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규展 / BAEBYUNGKYU / 裵炳奎 / painting   2020_0801 ▶ 2020_0809 / 월요일 휴관

배병규_나는 숲에 있다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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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0_0801_토요일_02:00pm

관람시간 / 11:30am~06:00pm / 월요일 휴관

올댓큐레이팅 ALL THAT CURATING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5 2층 Tel. +82.(0)2.736.1054 www.atcurating.com www.instagram.com/atcurating

좋은 풍경은 어떤 것일까? 또 그 풍경을 그린 화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그렸을까? 오래전부터 많은 화가들이 풍경화를 그려왔다. 아마도 현실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위로 받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특히 풍경화를 많이 그렸는데, 그들은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버리로 밖으로 나가 자연의 풍경을 마주하며 찬란히 쏟아지는 빛을 창의적으로 표현했다. 그림을 배우던 시절 인상주의 화법으로 그리는 그림들은 개성이 없으며 현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여 잘 알지도 못하는 추상화를 끊임없이 그렸던 기억이 난다. 추상화의 한계를 느끼고 나는 다시 표현적 구상화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다시 눈에 들어오고 연구하게 되었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의 강렬하며 즉흥적인 붓 터치로 드러낸 근원적 진리의 현시, 폴 세잔의 상실을 승화시킨 푸른색의 깊이, 마지막으로 클로드 모네가 죽기 전에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려낸 추상적 수련 연작들이다. 이 세 화가들이 나의 마음을 끈 이유는 '즉흥성'과 '깊이' 그리고 '볼 수 없음'이다.

배병규_나는 숲에 있다_캔버스에 유채_140×140cm_2020
배병규_나는 숲에 있다_캔버스에 유채_112×145cm_2020

내가 젊은 시절 인상주의 풍경화를 특별하지 않게 생각한 것처럼, 내가 살고 있는 철원의 풍경 또한 처음에는 낯설고 고독한 모습으로 내 마음을 끌지 못했다. 땅은 갈색이고 하늘은 주로 회색빛을 띠며 풀은 말라 땅과 한 몸을 이룬다. 조금 더 적막한 느낌이고 직선이 많이 보이며 무겁고 깊이 있는 풍경들이다. 철원에서의 작업은 나의 일상이 되었고 나는 조금씩 철원 풍경들의 깊이를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일상적 풍경들인데, 모내기철 물을 댄 논들의 모습, 새벽에 안개 낀 들녘, 평범한 들꽃, 마른 해바라기, 황혼의 빛 그리고 숲이다.

배병규_나는 숲에 있다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19
배병규_나는 숲에 있다_캔버스에 유채_180×227cm_2019

특히 몇 년 전부터 나의 관심은 DMZ 가까이 있는 크고 작은 숲(지뢰밭)에 있다. 이 숲의 가장 큰 매력은 숲의 내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숲의 외부에서 숲의 내부를 끊임없이 상상할 수 밖에 없다. 숲의 내부를 상상하다보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볼 수 없는 숲'이 결국 나를 볼 수 있게 만든다. 현실과 상상을 맞물리게 하는 관계성이 보다 큰 예감을 불러일으켜준다. 또한 이 숲은 내가 생각하는 원초적인 즉흥성, 상실의 깊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다.

배병규_바람_캔버스에 유채_130×150cm_2019
배병규_나는 숲에 있다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20

좋은 풍경은 이 세상 속에 존재하는 자신과 자신이 대면하는 세계를 '나'에 대한'너'의 관계로 규정하므로 발생한다. 세계를 인식하는 '나'에 대한 '너'로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풍경은 발생한다. 결국 좋은 풍경은 관계의 미학이며 그리는 것은 내 마음 속에 있는 그 '바람'을 드러내는 일이다. ■ 배병규

Vol.20200802a | 배병규展 / BAEBYUNGKYU / 裵炳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