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가 말랐대 Signs of Extinction

김도희展 / KIMDOHEE / 金度希 / mixed media   2020_0813 ▶ 2020_0923 / 일,월,공휴일 휴관

김도희_씨가 말랐대 Signs of Extinction展_씨알콜렉티브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재단법인 일심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Tel. +82.(0)2.333.0022 cr-collective.co.kr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김도희의 개인전, 『씨가 말랐대 (Signs of Extinction)』를 오는 8월 13일부터 9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도희는 근래 동시다발적으로 보도된 여성 대상 범죄로 누적된 고통과 좌절이 한계에 도달한 여성들의 신체적 변화로 '씨가 마름,' 즉, 생식활동을 포기해버린 몸을 제시하며 이와 같은 범죄를 방조하는 제도 및 국가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는다.

김도희_씨가 말랐대 Signs of Extinction展_씨알콜렉티브_2020
김도희_씨가 말랐대 Signs of Extinction展_씨알콜렉티브_2020

"김학의 무죄, N번방 사건 이후 웰컴투 비디오를 거쳐 예술계 Y작가 성폭력 문제와 서울시장의 성폭력 의혹까지 단 두, 세달 동안 약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범죄가 끝없이 드러났다. 근래의 상황에서 분노를 동반한 감정적 요동이 신체적 징후로 드러나고 있음을 느끼게 되어 늘 그래왔듯 몸과 감정의 요동을 엔진 삼아 이번 전시를 추진하게 되었다. 지금 현재 그 어떤 주제보다 다루고 싶은 내용이자 일상을 잠식하는 현실이고 지금이 아니면 머지않아 일상 속으로 가라앉아버려서 동력을 잃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방관하고 방조, 동조하는 제도와 국가 등에 대해 여성의 몸은 이중삼중의 폭력을 겪어왔다. 이렇게 누적된 통증이 역치에 도달, 무의식적 반응으로서의 몸의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안전하지 않은 세상, 사람답게 살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세상에 대한 방어이자 공격 또는 경기驚氣로서 생식기능(몸 속의 무정란-난자-와 관련 체액)이 양수가 터져나가듯 한 번에 흘러나가 버리는 집단 유산에 비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작가노트에서) ● 김도희는 주관적인 감정을 수면 위로 떠올려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시를 관통하는 테마는 분노이며, 분노한 여성작가들과의 공동 작업이 전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작가가 모집한 예술가들이 함께한 사진 및 영상 작업은 신체에 대한 존엄성과 성적 주체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여성연대를 이루게 된다. 현 상황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타개 의지와 함께, 작가는 예술의 추상적 가치보다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발화를 중심으로 삼고 집단적 분노는 저항적 의식으로 발전한다.

김도희_씨가 말랐대Ⅰ_18인의 여성이 찍은 사진 18장_디지털 프린트_2020

「씨가 말랐대Ⅰ」는 이번 전시의 취지에 공감한 20대부터 60대까지의 여성예술가들이 함께한 사진 작업이다. 18인의 여성이 개인적으로 촬영한 이 작품은 생산에 대한 거부로 여성의 생식 기능, 즉 난자와 체액을 흘려버리는 비정상적 집단현상을 담았다. 여성 스스로가 잉태하기를 거부하는 모습은 임산부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태내 아기가 스스로 사라져버리는 현상과 닮아있다.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여성 자신의 안전을 위해 생산의 가능성을 지운 몸은 출산과 육아에서 벗어나 주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김도희_씨가 말랐대Ⅰ_18인의 여성이 찍은 사진 18장_디지털 프린트_2020

「씨가 말랐대 Ⅱ」는 「씨가 말랐대 Ⅰ」에 참여했던 여성 예술가들 중 일부가 함께한 작품으로, 전통 놀이인 강강술래를 모티프로 한 단채널 영상이다. 생식기능을 포기하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들이 원을 그리며 춤을 추고 경험담을 공유하는데, 이는 다시금 여성연대를 몸으로 향유하는 기회로 작용한다. 전통적 강강술래는 힘이 많이 드는 춤이기에 젊은 여성, 즉 가임기 여성을 위한 춤이었다면 본 퍼포먼스에서는 의도적 탈가임을 표방하면서 여성의 권력과 원초적 힘을 드러낸다. 머리카락과 치맛자락이 휘날리도록 빠르게 걷는 맨발의 강강술래는 마치 주술적 의식으로 보이기도 하며 동시에 들리는 중얼거림, '씨가 말랐어'와 함께 여성이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세상에 내리는 저주가 된다. 여성연대는 클라이맥스에서 엉덩이를 드러내며 저항과 해방을 노래한다.

김도희_씨가 말랐대Ⅱ_강강술래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9:18_2020

「쌍시옷」은 본 전시의 시발점이 된 최근 두어 달 간의 성 착취와 성폭행 관련 뉴스, 그리고 SNS에 올라온 이에 대한 반응들로 구성된 텍스트 설치 작업이다. 된소리인 쌍시옷은 보통 욕설 앞 음절에 사용되고, 가슴팍을 답답하게 하는 무언가를 밀어내듯 숨을 뱉는 식으로 발음된다. 경고와 함께 시위하듯이 창문에 새겨진 "ㅆ", 그리고 피켓 또는 해시태그 운동에 쓸 수 있는 구호들로 이루어진 「쌍시옷」 앞에서 김도희는 "가슴 속 바람 빼기"를 제안한다. ● 작가는 불의, 사회적 안전망을 상실한 지금을 방관, 방조하지 않고 행위 하는 방식으로 미술을 접근한다. 최근의 상황을 한계상황으로 규정하고, 절대적 고독 속에서 지극히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진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분노가 "행위"로 전환되어 사회시스템의 문제를 노골화하는 미학적 지점, 그리고 작가를 중심으로 저항하는 약자끼리, 연대하고 행동하는 에너지를 작업으로 전환한다. 작가에게 불편한 현실을 드러내고 향유하는 진정성 있는 방법은 시각적, 행위적, 언어적 충격요법과 함께 다른 작가들과 분노한 감정을 공유, 위로하며 연대하는 것이다. ■ 문진주

Vol.20200813a | 김도희展 / KIMDOHEE / 金度希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