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은밀한 일상의 서사 And, a Secret daily narrative

권기철展 / KWONKICHUL / 權基喆 / painting   2020_0808 ▶ 2020_0823 / 월요일 휴관

권기철_어이쿠_한지에 혼합재료_212×155cm×20. 91×53cm×12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0505h | 권기철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대구예술발전소 10기 입주작가 개인展

주최 / 대구문화재단 대구예술발전소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사전관람신청 필수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31-12 (수창동 58-2번지) Tel. +82.(0)53.430.1225 www.daeguartfactory.kr

수묵작업은 몸으로 그리는 몸 그림이고 작품은 선이 변주되는 추상이다. 대상을 이미지로 읽고 몸의 제스쳐로 변환시킨 것이 그것이고, 오직 직관과 몸짓만 남도록 한 배설 또한 그것이다. 서체에서 출발한 타이포가 드리핑 된 의성어'어이쿠'란 표제는 시간이 공간의 개념으로 옮겨 가는 작업 즉 순간과 행위를 의미한다. ● '어이쿠'는 한일자 (一) 선으로 시작해서 하나의 상징이 되고 때로는 여러 다양함으로 변주된다. 일테면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라는 '一卽多는 多卽一'(일즉다 다즉일)의 함의를 가진다. ● 작위와 무작위가 엄밀히 구획되는 작업에서 도구는 마치 몸과 같아 붓과 물감은 이와 다르지 않다. 삼투압 작용의 한지는 발묵과 번짐, 흘러내리기, 튀기기 등의 팽팽한 긴장의 순간이 최대치로 구현되며 그 위에 얹힌 형상들의 포치는 밀고 당기는 내밀한 에너지로 균형 분배된다. ● 몸과 마음이 온전히 무아지경으로 몰입되는 지점, 거기에는 몸의 관성이 작동하는 행위는 남고 생각이 분화하는 작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해서 나의 그림 나의 작품은 혹독하게 체득되고 육화된 몸의 행위만 남는다. 곧 나의 행위와 나의 그림은 온전한 동의어가 된다. ■ 권기철

권기철_어이쿠_수점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91×53cm×12_2020

고(苦), 삶의 불화와 결핍이 배태한 정체성 ●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는 『지각의 현상학』에서 예술이란 세계를 탐구한 결과이며 우리에게 단순히 보는 법이 아니라, 본 것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행위를 통해 무엇을 알게 되는가를 가리킨다고 썼다. 예술이란 결국 '세상과의 반응', '지각의 감응'이라는 뜻이다. 필자는 권기철의 작품에서도 세상을 통한 반향을 본다. 시대와 현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거름망처럼 걸러낸 채 예술이 삶으로부터 이탈한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며, 미적인 것은 물론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관계의 원천으로서의 예술임을 그의 30년 화사가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권기철_어이쿠_한지에 혼합재료_212×155cm×20. 91×53cm×12_2019

'삶의 불화에 대한 호쾌한 대응'을 내세운 전시는 거칠면서 담담한 삶, 결핍과 고뇌, 불편과 부정에서 노획한 예술임을 천명한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작들은 가히 고(苦)라 해도 그르지 않을 법한 삶의 경험과 기억, 그것을 위로했던 음악(소리), 사람 등을 기의(記意)로 한 삶을 토대로 다져진 내공부터 눈에 띈다. ● 그의 작품들은 일반적 편영의 틀을 깨뜨리고, 장르와 분야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태도 아래 밀착된다. 그리고 그 와중에 집약된 에너지는 '눈비음'이 존재치 않는 내면의 완성을 향한 희구(希求), 우연적 마찰과 인위적 충돌, 점과 선이라는 조형요소들을 일궈낸다. 그야말로 이 거침없이 공간을 메우는 그만의 언어들은 삶과 '불화(不和)'의 틈에서 개간한 자신만의 화법임을 지정한다.

권기철_어이쿠-획획획_한지에 혼합재료_130×328×56cm_2020

실제로 드리핑(dripping)을 이용한 「어이쿠-획획획」은 폼(form)에 앞서 '그리다'라는 행위를 강조하면서 전통적 작화의 의미에 균열(crack)을 만든다. 이때 논리와 지각작용은 날것으로 전환되고, 우연성과 자연성이 물성과 서로 상보적 작용을 거치며 시공의 틈을 와해시킨다. 또한 신문지로 중첩을 이룬 설치작품 「어이쿠」(2016)는 집약된 시간의 궤적과 결의 함축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재발견된 재료들로 구성적인 요소에 기인하는 대비위에서 명사화된 구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 「어이쿠-동파」(2016)와 같이 분야 간 경계를 무력화한 실제 크기와 관계없이 매스로 나아가는 일련의 설치작업들 역시 회화에서 파겁(破怯)된 필과 획, 준법의 장과 단, 혹은 뭉툭하거나 날카로운 여백이 버무려진 시공을 함축한다.

