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수성신진작가전

신명준展 / SHINMYEONGJOON / 申明埈 / installation   2020_0707 ▶ 2020_0718 / 월요일 휴관

신명준_돌을 찾아서_단채널 영상_00:13:55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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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재)수성문화재단_수성아트피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오후 6시 30분까지 입장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SUSEONG ARTPIA 대구시 수성구 무학로 180 Tel. +82.(0)53.668.1580,1585,1566 www.ssartpia.kr

수성아트피아가 기획한「2020년 수성신진작가 공모 선정전」은 2017년부터 예술가로 성장하는 신진작가들의 작업열정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수성아트피아는 작가로 발돋움 하는 청년작가들의 적극적인 작업태도와 실험정신 및 도전정신을 지지하고 그 역할에 동력이 되고자 매년 두 명의 신진작가를 선정하여 초대전 형식의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에는 두 명의 작가, 안민과 신명준이 선정되어 전시를 가진다. ■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신명준_돌을 찾아서_단채널 영상_00:13:55_2020

사물의 낯선 얼굴들 :신명준의 「돌을 찾아서」와 「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에 부쳐 ● 전시는 두 개의 방으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 방 호반갤러리에는 작가가 길에서 우연히 주운 돌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 작품 「돌을 찾아서」와 벽면 텍스트 작업이 조응을 이룬다. 두 번째 방 멀티아트홀에는 네 벽면을 두른 합판에 작가가 이전의 작업 과정에서 활용한 오브제를 재배치한 설치 작품 「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가 자리한다. 각각의 방에 자리한 작품의 제목을 연달아 읽으면, 작가가 사물의 세계를 통과해 도달한 곳을 가늠할 수 있다. ● 신명준의 작업의 여정은 산책 중의 우연한 만남의 연쇄와 확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방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이 여정의 첫 단추가 되는 사건이다. 하나의 돌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산책 중에 우연히 만난 돌이다. 작가는 돌을 주워 돌아와 시간을 보낸다. 두 손으로 돌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책에서 발견한 글귀를 돌에게 읊어주기도 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돌과 대화하기도 한다. 낯모르는 이와 사귀어가는 단계에서 서로에게 던지게 되는 흔한 질문들로부터 꿈과 죽음에 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이 대화는 점진적으로 깊어져 삶과 죽음의 경계에 도달한다. 돌과의 대화의 릴레이가 지나고 나면, 그간 산책 중에 마주친 풍경들이 별다른 인과관계 없이 이어져 꿈처럼 지나가고, 마침내 익숙한 땅으로 돌아와 돌을 묻는 장면에 도달한다. 작가는 돌을 묻은 땅 위로 돌을 닮은 색을 입힌 벽돌을 비석처럼 괴어, 한때 사귀었던 존재가 묻힌 곳을 기념한다. 낯선 사물을 맞이하고 이별하기까지 더불어 보낸 사귐의 시간이 고스란히 영상 작품 「돌을 찾아서」에 담겨있다.

신명준_돌을 찾아서_단채널 영상_00:13:55_2020

낯선 존재와의 사귐이 일으킨 일들을 두 번째 방에서 만날 수 있다. 사귐에 달뜬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후의 일상은 이전과는 다르게 흐르곤 한다. 이러한 시간에 우리는 이전의 일들을 헤집어 되새긴다. 설치 작업 「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에서 만나게 되는 장면은 바로 그러한 시간의 일들이다. 사귐은 전인격적이어서, 그간 형성되었던 세계 전체에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는 새로운 만남이 지나간 후 이전의 것들이 제 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변신과 자리 바꾸기의 놀이의 현장이다. 작가가 그간의 작품 활동 중에 취했던 사물들, 전시에 사용한 후 별다른 목적이 사라진 채 남아있던 사물들이 재등장해 새로운 위치에 자리 잡았다. 앞선 전시에 사용했던 푸른 천막은 이전에 촬영한 영상 앞에 드리워져 시선을 차단하고 있고, 작업실을 확장하는 공사 중 발생한 벽면의 부스러기는 길을 찍은 사진 위에 짚어져 사진 속 풍경과 전시장의 현실을 이어놓으며, 이전 작업을 위해 촬영했으나 쓰이지 않은 영상 클립은 다시 호출되어 작가의 요즈음의 생각을 담은 문장과 합쳐져 관객을 만난다. 이전의 쓰임을 다 한 사물들이 다시금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자아내는 무대인 셈이다. 이 모든 것이 작가가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물과 함께 통과한 시간이 남긴 자국이다. 그 끝에는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이 남기고 간 일상에 관한 드로잉이 서로를 통과하고 겹쳐져 떠오른 풍경이 관객을 맞는다. 오롯이 혼자의 시간을 통과한 이가 타인과의 소통으로 자연스럽게 나아온 듯한 궤적이다. 전시는 여기서 마친다.

