with oneself. This relation continues to the period when an infant learns language, and then turns to the Symbolic. ● This inner psychological expression rests primarily on that of ink-wash painting in response to the sense of the times. Frequently adopted words in giving an account of ink-wash painting in East Asian aesthetics are "grasping the nature of life by meditating on things" (外師造化) and "expressing with hands after learning from the origin of the heart" (中得心源). Ji's paintings come close to this meaning in that he determines the subject he draws empathy with through meditation and contemplation and then attains an aesthetic unity with his own emotions. ● The intensity of black ink is adjusted with water. It is lightly or darkly expressed by controlling water applied to thin paper. A great diversity of ink gradients can be manifested with thin paper in harmony with water and the ink it absorbs. His scenes have the quality of charcoal drawings at a glance or seem to be made of scattered fine powder. But they are created by delicately spreading ink with a broad brush. It is not easy to make this effect with thin paper on which ink is absorbed immediately. The process of his trouble that approximates labor is thought of as his contemplation and another way of working.

Passing by the Forest ● Ji Yosang's ink painting is a representation of his inner world, and his desire to express his internal self is based on the thought of East Asia intrinsic to himself. The artist has chosen this genre of painting that has naturally extended its territory in terms of material. ● Since the early stage of his career, Ji has employed the titles predicated upon the concepts of Eastern philosophy, such as Quietude and Inaction, but he has thoroughly pursued those of contemporary aesthetics in the process of achieving a figuration of those notions. Works displayed at Hall 3 are the drawing series depicted in charcoal, not ink. The Passing by the Forest series is somewhat lyrical rather than burrowing into internal psychology. The trees illustrated in simple lines in a stark contrast between black and white and the figure walking across them bring about a sense of space by employing a proper blank. There seems no accidental effect as the lines are in trim. ● The artist has chosen his head, not heart for the expression of his thought: thoughts that are not halted but flowing. He exploits hand gestures to do this: hand gestures trying to grasp thoughts. He is open to possibility that ink-wash painting will grow as a medium in the 21st century. ■

Vol.20200621b | 지요상展 / JIYOSANG / 智堯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