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 ?

Why Did Whales Return To The Night Sea ?展   2020_0704 ▶ 2020_0718 / 일,월,공휴일 휴관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오프닝 퍼포먼스 공연 영상으로 갑니다.

오프닝 퍼포먼스 / 2020_0704_토요일_08:00pm

관객참여 퍼포먼스 및 작가와의 대화 2020_0704_토요일_08:30pm~09:00pm_북구예술창작소 옥상

기획,시각 연출 / 염지희 공연 연출 / 서영주 퍼포먼스 / 서영주_이원혁_임호경 영상 / 김진국 음악 / 김지연 사진 / 모지웅, 정래수

총괄,제작 / 기라영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후원 / 국민체육진흥공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울산북구예술창작소 Bukgu Art Studio 울산시 북구 중리11길 2(구 염포동 주민센터) Tel. +82.(0)52.289.8169 cafe.naver.com/bukguart

육지를 떠나 바다로 돌아간 고래가 있다. 고래의 뱃속에는 깊고 어두운 바다가 있었다. 어두운 바다에서 빛을 찾던 사람은 고래에게 삼켜져 3일의 시간을 보낸다. 그가 고래의 뱃속에 있었던 3일은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않았으며, 어떠한 것으로도 그려질 수 없었다. 그는 단지 최초의 어둠을 보았노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작은 빛을 켜고 검은 파도가 부서지는 곳을 따라 춤을 추며 떠났다.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 1. 고래 : 바다로 돌아간 포유류 - 창조론과 진화론 ● 포유류와 진화론에 대한 해외 과학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고래는 바다를 떠나 육지의 포유류가 되었다. 육지의 포유류가 된 고래 중에서도 일부는 바다로 돌아와 현재의 '고래'가 되었다고 한다. 고래가 바다로 돌아간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생물학자가 말하길 고래는 그저 '생존'하기 위해 바다로 돌아간 것이라고 한다 그들이 실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되돌아갔을 뿐이다. ● 창조론과 진화론은 여전히 대립 중이다. 해소할 수 없는 간극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창조론과 진화론은 '바다 속의 물방울과 물방울 속의 바다'처럼, 사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창조론의 창조자를 '우리가 절대적으로 알 수 없는 존재'로 해석한다면, 창조자는 알 수 없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창조한 자가 된다. 진화론을 획일적이고 선형적인 시간의 이론이 아니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탄생하고 그것을 연구하는 이론으로 바라본다면, 창조론과 진화론은 결국 같은 것을 이야기한다. 존재가 향하는 곳은 미지의 대륙이자, 다시 되돌아가는 바다이다. 즉 존재가 그 스스로 있어야 할 곳ㅡ다양한 경우의 수 중 유일한 하나가 되는ㅡ'실존의 공간'으로 되찾아가는 것이다.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퍼포먼스 스틸컷_2020

# 2. 저녁 바다 : 최초의 어두움 ● 바다가 아름다운 곳을 여행했다. 어스름이 깔리는 저녁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빛을 들고 점점 어두워지는 바닷속으로 헤엄쳤고, 불빛은 수면 아래에서 그의 움직임에 따라 검은 물결 속으로 멀리 퍼지기도 하고 작게 사라지기도 했다. 어두운 바다를 헤엄치던 그는 빛을 찾는 것이었을까. 어두움을 찾는 것이었을까. ● 며칠 뒤 나는 어두운 밤 인적이 없는 해변에서 수영을 했다. 하늘과 바다도 구분되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 끝없는 심연처럼 두렵게 느껴지던 바다는 어느새 나를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나는 결국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어두운 바다를 유영했다. 저녁 바다는 따뜻하고 부드럽게 나를 감쌌다. 나는 마치 태아로 돌아간 듯 커다란 자궁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 여행을 다녀오고 한참 뒤, 어린아이가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이는 세상으로 나오기 전의 한때를 기억한다고 했다. "엄마의 뱃속은 바다였어. 나는 엄마의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놀았어." 우리가 태어난 곳은 어머니의 자궁이라는 바다이다. 잉태되는 자가 만나는 최초의 어두움은 잉태하는 자가 만들어준 가장 따뜻한 어두움이다.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_오프닝 퍼포먼스_2020

# 3. 요나(Jonas) : 고래에 삼켜진 3일의 이야기 ● 성경에 등장하는 성인 요나(Jonas)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는, 요나가 바다에 빠져 고래의 뱃속으로 들어간 3일에 대한 장면일 것이다. 요나는 하나님의 뜻을 등지고 바다로 배를 타고 떠난다. 배를 타던 중 풍랑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죄 때문임을 알게 된 요나는 풍랑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바다에 던진다. 바다에 빠져 죽음을 예상하던 요나는 기적적으로 고래에게 삼켜지게 되고, 고래의 뱃속에서 3일 동안 살아남고 빠져나와 하나님을 뜻을 따른다. 성경에 실린 요나의 이야기 중에서, '요나가 고래의 뱃속에 있던 3일'은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마치 예수가 부활을 이룬 3일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는 것처럼, 요나의 3일 또한 이와 유사한 맥락을 갖는다. 탄생과 죽음, '부활'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주로 '3일'로 지칭되는 형식을 가지며, 그에 대한 이야기나 이미지 등이 구체적인 묘사로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 요나는 육지도 바다도 아닌 제자리로 되돌아간 것인지도 모른다. 고래의 뱃속에서 요나의 기도는 춤이었을 것이다. 파도처럼 스스로 사라지고 생성하기를 반복하는 몸짓은 자신과의 내밀한 대화 속에서 리듬을 찾아가며 춤이 된다. 침묵을 지키는 신은 우리가 내밀한 말하기와 듣기를 시도할 때 그의 앞으로 우리를 이끈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가 사라진 저녁 바다처럼,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은 최초의 어두움 앞에서ㅡ오로지 파도만이 부서지는 곳에서ㅡ요나와 같이 우리 함께 춤을 추자. 유일한 하나가 되는 곳으로 함께 되돌아가기 위해서. ■ 염지희

Vol.20200706g | 고래는 왜 저녁 바다로 돌아갔을까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