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LINING

이지민展 / LEEJIMIN / 李智敏 / painting   2020_0812 ▶ 2020_0818

이지민_휴식_견본채색_116×140cm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공동기획 / 인영갤러리_김최은영 후원 / 아트스페이스 인터 사진 / 조영하

관람시간 / 11:00am~06:00pm 8월18일(화)은 작품 반입·출로 관람이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인영갤러리 INYOUNG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3-4 (경운동 66-3번지) 인영아트센터 2,3층 Tel. +82.(0)2.722.8877 www.inyoungart.co.kr www.facebook.com/InyoungGallery

일상 속 충만한 감정과 영원성의 기원채색화 기법의 확장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자신만의 언어로, 이제 막 풀어내려는 영아티스트의 작품에 대한 언급은 자못 조심스러운 감이 없지 않다. 이지민의 작품을 이미지로 본 것은 몇 개월 전이지만 실물을 본 것은 최근 『도화서 화원들의 B급 전시(2020.7.29.-8.4.인사아트센터1층)』에서 이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국립대학이면서 전통회화의 교육과 연구를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조선시대 관청인 도화서 화원과 견주어 볼 수 있다. 국가의 관청인 도화서에서는 왕의 초상화인 어진제작(御眞製作), 국가 행사를 기록한 의궤도(儀軌圖), 세화(歲畵), 삽도(揷圖), 지도(地圖)등을 제작하였다. 통신사의 일원으로 중국으로 파견되기도 하고, 사대부들의 청탁을 받아 계회도(契會圖), 인물도(人物圖), 산수도(山水圖), 영모도(翎毛圖), 화훼도(花卉圖)등을 그렸다. 도화서 화원이 되었다고 무조건 이와 같은 그림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기량과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화서는 교육의 기능도 있었다. 교육은 철저히 모사 위주였고 장식적이고 실용적인 그림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기량을 키우는데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기록화, 장식화 중심으로 도화서 안에서 관원으로서 도화업무를 담당하였으나, 조선 초기의 화원 안견(安堅)의 경우나 그 이후에도 화원 화가이면서 창작세계를 펼친 예가 많다.

이지민_2015.09.01.AM7_견본채색_41×27cm_2020
이지민_2015.03.20.PM5_견본채색_41×27cm_2020

이지민의 작품 역시 이러한 옛 그림의 모사를 통해 이루어진 작품들과 작가적 상상력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화보나 명작을 보고 모사하는 '임화(臨畵)'의 방법은 전통회화에 있어 실물 사생의 방법과 함께 오랫동안 이어져 온 방법이다. 이지민의 임화 작품들은 선이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로 비단에 그려진 채색화 작품들이다. ● 전통회화에서 채색화라 하면 '민화(民畵)'를 많이 떠올리고, '민화풍' 이라고 해석되어지기도 한다. 민간의 자유롭고 추상성을 보여주는 민화와, 도화서 화가들이 제작했던 채색화는 그 기법이나 재료, 표현 방식이 다르다. 이지민의 작품은 민간의 민화적 채색화라기 보다는 전문 직업화가인 화원 화가들의 채색화처럼 섬세하고 정밀한 느낌이다. 이러한 조선시대 도화서의 전통회화 기법에 대한 관심은 일제 식민지를 거치기 전 전통회화의 기법에 대한 연구의 흔적이다.

이지민_2015.09.01.AM10_견본채색_41×27cm_2020
이지민_2015.09.01.PM4_견본채색_41×27cm_2020

작가가 선택한 작품의 기법은 비단을 사각 틀에 고정하고 아교와 백반을 섞은 물인 반수를 여러 번 칠하는데서 시작한다. 이 반수의 역할은 비단의 틈을 메꾸고 채색의 발색을 좋게 하고, 가루 안료인 석채를 고정하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사전 과정을 통해 그림 그릴 화면을 깨끗이 만든다. 그 위에 엷게 여러 번 칠하여 색을 입히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나간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의 수고로움에 많은 의미를 두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작품의 가치와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작가가 선택한 과정의 하나이다. ● 전통적 방법과 기법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이 현대미술로서 작가의 언어가 될 때에는 작가가 추구하는 효과를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한 과정으로 나타날 수 있는 화면의 느낌을 선택한 것이다. 이지민의 화면은 거칠고 강하게 감정의 속내를 드러내기보다는 은은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속삭이는 듯 한 느낌으로 전달하고자 그러한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지켜 가면서 효과적인 기법에 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쌓아나가고 있다.

이지민_Relocation(책거리)_디지털 프린트_120×80×7cm_2018
이지민_雲7_견본채색_18×18cm_2020

구름 가득한 소소한 풍경 ● 이번에 보여주는 신작들에 공통적인 풍경은 하늘과 구름이다. 'AM7'으로 시작해서 'PM11'로 끝나는 그림 속의 화면은 시간대별로 변하는 하늘 위 다양한 구름의 표정과 일상의 풍경이 담겨있다. 그림 속의 대자연의 풍경과 상대적으로 작게 묘사된 인물의 표현은 작품의 실제 그림의 크기보다도 대작처럼 느껴지게 한다. 잘 다듬어진 나무들과 한가로운 물가에 띄워진 배, 잔디밭에 누운 사람, 연인, 하늘에 떠 있는 기구와 그 안에 있는 사람들, 놀이터의 아이들, 늦은 밤 가로등 아래 나무의 풍경, 이국적인 건축물과 한국전통 한옥의 담장의 표현 등은 감정을 배제한 철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율 적인 표현을 하고 있어 사물들이 하나의 아이콘처럼 느껴진다. 여유롭고 충만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 고요함이 흐르는 순간순간의 포착이다. ● 소소한 일상이 중요해지는 때이다.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기가 힘들다는 것을 아는 순간 더욱 거리낌 없는 이 여유와 한가함이 소중하다. 이러한 휴식은 새로운 추진력과 에너지를 준비하게 한다. 작가가 말하는 '모든 구름에는 은빛 테두리가 있다'고 하는 것처럼 구름을 바라보면서 기대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메시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 임연숙

Vol.20200810a | 이지민展 / LEEJIMIN / 李智敏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