신명준_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길을 잃는 방법 ● 그가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들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먼저 잃는다는 것과 관계된 행위들이 있다. 작가는 자주 별다른 정처 없이 바깥으로 나가는데, 이때마다 능동적으로 길을 잃는다. 그리고 길에서 누군가 잃어버리거나, 목적을 다하고 잊힌 사물을 만난다. 여기서 말하는 잃는다는 것은 낯섦의 측면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먼저 사물을 잃는 것은 낯익은 것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는 일이다. 하지만 길을 잃는 것은 낯익다고 생각했던 풍경을 어느새 낯설게 다가오게 만드는 일이다. 작가는 길을 헤매고 다니며 낯선 풍경과 사물을 발견한다. 누군가의 낯익은 사물이 용도에서 벗어나 낯선 것들로 떠오르는 바깥의 세계에서 그는 폐지를 줍는 노인이나 영감을 얻으려 하는 시인처럼 배회하는 가운데 사물의 낯선 얼굴을 건져 올린다.

신명준_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두 번째 방법은 그렇게 우연히 만난 낯선 것들에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 이루는 사귐의 시간이다. 길에서 건져 올린 사물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과 손길은 논리와 지식의 그물이 아니라 환대와 미지의 그물을 사용한다. 낯선 사물을 완전하게 이해 가능한 지식의 형태로 구성해 내놓거나 사물에 부여된 사용가치를 바닥내는 대신, 자기 자신과 더불어 생각을 나누고 일상을 일궈가는 인격화된 주체로 대하면서 여전히 다 파악하기 어려운 존재로 남겨놓는다. 발견하고, 함께 놀고, 대화하는 사귐의 절차를 지나고 나면 다시 세계로 사물을 내어놓는 이별의 의식을 치른다. 그러고 나면 다시 일상이다. 그 후의 일상은, 이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신명준_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들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삶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그 끝에 우리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 혹은 무엇이 우리를 맞이할지 알 수 없다. 살아간다는 것은 모르는 채로 모르는 것들을 통과하다가 끝나게 마련인 여정이다. 익숙한 것들과 익숙하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삶이 계속되는 변화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곤 한다. 우리 대신 미지의 것을 수용하고 그로 인한 변화를 체험해 전달해주는 것, 어쩌면 신명준 작가의 작업은 그러한 역할을 수행 중인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 자신도, 그의 작업도 이러한 수행 중에 변화를 거듭하며 성장의 자취를 그려나갈 것이다.

신명준_우리의 끝은 이곳이 아니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0

모른다는 사실이 동력이 되어 바깥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산책의 세계에 작가는 살고 있다. 오직 낯선 것들이 나침반이 되는 세계다. 전시장은 그가 낯선 곳에서 건져낸 것들이 관객에게 도달하는 뭍이다. 생각을 얼마나 멀리 또 꾸준히 던지느냐가 이러한 산책의 관건일 것이다. 던진 생각이 낯선 사물을 꿰차고 돌아올 때까지. 그렇게 건져 올린 사물이 일상을 확장해 줄 수 있도록 앞으로 그가 마주하게 될 숱한 미지의 것들 앞에서 그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기를, 우연 앞에 여유를 유지할 수 있기를, 사물 혹은 풍경과 더불어 놀면서 세상의 미지 앞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불확실한 세상에 불확실하게 머무를 때만이 온전한 현재가 나타날 것이므로. 그리고 작업실로 돌아오면, 고요한 사물과 작가 자신만의 오롯한 시간이다. ■ 우아름

Vol.20200710e | 신명준展 / SHINMYEONGJOON / 申明埈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