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중견작가

2020 Leading Artists of the Year展   2020_0709 ▶ 2020_081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봉천_김영환_윤종주_김윤종_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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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 10:00am~12:00pm / 0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문화예술회관 DAEGU ARTS CENTER 대구시 달서구 공원순환로 201 6~10전시실 Tel. +82.(0)53.606.6139 artcenter.daegu.go.kr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대구미술계 중견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정리, 조명하고 앞으로의 활동에 전환점과 동력을 마련하려는 취지로 2016년부터 매년 『올해의 중견작가』展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참여작가로 선정된 5명의 작가는 김봉천, 김영환, 김윤종, 윤종주, 이상헌으로, 이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여러 해에 걸쳐 공고히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그간의 작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최근 제작한 신작을 위주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 대구문화예술회관

김봉천_은-현(隱-現), 장지에 먹, 커팅_200×360cm_2020

김봉천: 은-현 隱-現 ● 김봉천의 「은-현」 연작은 지필묵의 용법을 완전히 벗어나 합지를 물들인 후 그 위에 드로잉을 베풀고 그 선을 따라 종이를 뜯어내는 작업이다. 여기에서 드로잉도 철저하게 컴퓨터로 제작한다. 컴퓨터 시연을 종이에 옮기고 선을 오려 뜯어내는 작업인데, 말로 하면 간단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이 섬세한 작업이면서 중노동이 아닐 수 없다. ● 합지를 물들이고 뜯어내는 작업은 종이를 제거하는 손끝을 따라 하나의 풍경이 떠오르게 하는 방식이다. 그 모습이 마치 대청의 발 너머로 보이는 달빛 풍경 같기도 하고, 물결에 일렁이는 풍경 같기도 한데, 최종에 설립되는 이미지는 지독한 노동의 결과로 드러나 깊은 사의(寫意)를 품고 있다. 사의성 짙은 풍경은 이런 측면에서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 같기도 하고, 현대적인 것 속에서 새롭게 문인화를 창조한 것 같기도 하다.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은 현실에서 벗어나 정신의 풍경과 마주하는데 은은한 달빛, 한줄기 바람, 청명한 대숲 소리, 밤 호수의 적요가 열어주는 사의성 짙은 풍경이 아닐까 한다. ● 김봉천의 메카닉한 일련의 제작 방법은 그 과정 전체에서 '은-현'이 변주된다. 작품제작 과정 중에는 형상을 숨기고 있다가(隱) 작품이 완성되면(現) 물질적인 기반을 숨긴다(隱). 합지 속에 숨은 형상은 칼로 오려 뜯어내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고(現), 형상이 드러난 이후에는 물질과 노동이 숨어버린다(隱). '은과 현'의 반복되는 변증관계 속에 '사의성(寫意性)' 깊은 조형공간의 형성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방법이 전부인 것 같은데 바로 거기에 배어 고이는 사의, 반복되는 행위 속에 드러나는 여운은 문자향 서권기가 피어나는 현대의 방식이 아닐까 한다. (평론 「한국화 실험과 은현(隱現): 방법에 스민 의경(意境)」 중에서) ■ 남인숙