권기철_어이쿠_한지에 혼합재료_55×45cm×2_2019

이밖에도 전시장에 내걸린 일련의 작품들은 시각화라는 의미에 앞서 인유된 개념이 강할 뿐더러, 가시적 그라피즘(Graphisme)과 문자화의 확대는 기지(旣知)를 전복하며 낯선 공명을 생성한다. 특히 작가의 다양한 청음의 발화와 불화를 잇는 내부의 마찰음은 시공을 파각시키고, 이 파각은 한 순간의 구속과 속박마저 단호하게 외면한 채 명시성을 배척하기 힘든 파열음을 낳는다. 물질과의 격렬한 대화 속에서 존재는 오브제와 맞서고 재료의 자율성은 한국화라는 도그마(dogma)를 해체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권기철_어이쿠_한지에 혼합재료_212×155cm×11_2019

사실 그의 모든 작업들은 구성되어질 수 있는 어떤 형태를 빗대더라도 그것은 구체적 사물로부터 시작된 재현이 아닌, 작가의 정신세계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은 감각적, 직관적 흐름이 다분하고, 애초 계산적인 밑그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형태는 불안정하지만 되레 관자들의 가치관,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격정적 시상(詩想)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개방된다. 이를 미학적으로 해석하면, 권기철의 작품들은 삶의 여정에서 거둬들인 가시적인 것과 감추어진 것,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비동일성을 연주하는 것과 갈음된다. 이는 마치 무정형의 악보 위에서 무한 확장을 거쳐 미의식의 연역마저 탈구축시키는 방식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권기철_어이쿠_한지에 혼합재료_212×155cm×14_2018

이처럼 권기철에게 예술이란 미학적인 차원에서 변형되고, 새로운 의미를 형성할 따름, 이성에 준하는 표현이 아닌 순간적이고 날카롭고 뾰족한 직감으로 완성된 표현에 가깝다. 이는 권기철의 작품이 분석적, 논리성에 우선해 간결한 시적인 형용으로 거론되는 중요한 단초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이 바로 '삶의 불화'로부터 발화된, 내재율의 완연한 옹립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권기철 작업의 중요한 변별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형식을 내용에 맞추기 위한 틀, 대상의 외면에 나타난 꼴에 불과한 형식은 언제나 후순위요, 그 보다는 삶 속에 담긴 것, 든 것, 일구어낸 것들에 가치를 부여함을 읽도록 하기 때문이다. ■ 홍경한

권기철_어이쿠_신문에 혼합재료_54×39cm×9_2017

An identity made up of pain, discord, and deficiency ● A French phenomenological philosopher, Maurice Merleau-Pontysays in his book, 'Phenomenology of perception', that art is the result of how we perceive the world. It makes us realize what we see and respond to it. Not just about how to see things, it is about how to realize them through the act of seeing. After all, art is about how we perceive and respond to the world. I see how an artist, Kichul Kwon reflects the world through his work of art because, throughout his 30- year career as an artist, he truly shows us that art is part of his life and his own language that is the source of how he relates himself with the world socially and psychologically. ● His solo exhibition titled 'A brave confrontation with disharmony in daily life' is about the world of his artwork as a result of enduring his tough life, keeping a composed attitude, and overcoming pain, discord, and deficiency. Thus, all of the traces of his painful life encompassing his experience, memory, certain music and people that comforted him appear on his artworks hung on the wall of the exhibition room. ● He refuses to follow the stereotypes in the aspect of the form of art and tries to have a great attitude to experiment all kinds of things beyond any genre. Not caring about attracting public gaze, he directs his energy to expressing his inner self with the formative elements, such as dots, lines, and certain effects that he gets unexpectedly or intentionally. That he creates his own world of art while filling the space with his own language proves his originality resulted from overcoming the discord of life. ● With his own technique of dripping, he creates a series of paintings called 'Iku – Stroke(2016)', in which he cares more about the act of drawing than making any specific form, breaking traditional ways of making a painting. Beyond logical perception process, he tries to make a state of the collapse of time and space with the effect of chance of nature that gives rise to a property of matter. Also, he tries to tell us about the lapse of time through his installation piece, 'Iku' made of lumps of newspapers. In other words, he uses certain rediscovered materials to represent what he nominalizes with the formative elements of art. ● Beyond any genre and dimension, in another series of his installation piece called 'Iku –Freezing and bursting', he shows the viewers a mass of art, which is a space filled with certain formative elements, such as dots and lines, using his own brushstrokes mainly used in his paintings, expressing the beauty of negative space, and implying a new state of time and space that he creates. ● Other artworks hung on the wall of the exhibition room have implied concepts rather than the concept of visualization. His way of making visual graphisms and typography makes us forget about what we already know about them, causing unfamiliar resonance. Especially, the sound of his clear voice and certain fricative sounds in the exhibition room make a state of disharmony transcending the space and time, creating indefinite plosive sounds. By conversing with materials in his passionate way, he makes them turn into something beyond an object. Therefore, dealing with materials freely, he truly tries to break down the old dogma of Korean painting. ● Indeed, his spirit is what creates all of his artworks even if they reflect certain forms of specific objects. Therefore, his way of making an artwork is intuitive. He doesn't even draw a sketch before making a painting. Although the form of his painting seems to be unstable,he opens up to the various possibilities of interpreting his artworks and the viewers have their own poetic imagery by appreciating them depending on their point of view because, aesthetically interpreting, his artworks seem to be created from the journey of his life and on the borderland of consciousness and that of visibility. Deconstructing the deductive reasoning of aesthetics, he expands his influence unlimitedly on a blank music sheet. ● For him, art is what makes him express his intuition beyond any logical reasoning while transforming ordinary materials aesthetically and giving a new meaning to them. Therefore, his artworks are not explicable logically, but they have innate rhythms resulted from discord of his life, making a great difference among other artworks. It is important to notice that he values the meaning of his life and what he achieves from life lessons over just an appearance of an artwork. ■ Gyeonghan Hong

Vol.20200808a | 권기철展 / KWONKICHUL / 權基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