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회화에게

손유화展 / SONYUHWA / 孫唯花 / painting   2020_0820 ▶ 2020_0906 / 월,공휴일 휴관

손유화_캔버스를 내려오는 살색물감_캔버스에 유채_7×7×5cm_201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손유화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그로브 ART SPACE GROVE 서울 강북구 도봉로82길 10-5 Tel. +82.(0)2.322.3216 artspacegrove.blog.me www.facebook.com/artspacegrove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생각이 났다. 나의 작업은 회화의 확장된 영역의 가능성이라는 큰 이론적, 미학적 틀이 있지만 나는 그냥 원래 이랬다. 유년시절의 미술시간부터 나는 항상 무언가 특이한 걸 해보고 싶었다. 주제가 있고 준비물이 이미 주어진 초등 공교육의 미술시간에도 나는 늘 곰곰이 생각하고 한가지라도 더 준비해갔다. 그렇다고 그것이 에디슨의 발명이나 뒤샹의 소변기처럼 인류에 길이 남을 어마어마한 것들은 아니었다. 대부분 눈치를 채지 못하거나 아주 섬세한 미술선생님들의 경우 잘했다 칭찬을 하는 정도의, 학급 뒤편에 붙어 잠시잠깐 하나의 예시로 소개되기 좋은 예정도에 불과했다.

손유화_Permanent Yellow Light_종이에 유채_실물크기_2012
손유화_특수분장_오브제에 유채_33×45×33cm_2016
손유화_페이팅쇼_그려진물건 제자리에 돌려놓기_찾아낸 오브제, 유채_13×7×7cm_2017
손유화_Dear Painting_페인팅에게 보내는 편지_액자, 글, 꽃, 초_가변설치_2018

나는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그리 감정적이지 않은 사람이다.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보고 틀에 갖혀있다거나 조금 더 안에 있는 것들을 표출하라는 조언을 하곤한다. 나는 감정이 없거나 감정표현의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내 삶을 지배하는 것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뿐이다. 이런 나의 성향을 반영하여 나의 작업들 또한 완벽하지 않은 논리라 할지라도 이성적이어주길 바란다. 나는 작업을 위해 갑작스레 여행을 떠나거나 체험을 하는 것보다는 미술사를 공부하거나 평론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고루한 표현이지만 내 작업은 상당부분 서양미술사에 빚을 지고 있다. 단지 내가 작가로써 작업으로 미술사를 반영하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력과 약간의 감정을 슬쩍 드러냄으로써 역사를 편집하는 것이다.

손유화_시력검사_캔버스에 유채_54×54cm_2019
손유화_추상회화의 조건(필연적인 우연, 우연적인 필연), 작품하단에 작가가 쓴 Painting's Diary 출력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가변설치_2020

동시대미술에서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고민과 함께 회화매체에 대한 이상한 고집과 같은 마음자세로 작업을 시작했다. 이상한 고집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회화매체를 고집한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회화가 아닌 회화의 영역 외의 것들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는 회화의 평면성과 지지체 즉 support 대한 고민과 회화의 재현성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붓과 유화물감을 이용해서 조각적 회화를 그려왔다. 2017년부터 회화를 오래된 매체라고 인식하고 할머니로 의인화시켜 내 곁에두고 편지나 일기의 형식으로 글쓰기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그에 따른 오마주형식의 추상회화를 글로 깨알같이 읽어내는 시리즈를 진행중이다. ● 이번 전시는 전시장의 계단을 중심으로 2018년에 집필한 Painting's diary의 내용에 따라 조각적 회화 시리즈와 쓰여진 그림 Written Painting 시리즈를 나누어 전시한다. 조각적 회화 시리즈를 다시 평면으로 돌려놓으면서 관람자의 눈을 속이는 입체와 평면의 애매한 지점 사이로 작품을 위치시키고 책에서 발췌한 역사적 사실에 나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글과 함께 비롯된 퍼포먼스, 오마주 텍스트회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2020.08.11) ■ 손유화

Vol.20200820a | 손유화展 / SONYUHWA / 孫唯花 / painting