김영환_조용한 풍경_캔버스에 템페라_145×195cm_2020

김영환: 조용한 풍경 ● 김영환이 유화나 아크릴과 달리 작업시 번거롭고 까다로운 템페라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템페라는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조용한 풍경'과 찰떡궁합이기 때문이다. 김영환의 '조용한 풍경'에는 집과 사람, 손과 구름, 산과 나뭇가지, 언덕과 바위, 새와 흰 천, 해골과 강이 등장한다. 그는 그 이미지들을 꾸준한 성찰과 절제로 소박하고 담백하게 표현해 놓았다. 물론 그의 '조용한 풍경'은 소박하고 담백하지만 밀도감을 느끼게 한다. ● 김영환의 '조용한 풍경'은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초현실적인 풍경이다. 이를테면 김영환은 이상향과 거리가 먼 현실에 서정적이며 소박한 자연의 풍경을 접목시켜 놓았다는 말이다. 그의 '조용한 풍경'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인은 언뜻 보기에 소박한 삶에 만족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곳에도 희망과 좌절, 사랑과 상실 그리고 죽음이 함께한다는 점이다. ● 하지만 김영환의 '조용한 풍경'에서 남자와 여인은 질투와 시기가 아닌 우애와 사랑을 다진다. 더욱이 그의 '조용한 풍경'에서는 죽음마저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일부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의 '조용한 풍경'은 그의 이상향이 아닐까? ● 김영환의 '조용한 풍경'에 등장하는 인물은 마치 삶의 깨달음을 구하는 구도자(求道者)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의 '인물'은 청빈과 정결 그리고 순종을 서약하고 그리스도교의 교리에 따라 수도 생활을 하는 수도자(修道者)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의 '인물'은 나의 눈에 고행과 명상을 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작품에서 숭고함을 느낀다. 따라서 나는 그의 작품 앞에서 숙연해진다. (평론 「김영환의 조용한 풍경」 중에서) ■ 류병학

김윤종_하늘보기_캔버스에 유채_100×200cm_2020

김윤종: 하늘보기 ● 김윤종 작가의 구성은 대체로 새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고 아래는 광활한 대지나 바다의 광경이 화면을 가득 채운 풍경이다. 이상화한 자연 풍경이지만 전통적으로 이런 구도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에 의해 크게 선호됐다가 그 후로는 컨스터블 같은 낭만주의나 외광파 사실주의 화가들의 풍경화로 이어졌다. ● 서양의 풍경화 전통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동시대에도 비슷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작가가 더러 있다. 하지만 김윤종 작가처럼 일관된 주제로 다양하게 그 표현을 변주해가며 확장해 간 예는 잘 없다. 그는 하늘을 배경처럼 처리하기보다 전면에 내세운다. 순간순간 다양한 유형의 구름이 나타내는 하늘의 표정을 독특한 앵글로 포착해내는데 포인트가 있다. 넓고 무한한 창공을 머리 위에 두고 아래쪽에는 감성적인 자연 풍광이 펼쳐지는 구도, 거기에 특유의 관점으로 변화무상한 구름의 형상, 위치와 각도를 잡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 김윤종 작가의 모티프는 자연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지만 큰 화면으로 옮겨가면 신비함이나 숭고한 감정을 일으키는 분위기로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준다. 구름의 형태란 사실적인 묘사로 포착하기 어려우나 작가는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에서 만나는 하늘 풍경을 스케치해 시시각각의 무수한 변화와 감동을 전달한다. 종잡기 힘든 변화무상한 그 모습에서 조형의 자유를 찾는다. ● 작품에 등장하는 구름은 역동적일 때도 있고 고요함과 평화의 상징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늘 보기'에서 작가는 원초적 자연을 만나고 있다고 믿는다. 작가에게 무한한 자유를 꿈꿀 모티프이고 감정이입을 하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염원하는 이상의 표상이다. 결국 작가는 표현과 전달에 있어서 시각의 중요성을 믿고 있다. (평론 「이상적인 자연을 향한 갈망, 순수하고 영원한 꿈」 중에서) ■ 김영동

윤종주_시간을 머금다_선(線)_캔버스에 잉크, 아크릴채색_180×180cm_2020

윤종주: 시간을 머금다_선(線) ● 윤종주는 회화 본연의 색과 형을 깊이있게 탐구하면서도 감각적으로 다루는 작가다. 그는 최소한의 구조와 질서를 추구하면서 질료와 만남을 통한 비물질 회화적 속성의 조형언어를 구사한다. 2001년 초기에서부터 표현적인 형상보다는 화면의 물성에 주목하며 자연을 주제로 한 추상작업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 윤종주는 그림을 세워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눕혀서 색을 붓고 기울기를 주면서 물감이 그라데이션으로 자연스럽게 형체를 만들어가게 조정 하고, 나이프로 최소한의 정리만 한다. 하나의 덩어리는 존재라는 큰 대상일 수도 있고, 사회 안에서의 작가자신이기도 하다. 하나의 얇은 색채의 흔적들은 시간 안에서 경험된 자아의 기억을 담아내는 색의 나이테다. 하나의 덩어리는 다른 색의 덩어리로 겹쳐져 결합하면서도 자체 색을 재료의 투명성 안에서 드러내고 약간씩 어긋난 윤곽으로 흐릿한 주변을 만들어 화면의 결과는 흔들리며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자아를 간직한 덩어리들은 투영되면서 겹친 형태의 내부가 오묘한 색감으로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공명을 갖기 때문이다. ● 2020년 가장 최근에 제작된 회화들은 캔버스 틀 안의 화면 전체가 색면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20여 년 간 색 하나에 회화와 자신을 투영하며 깊이 있게 파고들어간 화가의 예술과 인생 전체를 합친 미학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회화의 색과 구조 안에서 근본적인 부분을 파고들어 형식과 내용을 일치시키며 질적으로 진화되는 작가의 실천은 지나간 모더니스트의 진부한 태도가 아니라 예술의 장에서 여전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긴 시간과 호흡 안에서 한결같은 반복적인 수행적 태도는 화면전체가 하나의 생명체 혹은 작가자신의 은유로 대변되어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평론 「윤종주의 회화: 시간을 머금은 예술과 삶의 레이어」 중에서) ■ 김미진

이상헌_Flying man_편백나무, 은행나무_110×450×520cm_2019

이상헌: 몽상가 ● 이상헌은 초기작 이후부터 전통적인 작업방식을 유보한다. 내재한 감정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선택인 듯하다. 뚫린 가슴이나 머리에 단 창문 외에도 황금비율을 과감하게 벗어 던진 인체의 왜곡이 그것을 입증한다. 왜곡과 과장은 이상헌의 감정(주제)표현과 맞닿아 있다.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변형마저도 이상헌의 자전적(自傳的) 이야기를 토대로 하기에 그의 작품은 표현적이지만 사실적이라 할 수 있다. 상반된 두 요소가 오묘하게 버무려진 이상헌의 '나무 몽상가'가 표현적 리얼리즘이라 할만한 이유이다. ● 조형예술은 생활을 위한 테크놀로지와는 다른 차원의 상상력과 노동력을 요구한다. 이상헌이 망치와 끌, 칼과 도끼 같은 도구로 나무를 매만질 때는 상당한 노동력이 동원된다. 이러한 노동이 이상헌에게 있어서는 사유의 과정이다. 작품의 재료인 나무는 이상헌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준 치유의 매개체다. 합성수지, 화공약품, 석면 등을 사용하다가 나무로 작업재료를 바꾼 것은 건강 때문이다. 나무는 자연 친화적인 재료이기 전에 나무(我無)로도 통한다. 내가 아니다 또는 없다는 뜻이다. 아픈 심신을 내려놓게 한 나무가 이상헌 작가에게도 나무(我無)는 아니었을까. '나무 몽상가'가 '표현적 리얼리즘'인 추가적인 이유이다. ● 작업의 마무리 단계는 모두 손으로 한다. 이상헌에게는 손노동이 유일한 작업의 에너지원이다. 때문인지 그의 조각은 초기작부터 단단했다. 재료가 느티나무나 박달나무여서가 아니다. 조각가가 갖추어야 할 기초를 단단하게 다졌다는 뜻이다. 날 것의 느낌을 존중하는 이상헌은 벌레가 지나간 흔적조차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둔다. 이미지 전달에 앞서 느낌의 공유야말로 작가의 소명이라 여기는 그의 소신이다. (평론 「이상헌의 표현적 리얼리즘-나무(我無) 몽상가」 중에서) ■ 서영옥

Vol.20200709e | 2020 올해의 중견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